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만들었다던 콩국·식혜서 기준치 1900배 초과 세균 검출 ‘소비자 멘붕’

강완협 기자 발행일 2017-08-18 11:58:39 댓글 0
서울시, 아파트 장터에 조직적 유통 2곳 적발…수제 제품처럼 보이려 일부러 무표시

여름철 시민들이 즐겨 먹는 콩국과 식혜를 비위생적으로 제조한 후 고의로 유통기간, 제조일 등 표시사항을 부착하지 않고 아파트 알뜰시장 판매상에게 조직적·전문적으로 판매한 제조업체 2곳이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이하 ‘특사경’)에 적발됐다.


이번에 적발된 업체들은 식품위생법에 따른 표시사항을 부착할 경우 공장에서 만든 제품임을 인식한 소비자가 구매를 꺼려할 수 있어 표시없이 판매하기로 하고, 수입산(중국산·미국산) 콩으로 콩국을 만든 뒤 수도권 주변 약 40여명의 아파트 알뜰시장 판매업자에게 무표시 상태로 판매했다.


일부 알뜰시장 판매업자는 마치 집에서 좋은 재료를 사용해 정성껏 소량만 만든 제품인 것처럼 판매하고 있었다.


경기 양주 소재 ‘A업소’는 콩국을 제조하는 제조시설 바닥에서 쥐의 사체가 발견됐고, 제조에 사용된 기구류의 세척 상태가 불량해 위생해충인 파리, 모기, 벌레 등이 서식했다. 벽면은 거미줄과 곰팡이가 상당하고, 종사자가 콩국물을 담을 때는 맨손으로 콩국물 병을 직각으로 잡고 콩국물 통에 푹 담가 병입하는 등 제품을 비위생적으로 취급했다.


이들이 판매한 제품에서는 일반세균이 2300만~1억6000만/㎖이 검출됐으며, 지난 2015년 5월경부터 현재까지 약 4만8900병(1000㎖/병)상당을 판매했다.


서울 동대문구 소재 ‘B업소’의 경우 식혜를 제조 판매하면서 영업장 제조시설 내에 식품오염 우려가 있는 동물 배설물이 있었다. 식혜를 담을 때 종사원은 위생장갑이나 위생복을 착용하지 않고 맨손으로 깔때기를 이용해 바닥에서 병입하는 등 비위생적으로 취급했다.


이들이 생산한 제품에서 일반세균이 기준의 최저 140배, 최고 1900배를 초과해 검출됐으며, 2009년 11월경부터 현재까지 약 24만8348병(15000㎖/병)상당을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사경에 따르면 이러한 방식으로 장기간 판매돼 왔지만 당국의 감시가 허술한 새벽시간에만 유통해 그 동안 적발되기 어려웠다.


특사경은 적발된 2개 업체 영업주를 형사 입건하고, 이와 별도로 알뜰시장에 무표시 제품을 유통·판매한 약 40여명의 중간 유통업자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강필영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장은 “콩국과 식혜는 고온다습한 계절적 특성상 쉽게 상하므로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경우 식중독 발생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며 “아파트 알뜰시장 등에서 판매되는 무표시 제품은 제조일자, 유통기한, 원산지 등을 전혀 알 수 없어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으니 제품 구입 시 꼼꼼히 표시기준을 살펴보고, 표시가 없는 제품은 구매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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