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실험, 금지해야할까? 대체 기술 개발되고 있지만 여전히 지속중인 공방

김정희 기자 발행일 2021-07-05 10:46:55 댓글 0


동물 실험 안 하는 제품 등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환경과 생명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착한 소비자를 자처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필요할 수밖에 없는 실험에 사용되고 있는 것은 여전한 현실이다. 

몇 년 전 한 국내 연구기관에서 실험용으로 사용한 동물이 무려 300만 마리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된 바 있다. 더 문제가 되는 것은 실험동물 10마리 중 7마리 이상이 상당한 고통을 느낄 수 있는 실험에 투입됐다는 점이다. 


특히 전국에 수백 개 이상의 기관에서 수만 건 이상의 동물 실험을 실시하고 있다. 실험에 사용된 동물은 계속해서 늘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가운데 쥐와 같은 설치류가 동물 실험의 전체의 80%가 차지하고 어류, 조류 등이 동물 실험에 이용되고 있다. 2018년 농림축산검역본부 자료에 따르면 실험에 사용된 동물은 설치류가 약 313만 마리, 어류가 27만 마리, 조류가 22만 마리, 기타 동물이 10만 마리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많은 동물들은 다 어떤 실험에 사용될까? 대체적으로 법적 규제시험 분야인 백신 등의 품질 등을 비롯해 양악을 포함한 독성, 안전성이나 효능 등에 대한 실험에 동물이 이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신경계, 면역계 등과 같은 기초분야 연구와 중개 및 응용연구 실험에도 이용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동물실험의 고통 등급에 따르면 전체 실험의 36%의 동물이 가장 큰 고통 강도를 겪고, 약 35.5%가 중등도 고통, 25.7%가 단시간 경미한 고통을 수반하는 실험에 사용됐다. 그리고 나머지 2.4%의 동물은 고통이 거의 느끼지 않는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실험에 동원된 동물의 70%센트 이상이 실험 과정에서 중등 이상의 고통을 겪은 셈이다.

특히 우리는 생활 속에서 각종 자극에 항상 노출돼 있다. 자극은 여러 염증을 일으키기 때문에 화장품, 비누, 샴푸 화장품 개발 과정에서는 제품의 자극 여부를 미리 알아보는 실험 등이 동반된다. 화장품을 사용할 시 미리 자극을 주는지 자극 시험을 통과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이에 각 화장품 회사들은 눈이 큰 토끼를 드레이즈테스트 동물실험의 대상으로 의존했다. 드레이즈테스트란 눈에 접촉할 가능성이 있는 물질을 평가하기 위한 시험법으로 토끼 눈에 직접 시험물질을 주입해서 각막, 결막, 홍채의 손상 정도에 따라 자극성을 판정하는 것이다. 즉, 동물에게 고통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동물의 눈에 직접 화학 약품을 직접 넣는 것은 동물학대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때문에 독성 연구에 사용하는 동물 수를 줄이거나 동물실험을 금지하자는 움직임도 생겨난 바 있다. 유럽연합은 2013년에 화장품에 동물실험을 전면 금지했다. 이후 노르웨이, 뉴질랜드, 호주, 인도, 이스라엘도 화장품 원료에 대한 동물실험을 전면금지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6년 2월부터 화장품법을 개정, 동물실험을 한 원료와 화장품의 유통이나 판매를 금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안자극 동물대체시험법을 이용하고 있다. 

문제가 제기되는 것은 이 뿐만이 아니다. 연구기관 뿐만 아니라 초·중·고등학교에서도 생체실험이 진행돼 꾸준하게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초·중·고에서 진행된 생체실험에 사용된 개구리, 붕어, 금붕어, 쥐 등의 동물 수만 약 11만 마리가 넘는 것으로 집계돼 논란이 일어난 바 있다.

학생들이 직접 눈으로 보고 과학적 호기심을 유발한다는 명목 하에 진행되는 실험. 하지만 일부에서는 충분히 생물을 대체할 수 있는 도구들이 개발 되고 있고 윤리적인 차원 등의 비판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람을 위해 귀가 멀고 눈이 멀고 죽어간 실험실의 동물들. 이런 동물들은 신체에 심각한 피해를 입고 방치되다 안락사가 되기도 한다고 문제가 터지기도 했다. 이에 이런 동물들의 희생을 기리기 위해 실험동물 위령제가 열리기도 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동물실험이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있다. 이에 없앨 수 없다면 개선을 하자는 취지로 제안된 ‘3R 원칙(대체 Replacement, 감소 Reduction, 고통 완화 Refinement)’ 운동이 일어나기도 했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 실정이다. 

동물 실험을 실시하기 위해서는 동물 실험 윤리 위원회를 설치해야 한다. 한편 최근에는 동물실험 없는 환경호르몬 판별 실험법 등 다양한 연구에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기술들이 개발되고 있다. 이렇듯 꾸준하게 대체 기술들이 개발, 우리는 윤리적인 문제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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