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보 설치 후 수생태계 건강성 악화

강완협 기자 발행일 2018-06-29 12:31:26 댓글 0
종·개체밀도 감소…흰수마자 등 멸종위기종 ‘급감’ 배스 등 생태교란종은 ‘급증’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 등 4대강 수생태계 건강성이 보 설치 전과 비교해 전반적으로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은 15개의 보가 설치된 4대강 수계 22곳의 수생태계 건강성을 보 설치 전과 비교 평가한 결과, 건강성 평가 등급이 어류의 경우 5개 보에서,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이하 저서동물)은 10개 보에서, 부착돌말류는 4개 보에서 하락했다고 29일 밝혔다.


평가 대상 4대강 15개 보는 한강 3개(강천보, 여주보, 이포보), 낙동강 7개(상주보, 낙단보, 구미보, 강정고령보, 달성보, 합천창녕보, 창녕함안보), 금강 3개(세종보, 공주보, 백제보), 영산강 2개(승촌보, 죽산보)다.


이번 비교 분석에서 보 공사기간인 2010년에서 2012년까지는 제외됐으며, 낙동강의 경우 칠곡보는 2008년부터 2016년까지 조사를 지속한 곳이 없어 빠졌다.


다만 보가 설치돼 생태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추정되는 4대강 수계의 조사지점은 모두 52곳이나 보 설치 전후를 비교할 수 있는 곳으로 분석 지점 22곳이 선정됐다. 지점이 2곳 이상 선정된 보는 강정고령보, 창녕함안보, 승촌보 등 5개다.


15개의 보 설치 전후 어류의 건강성을 비교한 결과 이포보, 낙단보, 강정고령보, 세종보, 공주보 등 5개의 보에서 건강성 등급이 하락했다.


한강 2개, 낙동강 5개, 금강 1개, 영산강 2개 등 나머지 10개의 보는 건강성 등급이 같았다.


다슬기 등 저서동물은 한강 3개, 낙동강 4개, 금강 2개, 영산강 1개 등 10개의 보에서 등급이 하락했다. 달성보와 공주보에서 등급이 개선됐고 합천창녕보, 창녕함안보, 승촌보 3개의 보는 등급이 같았다.


수질오염지표로 사용되는 땅콩돌말속 등 부착돌말류는 달성보, 창녕함안보, 공주보, 백제보 등 4개의 보에서 등급이 하락했다. 세종보에서는 등급이 개선됐고, 나머지 10개 보는 등급이 같았다.


보 설치 후 건강성이 가장 크게 하락한 보는 세종보다. 어류는‘좋음 B’에서 ‘나쁨 D’ 등급으로, 저서동물은 ‘보통 C’에서 ‘매우 나쁨 E’ 등급으로 하락했다.


상주보, 낙단보, 구미보도 저서동물이 ‘좋음 B’에서 ‘나쁨 D’ 등급으로 큰 폭으로 떨어졌다.


다만 달성보와 공주보는 저서동물이 ‘나쁨 D’에서 ‘보통 C’ 등급으로, 세종보는 부착돌말류가 ‘매우 나쁨 E’에서 ‘나쁨 D’ 등급으로 개선된 것으로 평가됐다.


15개의 보 설치 전후 어류의 평균 종수는 낙단보, 강정고령보, 합천창녕보를 제외한 나머지 12개 보에서 최소 1종에서 최대 9종까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류의 평균 개체수는 낙단보, 구미보, 승촌보를 제외하고 나머지 12개 보에서 최소 5.1%에서 최대 85.8%까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보는 보 설치 전 평균 772마리에서 110마리로 85.8%가 감소했다. 다음으로 공주보 74.7%, 죽산보 67.5% 순으로 감소했다.


특히 이들 지역에서 잉어과 어종인 피라미(유수성) 또는 끄리(육식성)의 감소율이 전반적으로 높았다.


흐르는 물에 주로 서식하는 유수성 어종의 종수 비율은 강천보, 구미보, 강정고령보, 세종보, 공주보, 승촌보, 죽산보 등 7개 보에서 감소했다. 이들 보 모두 물 흐름이 없는 곳을 선호하는 모래무지 등 정수성 어종 비율이 증가했다.


유수성 어종의 개체수 비율은 죽산보, 승촌보, 세종보 등 10개 보에서 최소 0.3%p에서 최대 56.1%p까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수성 어종의 개체수 비율은 죽산보, 승촌보, 합천창녕보 등 12개 보에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 설치 후에는 달성보, 공주보, 승촌보, 죽산보 등에서 생태계교란종인 배스 또는 블루길이, 세종보에서는 정수성 어종인 모래무지가 우점하는 경우도 나타났다.


이포보에서는 보 설치 전 출현했던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꾸구리가, 낙단보에서는 1급 흰수마자가, 구미보에서는 흰수마자를 비롯해 2급 백조어가 보 설치 이후 발견되지 않았다.


생태계교란종인 배스와 블루길은 이포보와 여주보를 제외한 나머지 13개의 보에서 모두 보 설치 전보다 개체수가 증가했다. 가장 많이 증가한 보는 승촌보로 보 설치 전보다 5.5배 증가했다.


보 설치 전후 저서동물의 종수와 개체밀도 모두 모든 보에서 감소했다. 종수는 최소 2종에서 최대 24종, 개체밀도는 최소 18.6%에서 최대 97.7%까지 감소했다.


종수는 강정고령보 24종, 여주보 20종, 구미보 17종 순으로 감소했다. 개체밀도는 강정고령보 97.7%, 구미보 96.0%, 공주보 94.1% 순으로 감소했다. 특히 공주보에서 유속이 빠른 여울을 선호하는 줄날도래가 50% 이상 감소했다.


보 설치 전후 부착돌말류의 개체밀도는 달성보, 세종보, 창녕함안보 등 8개 보에서 최소 2.6%에서 69.4%로 감소했다. 나머지 7개 보에서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이 깨끗한 곳에서 주로 서식하는 땅콩돌말속 등 호청수성종의 개체밀도 비율은 강천보, 여주보, 이포보, 구미보, 승촌보, 죽산보 등 6개 보에서 감소했다.


강천보 38.4%p, 승촌보 14.9%p 순으로 개체밀도가 감소했다. 특히 땅콩돌말속(Achnanthes convergens)와 낟알돌말속(Cocconeis placentula)의 감소가 가장 크게 나타났다.


오염된 물에서도 주로 서식하는 호오탁성종의 개체밀도 비율은 강천보, 여주보, 이포보, 상주보, 낙단보, 구미보, 승촌보 등 7개 보에서 증가했다. 강천보 21.3%p, 이포보 9.7%p 순으로 증가했다. 특히 등침돌말속(Nitzschia palea)의 증가가 크게 나타났다.


국립환경과학원 연구진은 이번 비교 분석 결과가 각 보의 조사 지점 수가 1곳에서 최대 3곳으로 달라 4대강 보 설치 전후의 수생태계 변화를 정확하게 비교하는데는 한계가 있지만 전반적인 생태계 상태를 이해하는 데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진식 환경부 수생태보전과장은 “이번 조사 결과는 향후 4대강 재자연화에 참고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서 많은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재관 국립환경과학원 물환경연구부장은 “하천 수생태계 보전과 관리를 위해서 앞으로도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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