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보화진흥원 손말이음센터 중계사 무더기 해고 논란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19-01-15 22:44:54 댓글 0
29명 중 11명, 정규직 전환 평가 과정서 탈락...용역업체 재입사하라?

한국정보화진흥원이 ‘손말이음센터’ 중계사 정규직 전환희망자 29명 중 11명을 무더기로 해고하면서 논란이 커진 가운데 한국정보화진흥원(이하 진흥원)과 중계사들의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진흥원은 2005년 청각·언어 장애인을 위한 통신중계서비스(현 손말이음센터)를 시작한 뒤 2009년부터 이 서비스를 KT 자회사인 KTcs에 위탁 운영해왔다.

손말이음센터에 근무하는 ‘중계사’는 전화를 비롯한 통신을 직접 수행하기 힘든 청각언어장애인이 수어나 음성으로 하는 말을 비장애인에게 전화를 걸어 음성으로 통역을 하고, 그에 대한 답을 이용자인 청각언어 장애인에게 수어나 문자로 재통역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진흥원은 앞서 정부가 2017년 발표한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 따라 정규직 전환 대상으로 결정된 39명만이 지원할 수 있는 무기계약직 제한경쟁채용 공고를 냈다.

당시 정규직 전환 평가를 앞두고 있던 중계사들은 소속 회사였던 KTcs의 요구로 지난달 19일 사직서를 일괄 제출했는데, 평가에 응시한 중계사 29명 가운데 11명이 탈락하면서 이들은 졸지에 새해 첫날 일자리를 잃게 됐다.

해고된 중계사들은 “길게는 10년 넘게 일하던 직장을 하루아침에 잃는 실업자 신세가 됐다”며 정규직 전환 규모, 평가기준 등에 대한 노사 합의가 부족한 상태에서 강행된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논란이 계속 되자 지난 9일 진흥원은 KTcs에 ‘해고된 중계사들이 회사에 재입사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으나 전국공공운수노조 KT새노조 손말이음센터지회는 “ 대책이 될 수 없다”면서 진흥원에 이번 사태와 관련한 책임을 요구하고 있다.

황소라 KT새노조 손말이음센터지회 지회장은 “전국에 33만여명의 청각언어장애인들이 계신데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통신중계사는 34명에 불과했고 지금은 18명이 남아있다. 중계사 34명이 있을 때도 업무가 과중돼 응답률이 50%에 불과했는데 지금은 장애인 고객들의 불편이 더욱 심화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뜩이나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 객관적이지 않은 기준을 적용시켜 근무하던 노동자를 해고시킨 것은 납득하기 힘들며 손말이음센터 파행 운영의 정상화에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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