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행으로 떠나는 베트남 여행 04

손진석 기자 발행일 2018-01-19 19:07:24 댓글 0
그런가 보다 패키지 여행과 프리스타일의 자유여행
▲ 다낭, 미케비치의 저녘 노을

무엇을 해야 할까하고 많은 계획을 세우고 여행을 떠나면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그저 여행은 즐기면 된다. 다만, 호기심으로 가득한 지적 열정만은 가져야 한다. 여행이 지루해지지 않기 위해서다.


여행을 이분법적으로 나누면 패키지여행과 자유여행이다. 가장 처음 여행을 할 때는 대부분 패키지를 선호한다. 여행지의 막연한 두려움과 번거로움 등을 혼자가 아닌 누군가와 함께 한다는 것이 위로가 되는 여행이다. 그러나 자유여행은 미지의 두려움을 즐기면서 내가 하고 싶은 것만 즐기는 혹은 청춘을 만끽하기 위한 프리스타일의 여행이다.


패키지여행은 번거로움과 두려움을 방지하기 위해 비용이 조금 더 든다. 그래서 여행 중 혹은 복귀 후에도 가슴에 불평을 조금씩 넣어둔다. 즐기기 위한 여행이 피곤한 여행이 된다. 패키지여행을 하는 여행객들은 반드시 ‘그런가 보다’라는 말을 가슴에 새겨야 한다. 그런가 보다가 어려우면 여행이 피곤해진다.


자유여행은 출발하기 전 숙소만 정해지면 언제든지 출발이 가능하다. 또는 아무런 준비도 없이 즉행하는 것을 즐기는 것이다. 언제, 어디든 갈 수 있고 내가 원하는 무엇이든 할 수 있기 때문에 선호하는 여행객이 증가하고 있다. 여행지에서의 어려움도 여행의 과정이므로 호기심을 충족시켜주는 아이템(item)이 되는 것이다.


다낭의 경우 자유여행으로 다낭공항에 도착하면 숙소까지 택시를 타거나 숙소의 픽업을 기다려야한다. 택시를 이용 할 때 택시 요금을 확인 한 후 케리어 등 짐을 실어야 한다. 택시는 흰색과 녹색 택시가 있는데 출발 전 정보를 확인하고 사용하는 것이 좋다.


▲ 다낭 신공항에서 여행객을 기다리는 택시의 모습

다낭에서 자유여행은 택시와 오토바이 투어가 좋다. 또는 시내와 미케비치는 도보로도 여행의 자유로움을 즐기기에 최고다. 택시와 오토바이 투어는 숙소 체크인 후 카운터에 요청을 해 놓으면 안전하게 이용 가능하다.


▲ 다낭에서 하이반 고갯길로 관광객을 태우고 온 택시

야간의 다낭은 강북과 강남의 모습이 우리와 비슷하다. 드레곤 브릿지와 금문교를 넘어보는 것도 좋고, 길거리의 신나는 음악에 끌려 업소에서 한잔도, 뜻하지 않는 곳에서의 인연도 행복일 것이다.


마지막 날의 일정은 후에의 왕릉을 돌아보고, 바나힐 테마파크에서 일정을 마무리 했다.


응우엔 왕조에는 13명의 왕이 있다. 그 중 카이 딘(Khải Định) 황제는 12대 황제로 프랑스 지배 시절 가장 많은 프랑스의 영향을 받은 황제다. 응우엔의 다른 왕릉은 평지에 있지만 유일하게 언덕에 지어진 왕릉이다. 신하들의 품계석이 동상으로 표현돼 있는 것이 특이하다.


▲ 베트남 응우엔 왕조의 12대 황제 카이 딘 황제의 왕릉에 있는 품계석

다음으로 응우엔 황조의 성황으로 칭송되는 민망(Minh Mạng)황제의 황릉을 방문했다. 첫날 마블마운틴에서 민망황제가 자주 찾았다는 언덕에서 인연이 돼서인지 원래 가려던 뜨둑황제 왕릉은 개보수 중이라 방문이 불가했다. 그래서 후에 시내에서 12Km 떨어진 민망황제 왕릉을 찾았다.


▲ 베트남 응우엔 왕조 2대 민망황제의 왕릉에 있는 건물 모습

왕릉에는 대홍문, 좌홍문, 우홍문 3개의 문이 있고, 주자창에 도착해 들어가면 좌홍문이 보인다. 현재 관광객의 출입은 좌홍문으로 하고 있다.


▲ 베트남 응우엔 왕조 2대 민황황제의 왕릉에 있는 무덤의 전경

응우엔 황조의 왕릉 중 가장 넓다. 왕릉 가이드는 왕릉이 사람의 모양을 상징해 만들었다고 한다. 건물은 몸을 상징하고 주변의 호수는 팔다리를 상징한다. 전체적인 건물은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았으며, 작은 왕궁을 왕릉 안에 만들어 놓았다. 주변의 호수들과 나무들은 편안한 휴식을 주어 탐방하는 내내 힘을 북돋아 주었다.


이제 마지막 일정인 바나힐 테마파크로 향했다. 후에서 다낭으로 가는 중간에 바나힐 테마파크가 있다. 다낭으로 돌아가는 여정에는 하이반 터널을 통과했다. 하이반 터널은 일본의 ODA(정부 개발원조)차관 및 베트남 정부 예산으로 완공된 터널로 총 연장 6.3Km로 1시간여 고갯길을 넘던 것을 10여분이면 통과 할 수 있게 됐다.


▲ 산 정상의 바나힐 테마파크 광장 전경

바나힐 테마파크 입구에서 표를 구입 후 케이블카 타는 곳까지 제법 거리가 멀다. 서둘지 않으면 케이블카 탑승객 대기 줄에 많은 시간을 소비해야 된다. 높은 곳을 싫어해 케이블카 타는 것이 꺼려 졌는데 정말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라 두려움을 참고 케이블카를 탔다.


▲ 바나힐 테마파크로 가는 케이블가 모습

케이블카를 타고 약 35분여를 이동하면서 발밑으로 지나가는 산과 계곡의 모습에 감탄했다. 또한 산에서 떨어지는 폭포는 장관을 이뤘다. 당일에 바나힐 테마파크와 가까워질수록 안개가 짙어 신비감을 조성했다. 막상 테마파크에 도착하니 또 다른 세상이 있었다. 프랑스의 도시를 방문한 듯 했다.


▲ 바나힐 테마파크 언덕에서 바라본 전경

돌아오는 케이블카에서 좀 더 긴 시간이 주어졌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김소월님의 시 먼 훗날의 한 구절 ‘먼 훗날 그때에 잊었노라’처럼 잊지 못하고 미련이 남아서 기억되는 곳이 바나힐 테마파크다.


▲ 다낭 신공항에서 출국하기 위해 티켓팅 하는 모습

이번 베트남 여행을 마무리 하면서 돌아보니 여행은 하면 할수록 궁금증이 늘어나는 것 같다. 물론 아쉬움도 더 커지고 있다. 다낭 공항의 출국심사를 마치고 비행기에 오르는 순간에도 다음 여정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


난 지금도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일상으로의 여행을 다시 떠난다. 흘러가는 인생이 아닌 채워가는 인생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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