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사가 공사 거부…동해시 연안정비사업 문제는?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19-05-22 17:43:15 댓글 0
논란 많은 XA블록, 시공사 "정부 설계 부실"
어달항 전경(이미지출처:네이버블로그ngk-2000)
어달항 전경(이미지출처:네이버블로그ngk-2000)

강원도 동해시 연안정비사업의 시공업체로 선정된 K건설사가 정부의 설계부실을 이유로 XA소파블록 관련공사를 거부한 사실이 알려졌다.

21일 한 인터넷 매체에 따르면, 지난해 3월 동해시는 ‘어달지구 연안정비사업’ 공사를 발주하면서 해당 현장의 시공업체로 K건설사를 선정했다.

그러나 K건설사는 동해시가 공사 발주 시 설계에 반영하면서 주요 공사자재로 지정한 해안침식방지용 XA소파블록이 조립식구조의 약점으로 파랑내습 시, 하자발생의 우려가 확실하다며 시공이 불가하다고 판단했다

이같은 이유로 K건설사는 시공을 거부했고, ‘어달지구 연안정비사업’은 완공이 시급함에도 불구하고 1년여 동안 착공조차 하지 못한 상황이다.

한편, XA소파블록은 강릉의 S업체가 특허출원한 제품으로 정부 품질 보증 지원이 많고, 산업통상자원부 신기술 및 중소기업 구매 촉진 제품 지정 등을 받은 제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XA블록은 지난 2015년 강릉 남항진 잠재에 사용했다가 폭풍에 의해 대량 유실 피해를 입었던 제품의 개량품이기도 해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해당 공사 발주시 설계에 반영된 XA블록은 당초 어초형 블록으로 설계돼 소파기능 발휘에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허내용에는 각 블록을 결속핀으로 고정시키는 것으로 고안돼 있으나, 수중에서 결속핀의 시공이 가능할지도 의문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도급설계 도면에선 타 소파블록에 비해 무게 대피 부피가 큰 블록이 내습파랑에 어떻게 견뎌낼 수 있냐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XA블록 특성상 거치하부면이 평탄해야 하지만 하부면의 자재가 피복석으로 돼있어 사실상 평탄성의 유지가 어려워 설계도면 대로의 시공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K건설사 관계자는 “당초 동해시가 발주한대로 XA블록을 시공해 문제가 발생할 경우 어디에 책임을 물어야 할지 난감하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시험시공 후 본공사를 진행하자고 동해시에 요청했으며, 동해시가 이를 받아들여 현재 시험시공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동해시는 설계사와 감리사, 시공사, 특허사가 참여한 대책회의를 열어 올해 3월 경 XA블록 12개를 거치하는 시험시공을 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현재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것은 논란이 많은 XA블록으로 설계된 정부공사가 국내 현장에 포진돼 있다는 사실은 피할 수 없는 논점으로 보인다.


한편, K건설사 측는 보도 직후 본지에 공문을 보내 " 당사에서는 공사를 거부한 사실이 없다" 며 "시험시공은 당초 설계에 반영돼 있다"고 해명했다.



함께 보면 좋은 기사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