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업계 1위 쿠팡CLS ‘봐주기’ 논란... 점유율 37.6%인데 점검은 사실상 최하위 수준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25-10-17 09:45:04 댓글 0
최근 3년간 쿠팡CLS 택배 서브터미널 점검 12회…"국토부의 관리·감독 형평성 심각“
[데일리환경=안상석기자] 국토교통부가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을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이하 사회적 합의기구)’ 시행 4년차를 맞았음에도 택배사의 서브터미널 현장 점검 시 명확한 점검 기준을 마련하지 않은 채, 업계 1위 사업자인 쿠팡CLS에 대해 사실상 형식적 수준의 무늬뿐인 점검을 실시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연희 의원(청주시 흥덕구)이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3년부터 2025년 8월까지 택배사별 서브터미널 점검 횟수는 CJ대한통운 32회, 한진 20회, 롯데글로벌로지스 18회, 쿠팡CLS 12회, 로젠 11회인 것으로 나타났다.

▲택배업체별 점검 횟수 및 시장점유율

▲지역별 택배 서브터미널 현황

특히 쿠팡CLS는 2024년 기준 시장점유율 37.6%로 업계 1위임에도, 점유율 5.3%에 불과한 로젠택배와 점검 횟수는 단 1회 차이에 그쳤다. 시장점유율이 7배 이상 차이가 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동일한 수준의 관리·감독을 받은 셈이다.


 

사회적 합의기구는 2021년 택배 노동자의 과로사 문제 해결을 위해 국회·정부·업계·노동계가 공동 체결한 합의로, 국토부는 2022년부터 서브터미널 현장 점검을 통해 이행 여부를 확인해왔다.

 

그러나 당시 쿠팡CLS는 대다수 인력을 ‘직접고용’하고 있다는 이유로 합의에 참여하지 않았으나 이후 상당수 인력을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 전환했음에도 국토부는 2022년까지 점검 대상에서 제외했다. 쿠팡CLS에 대한 점검은 2023년이 되어서야 처음 실시됐으며, ▲2023년 2회 ▲2024년 5회 ▲2025년(8월 기준) 5회로 3년간 총 12회에 그쳤다.

 

쿠팡CLS 봐주기 의혹과 별개로 국토부의 전체 점검률도 저조하다. 전국 923개 서브터미널 중 국토부가 실시한 점검은 2025년 8월 기준 단 20건, 전체의 2.16%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지역별 편차가 극심하다.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은 237개 서브터미널이 위치한 경상권은 2022년 22건 점검이 이뤄졌으나 2023년에는 4건으로 급감했고, 2024년에는 단 한 건도 실시되지 않았다. 반면, 국토부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충청권은 서브터미널 수가 경상권의 절반 수준인 120개임에도 2025년 8건으로 가장 많은 점검이 이뤄졌다.

 

이와 같은 업체별‧지역별 불균형은 국토부가 업체 수, 지역, 시장점유율 등을 반영한 명확한 점검 기준 없이 임의적으로 점검을 진행해온 결과다. 이 때문에 국토부가 법·제도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체계적인 점검 시스템 구축을 4년간 방치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결과적으로 시장 지배력이 가장 큰 사업자가 느슨한 감독을 받고, 지방 택배노동자들이 관리 사각지대에 방치되는 '역차별' 상황이 초래됐다.

 

이연희 의원은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을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는 국회·정부·업계·노동계가 함께 만든 최소한의 안전장치임에도, 국토부가 4년 동안 기본적인 점검 기준조차 마련하지 않아 전국 9만 명에 이르는 택배기사가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의원은 “쿠팡CLS에 대한 점검 부실은 특혜성 논란과 사회적 역차별 문제로 직결된다”며, “국토부는 시장점유율과 지역 분포를 반영한 투명하고 공정한 점검 체계를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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