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 ‘가습기살균제’ 독성 실험 배제 110만개나 판매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19-08-29 17:53:22 댓글 0
가습기살균제 흡입독성 실험하지 않고 논문 등 문헌 자료만 참고

LG생활건강이 1만여 명의 피해자가 발생한 가습기살균제를 '흡입독성 실험'을 배제한 채 110만개나 판매한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27일과 28일 진행된 가습기살균제참사 진상규명 청문회에서 특별조사위원회는 옥시레킷벤키저와 LG생활건강 관계자들을 증인으로 불러 옥시 본사의 참사 연루 여부와 LG생활건강 제품의 안전성에 대해 추궁했다.

특조위는 올해 환경부가 내놓은 용역 보고서를 근거로 LG생활건강 제품의 위해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 보고서 내 흡입독성시험 결과에 따르면 LG생건 가습기살균제의 주요 성분인 염화벤잘코늄(BKC)은 흡입 시 비강과 후두, 폐 등 호흡기 계통에 피해를 줄 수 있다.

특조위에 따르면 지난 1997년 8월 LG생활건강연구소에서 출원한 가습기살균제 관련 특허에서 LG생활건강은 ‘경구독성’ 실험만 했을 뿐 ‘흡입독성’은 실험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청문회에 증인으로 참석한 이치우 전 LG생활건강 직원은 "'119 가습기 세균 제거제'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염화벤잘코늄에 대한 흡입독성에 대해서는 실험이 이뤄지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씨에 따르면 LG생활건강 연구소는 직접 유해성 실험을 하지 않고 기존에 발표된 논문 등 문헌 자료만 참고했다.

이에 대해 LG생활건강은 해당 제품의 염화벤잘코늄 함유량은 0.045%로 극소량에 불과해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특조위는 LG생활건강 가습기살균제가 100만개 이상 팔렸는데, 이 제품을 써서 피해를 본 피해자를 찾는 일은 소극적이라고 지적했다.

최예용 부위원장은 “특조위에서 부산시의 공무원을 대상으로 LG생건 가습기살균제를 쓴 사람들을 조사한 결과 20명의 사용자가 나왔고 이 중에는 사망 사례도 있었다”며 피해자들의 배·보상 문제에 대한 대책을 물었다.

박헌영 LG생건 대외협력부문 상무는 "국가에서 진행하는 인과관계 실험결과에 따라 배·보상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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