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신형 코란도. 준중형 SUV 시장 왕좌 노린다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19-03-06 22:58:42 댓글 0
정숙성, 주행 성능, 가격 모두 잡았다...디테일은 약해... 사브 사례에서 배워야

‘왕의 귀환’


지난달 말 모습을 드러낸 4세대 코란도에 이 같은 수식어를 붙어도 어색함이 없을 것이다


여기에는 이런 스토리텔링이 있어서다. 코란도는 우리나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역사를 개척했다


코란도의 기원은 지난 1974년 신진지프자동차공업이 출시한 ‘신진지프’이다. 지프가 코란도란 이름으로 바뀐 것은 1983년이다.


당시 신진자동차에서 상호명을 바꾼 거화는 ‘한국인은 할 수 있다(Korean can do)’는 뜻을 담아 코란도를 새로운 차명으로 선택했다.


코란도는 거화가 동아자동차를 거쳐 쌍용차에 인수된 뒤에도 계속 명맥을 유지했다.


쌍용차는 1993년 코란도의 완전변경 작업에 착수해 1996년 2세대 코란도를 출시했다.


2세대 코란도는 부드러운 느낌의 디자인으로 인기를 끌었지만, 2000년대 들어 현대자동차 투싼, 기아자동차 스포티지 등 경쟁 모델들이 나오면서 2005년 단종됐다.


쌍용차는 2011년 3세대 모델인 코란도C를 선보였지만, 이미 국내 준중형 SUV의 주도권은 투싼과 스포티지 등으로 넘어간 뒤였다.


하지만 쉽게 넘어질 그가 아니었다. 8년 동안 인고의 세월을 거친 코란도가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등장했다.


지난달 26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영종대교를 거쳐 을왕리까지 이어지는 왕복 92km 구간에서 신형 코란도를 시승했다.


운전대에 올라서기에 앞서 자체 디자인부터 살폈다


전면부는 폭스바겐의 신형 티구안과 닮은 형태다. 이는 ‘로&와이드’(가로로 넓고 낮게 깔린 차체 비율) 설계를 더한 효과다.


내부에선 허리와 어깨를 푹신하게 감싸주는 시트와 센터페시아·클러스터 디자인, 유저인터페이스 등이 돋보이는 구조다. 시트를 완전 폴딩하면 성인 한명이 무릎을 굽히고 누울 수 있는 공간도 나온다.


센터페시아 중앙부 인포테인먼트 화면과 10.25인치 디지털계기판은 사용자환경(유저 인터페이스)을 적극 고려했다.


출발지인 송도 컨벤시아를 나와 영종대교로 이어지는 직선주로에서 속력을 내자 디젤 엔진 특유의 소음이 흘러 나왔지만 귀에 거슬리는 수준은 아니었다. 가속을 할 때 생기는 노면음도 그리 크지는 않았다.


엔진마운트 시스템을 최적화해 엔진음의 실내 유입을 줄이고 각 필러에 동급 최대 발포패드 흡음재를 적용해 공명음 발생도 최소화했다는 게 쌍용차측의 설명이다.


시승차는 ADAS(첨단주행보조시스템. 전 트림에 기본 장착)와 반자율주행 수준에 이른 인터렉티브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을 옵션으로 단 모델이었다. 이 같은 기술은 직선국도에 이은 고속도로에서도 제대로 반응했다.


순간 과속감은 어떨까.


10만점에 8점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1.6ℓ 디젤 엔진이지만 추월 성능이 뛰어 났다. 스티스티어링휠 조향에 대한 차체 움직임은 빨랐다.


가격은 샤이니 트림이 2216만원, 딜라이트가 2543만원, 판타스틱은 2813만원이다


전체적으로 평가해 봤을 때 기대 이상 이었다. 신형 코란도가 중형 SUV 시장을 압도할 수 있을 것이라는 느낌도 들었다.


하지만 옥에도 티가 있는 법. 굳이 한 가지 흠집을 잡아내고자 한다.


엔진룸을 보기 위해 보닛을 들어 올렸는데 보닛이 자동으로 고정되지 않는다.


엔진룸 안쪽의 지지봉(Stopper)을 세워야 한다. 단가를 낮추려다 놓친 부분인 것 같았다


중앙 실내등도 ‘너무했다’라는 소리가 절로 나올 만큼 기대 이하다.


한때 명차 소리를 듣던 스웨덴의 사브는 기술력만 고집하고 디테일에 신경을 쓰지 않아 경쟁에서 밀려 소리소문도 없이 사라졌다. 쌍용차가 귀담아 들어야 할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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