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진 부회장 안국약품 후계자 자리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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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진 부회장 안국약품 후계자 자리 ‘흔들’
  • 안상석 기자
  • 승인 2019.10.08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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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베이트 혐의 등으로 재판 중...능력에 대한 회의적 시각 대두
(사진=이정윤기자)

지난 1일 오전 서울서부지방법원 000호 법정. 안국약품 어준 부회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어 부회장은 불법 리베이트 제공 혐의 등으로 이날 법정에 서게 됐다.

일단 형사 법정에 서게 되면 대체적으로 피고인들은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해지만 어 부회장은 달랐다. 자신만만한 태도로 검찰이 내건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이런 모습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어 부회장은 지난 달 초 구속돼 서울남부구치소에서 보름 남짓 수감 생활을 했다. 그러다가

구속적부심에서 풀려났다.

지옥으로 떨어졌다가 가까스로 살아났다는 사실이 불구속 상태로 법정에 선 부회장에게 안도감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앞으로 어 부회장 앞에 여러 파고가 한꺼번에 몰아칠 것이라는 재계 관계자들의 판단이다.

그중 가장 큰 파고는 안국약품의 후계자 자리를 내 놓을 수 있다는 것.

안국약품 창업주인 어준선 회장의 차남인 어광 안국건강 대표가 장남인 어진 안국약품 부회장을 제치고 안국약품 후계자 자리에 오를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법 설득력을 얻고 있다.

올해 상반기 안국약품은 연결기준 매출 714억7807만원, 영업손실 12억9567만원 등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에 비해 매출이 줄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안국약품의 이 같은 실적 악화는 최근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고 어 부회장이 2016년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이후 쭉 지속됐다. 어 부회장의 경영 능력에 회사 안팎에서 회의적인 시각이 나오자 어 부회장이 불법 리베이트 관행에 손을 댔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어진 부회장은 또 신약 개발 과정에서 허가받은 대상자가 아닌 자사 직원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쇼크 위험 등 부작용이 있는 혈압강하제와 항혈전응고제 등을 연구원에게 투약했다는 것.

어 부회장의 이 같은 불운에 비해 동생 어광 안국건강 대표는 승승장구하는 모양새다.

실제 어광 대표는 회사설립 직후인 2003년부터 대표를 맡아 지금까지 사회적으로 비난 받은 사례도 없이 성공적으로 기업성장을 이끌어 왔다는 무난한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어광 대표가 직접 키운 ‘안국루테인’ 제품군은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어 매출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현재 어진 부회장과 어광 대표는 상대방 회사의 지분을 교차 보유하고 있기는 하지만 서로 경영에 간섭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어진 부회장이 1심에 법정구속되거나 최종심에서 징역 등의 실형이 확정되면 어준선 회장은 경영권 승계를 놓고 심각한 고민에 빠질 수도 있을 것으로 점쳐 진다.

어준선 회장이 공동 대표이사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만 82세 고령인 탓에 그동안 신약 개발, R&D(연구개발) 등 핵심 경영 판단은 어진 부회장이 책임져 왔다.

결국 안국약품의 정상화를 위해 오너쪽 일가에서 다른 인물이 긴급히 투입되어야 한다는 추론에 이른다.

재계 관계자는 “이 같은 상황에서 어준선 안국약품 회장의 복심(腹心)이 어디로 향할지 궁금해 진다”며 “안국약품의 미래를 위해 장남을 버리고 차남에게 경영권을 쥐어 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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