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10대 중 3대 리콜명령 받고도 주행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17-10-17 15:05:38 댓글 0
김재원 “위험물이다. 강도 높은 대책이 시급”
▲ 김재원의원

주행 중 시동 꺼짐, 에어백 불량, 어린이 보호용 좌석 미고정, 연료 누유 등의 결함으로 리콜 명령을 받은 수입차 10대 중 3대가 안전 조치도 없이 도로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김재원 의원이 교통안전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리콜 대상 차량에 대한 시정률은 2012년 87.3%, 2013년 93.7%에서 2014년 92.1%, 2015년 85.3%, 2016년 72.3%로 해마다 감소했다. 2017년 6월말까지 리콜명령을 받은 차량도 127만 2604대로 작년 한 해 동안 62만 4798대가 리콜 대상이었던 것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었다.


구체적으로는 안전기준부적합의 사유로 리콜된 경우는 2012년 94.9%였던 시정율이 2016년 65.2%로, 안전운행지장의 사유로 리콜된 경우는 2012년 86.75%에서 2016년 72.5%로 감소했다.


안전기준부적합이란 자동차부품이 자동차 또는 부품안전기준(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에 적합하지 아니한 경우를 의미하고, 안전운행지장은 그 외의 사유로 안전운행에 지장을 주는 등의 결함이 있는 경우를 뜻한다.


2016년 리콜이 실시된 차량 중 포드 MKX의 경우 연료탱크 부식으로 연료가 새어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유로 한 해에만 2월, 6월 두 번에 걸쳐 리콜이 실시되었지만 시정률은 각각 35%, 49%에 불과했다. BMW의 경우 730d, Gran Turismo 30d, X6 xDrive30d 등 거의 전 차종이 시동이 꺼질 우려가 있어 리콜이 시행되었지만 그 시정률은 50%미만에 그쳐 운전자를 비롯하여 도로 위 안전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수입차의 경우 국산차보다 리콜 시정률이 떨어진다는 데에 있다. 2016년 리콜 대상 차량 중 국산차는 40만 4058대 중 29만 9401가 시정돼 지금까지 시정률이 74.1%인데 반해, 수입차의 경우는 22만 540대 중 15만 2610대로 69.2%에 그친다.


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수입차의 경우 고가차량이 많다보니 법인차량이나 장기렌트 차량이 많아 소유주 파악이 어렵고 정작 소유주들도 그 서비스센터가 많지 않아 어느 정도의 불편이나 위험은 감수하는 경향이 많아 시정률이 저조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현재 리콜 조치는 자동차제작사 등이 1년 6개월 동안 진행하고 시정조치가 완료될 때까지 매 분기마다 진행상황을 국토교통부에 보고하도록 되어 있고, 시정조치 완료 전에는 위험성 정도를 판단하여 시정률이 너무 저조한 경우 재통지 요청을 하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교통안전공단 측에 따르면 이마저도 소유주 파악이 어려운 수입차의 경우에는 실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대표적인 고급외제차 중 하나인 BMW 750LI모델의 경우에도 주행 중 운전자의 의도와 달리 P(주차) 모드에서 N(중립) 모드로 변경될 위험이 있어 2013년 12월에 리콜이 실시되었지만 4년여가 지난 현재에도 시정률이 42.7%(1020대 중 436대 시정)에 그치는 실정이다. 10대 중 6대는 신호 대기 중 언제 차가 굴러갈지 모르는 위험천만한 상태인 것이다.


김 의원은 “시정되지 않은 리콜 차량은 도로 위를 달리는 위험물과 같다”며 “수입차량의 경우 소유 개념에서 리스 개념으로 그 시각이 많이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과거의 리콜 시스템을 고집하는 안일한 시각을 버리고 현 시스템의 허점을 보완할 보다 강도 높은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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