[주목! 이 기업] ‘대호테크’ “3D유리 장비로 올해만 1000억”

김민정 기자 발행일 2017-01-05 14:13:51 댓글 0
“스마트폰 곡면유리 양산장비 우리가 만들죠”

유례없는 세계 불황으로 평생 끄떡없을 것 같던 대기업들이 휘청거리고 있다. 수출 위주로 성장해온 한국 경제로서는 대기업의 불황이 불안하기만 하다. 이런 때 자신만의 경영철학으로 묵묵히 성장해온 중소기업들이 해외시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로 신뢰를 쌓고 있다. 동시에 학계에서도 한국경제의 ‘저성장 고착화’ 현상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대기업 위주의 성장은 멈춰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상황이다. 세계 어디에 내놔도 차별성과 경쟁력을 내밀 수 있는 기업을 키워야한다는 것이다. 이에 본지는 비록 외연을 크지 않아도 조용히 차별화된 기술로 성장해온 국내 중소기업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열성형 후 후공정 거의 없어 비용 절감 기대


요즘 스마트폰 디스플레이는 곡면 유리가 대세다. 처음에는 1면만 곡면 유리이던 것이 지금은 2면까지 확대됐다. 평면 디스플레이만 접하던 사람들에게 획기적인 디자인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이 곡면 유리가 나오게 된 것은 창원산단 내 한 업체가 오랜 연구 끝에 양산형 장비를 개발하면서 가능하게 됐다.


▲ 대호테크 3D 유리 열성형기 ‘DTK-DGP-3D12S’

3D유리 장비로 글로벌 우뚝


스마트폰용 비구면 유리 렌즈 성형기 전문 업체인 대호테크(대표 정영화)는 2011년 ‘1면용 글라스(유리) 곡면 장비’에 이어 지난해 ‘양면 3D 곡면 글라스 열성형 장비’를 개발, 출시해 관련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스마트폰이 처음 출시됐을 때 모든 디스플레이는 평면이었다. 유리 제조기술이 평편 기술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유리를 평면이 아닌 곡면으로 하면 디자인 측면에서 수요가 많을 것으로 생각한 대호테크는 지난 2008년부터 이에 대한 기초연구를 하기 시작했다.


2012년부터는 사내 ATC(우수기술연구센터) 과제를 통해 곡면 글라스 열성형 장비를 세계 최초로 양산형 장비 형태로 개발하는 데 적극 나서 1단계로 2.5D 곡면 글라스 장비를 개발한다. 2.5D 곡면 글라스는 디스플레이는 평면이고 사용자 측면은 곡면을 적용한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1면용 곡면 글라스 장비 수백 대를 수출해 4000만 달러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이 업체가 이번에 출시하는 ‘양면 3D 곡면 글라스 열성형 장비’는 스마트폰의 디자인 측면에서 한 면보다 두 면을 곡선으로 했을 때 반응이 더 좋은 것이라는 발상에 착안해 지난 2013년부터 연구에 착수했다. 최근 삼성전자에서 출시된 갤러시S6엣지 등이 대표적 예다. 특히 이번 장비는 3D 곡면 유리를 열성형 후 폴리싱(쇠·유리를 깎는 것)이 거의 필요 없다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기존 곡면 글라스 열성형 장비는 곡면 성형 후 곡면부에 발생하는 주름 및 성형 자국을 없애기 위해 엄청난 시간과 후공정 비용이 발생하는 문제를 안고 있다. 이는 기존 장비는 고온에서 열성형하는 공정 중에 금형 내부의 유리와 금형이 접촉하는 부위에 금형 산화로 인해 금형의 표면이 거칠어지게 되고, 이때 열성형 중 유리표면에 열전사하게 됨으로써 열성형 후에 폴리싱을 통해 유리 표면의 거친 면을 매끈하게 가공하는 공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대호테크의 장비는 기존의 공법 대비 열성형 후에 폴리싱이 필요 없거나, 폴리싱 소요 시간을 10분의 1 이하로 획기적으로 단축한 3D 곡면 글라스 비연마(CGNP) 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하면서 해외 유리성형업체로부터 공급 및 기술지도 요청을 받고 있다. 정영화 대호테크 대표는 “이번에 개발한 기술을 전세계 3D 곡면 글라스 시장의 9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 시장을 목표로 3D 곡면 글라스 토털 솔루션 제공 방식으로 수출을 추진 중에 있다”고 밝혔다.


대호테크는 비구면 유리 렌즈 성형 생산기술 외에도 휴대폰 생산용 로봇, 초정밀 광학생산 시스템, 수치제어장치, 친환경 신재생에너지와 같은 다양한 사업 포토폴리오를 갖추고, 해마다 매출액의 5% 이상의 지속적인 R&D(연구개발)투자와 설비투자를 통해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벤처기업이다.


대호테크 임직원은 60명이다. 대규모 장비 주문은 본사가 위치한 경북 창원산업단지 근처 공장에서 외주 형태로 대응한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863억원, 386억원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45%에 이른다. 2013년과 2014년 매출은 각각 234억원, 480억원이다. 매출이 매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2013년 22억원 영업손실에서 2014년 84억원을 올린 영업이익은 지난해 5배 가까이 늘었다.


▲ 정영화(오른쪽) 대표가 정동연 연구소장과 곡면글라스 장비와 관련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정 대표는 직함에 한자로 운전자(運轉者)라고 새긴 명함을 들고 다닌다. “사장과 사원의 구분이 분명한 명칭보다는 다른 것을 사용하고 싶었다”면서 “회사를 운전(경영)하기도 하고 설비를 직접 운전해 보기도 하니 점점 적합한 명칭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웃었다.


직원들에게 ‘삼일사석육일십(三壹四碩六壹拾)’을 강조한다. ‘서른 살에 1억원을 벌고, 마흔 살까지 석사 학위를 따며, 예순 살에 10억원을 모을 수 있게 하자’는 뜻이다. 정 대표는 “7세 때부터 지게를 지고 일을 해야 한 이른바 ‘흙수저’ 출신”이라면서 “평생 먹고 살아갈 기술을 닦아야 하는 20대에 특히 노력을 많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호테크는 지난 3월 코스닥 상장 컴퓨터수치제어(CNC) 장비업체 넥스턴을 인수했다. 인수 후 중국 비엘과 614억원 규모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3D 유리 성형 장비 300대 분량이다. 올해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382억원, 114억원 기록했다. 대호테크 장비가 넥스턴을 통해 중국 비엘에 공급됐다.


코스닥 상장 ‘넥스텐’ 인수


넥스턴은 지난해 매출 161억원, 영업이익 16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3분기에 지난해 매출 2배, 영업이익 7배가 넘는 실적을 달성했다. 4분기에는 3D 유리 성형 장비 130대가량의 공급 물량이 집행된다. 정 대표는 “내년에는 좋은 업체를 발굴, 인수를 통해 사업을 다각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호테크의 올해 예상 실적은 매출 1000억원, 영업이익 350억원이다. 지난해 말 기준 이익유보금은 467억원이다. 넥스턴은 11월에 355억원 규모의 유상 증자를 발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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