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닭 판매하던 하림, 대기업 반열에?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15-04-21 12:41:19 댓글 0
소비자들이 믿을 수 있는 대기업으로 거듭날지 주목
▲ 대기업 반열 입성을 앞두고 있는 닭고기 가공업체 김홍국 하림 회장.

닭고기 가공업체 하림이 내년 초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대기업집단에 편입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20일 알려졌다.


그동안 유관 업종을 중심으로 계열사를 꾸준히 늘려오고, 해상운송업체 팬오션 인수를 추진한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하림이 오는 6월 팬오션 인수 작업을 순조롭게 마무리한다면 현재 4조 3000억원 규모인 자산 총액이 5조원을 넘어 대기업집단에 편입된다는 것이다.


공정거래위가 지정한 대기업집단은 자산총액이 5조원 이상으로 현재 61곳이 지정돼 있다. 대기업진단에 편입되면 상호 출자와 채무 보증에 제한을 받는 등 각종 규제에 묶이지만 공식적으로 하림이 대기업 반열에 들어선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갖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각에서는 하림이 대기업 반열에 오르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하림은 국내산 닭고기 30%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기업으로 양계업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하림이 지난 2012년 양계농가를 속이고 위장 계열사인 HK상사를 등록해 닭고기 수입량의 3분의1 이상에 해당하는 수입 닭을 유통시킨 것이 드러나면서 양계농가들의 공분을 산 바 있다. 상생을 외치던 하림의 이중적인 행동에 국내 닭 값이 떨어져 양계농가의 상황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양계협회 측은 "하림이 위장 계열사를 앞세워 닭고기를 대량으로 수입해 국내 닭 값을 바닥으로 추락시켰고 그 결과 양계농가의 피해가 막대하다”며 “하림은 농가와 회사는 한 가족이라며 입버릇처럼 외치면서도 정작 농가의 생계와 직결되는 사육비 현실화 조정은 안중에도 없고, 계열화한다면서 노비문서를 만드는 등 오로지 자사 몸집불리기만을 일삼는 비도덕적인 기업"이라고 비판했다.


당시 양계협회 측은 하림의 계열사인 HK상사가 수입한 닭고기 전량을 폐기하고 소비자와 농가에게 공개사과를 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이에 "하림 측은 하림 상표가 부착된 닭고기 제품은 모두 국내산 닭고기다”며 “하림은 국내 600여 농가가 기른 국내산 닭만 도계해 신선하고 품질 좋은 제품만을 생산·공습하고 있다"라고 해명하기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고 양계협회 측은 밝혔다.


이뿐만 아니라 하림은 지난 2014년 10월 유통기한이 지난 닭 가슴살 1만4천만 마리 분량을 판매용과 같이 보관하다 적발되기도 했다. 당시 닭고기들은 유통기한이 최대 13일 이상 지난 것으로 판매할 수 없는 것이었다.


하림이 이처럼 이중적인 행위를 보여 왔기에, 대기업 반열에 오른다면 '양계농가들에 대한 횡포와 소비자들을 우롱하는 비도덕적인 행태가'가 더 심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하림은 대기업집단 편입에 대비해 그룹 차원의 홍보 인력을 강화하고 새로 발생할 각종 규제에 대한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함께 보면 좋은 기사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