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정비 시스템 구축 시급

손진석 / 기사승인 : 2018-03-21 12:3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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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뒤 2022년까지 정부 전기자동차 35만대 보급 계획 그러나 전문교육시설 1곳뿐
▲ 영일테크가 산합협력 프로젝트로 김포대학에 개설한 전기자동차 교육센터 모습

최근들어 환경문제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 매연을 내뿜지 않는 친환경차의 활용은 이제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정부 및 지자체들은 보조금, 취득세 감면 등 각종 혜택을 부여하며 전기자동차 보급에 열을 올리고 있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전기자동차 보급이 가장 빠른 국가 중 하나이다. 작년 말 기준 국내 전기자동차 보급대수는 약 2만6000대로 그 중 절반 이상인 약 1만3800대가 지난해에 보급되었을 정도로 국내 전기자동차 시장은 정부 및 지자체의 의도대로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다.


성장세에 발맞춰 충전소를 늘리는 등 전기자동차 운영을 위한 인프라 구축도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상황과 달리 전기자동차 애프터마켓 그 중에서도 사후관리에 핵심인 정비 시스템은 소외돼 있다.


현재 국내 자동차 정비업체는 약 4만5000개소이고, 정비인력은 약 10만명이다. 정비관련 교육을 받고 있는 학생들까지로 범위를 넓히면 정비가능인력은 약 15만명까지 늘어난다.


대부분 전기자동차 정비문제를 논의하면 ‘전기자동차도 자동차이므로 기존 자동차 정비인력이 그대로 투입되면 되는데 무엇이 문제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한다. 하지만 전기차는 ‘자동차’보다는 ‘전기’라는 단어에 더 주목해야 한다.


내연기관차와 겉모습만 같을 뿐 내부구조는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게다가 300~500V에 달하는 고전압배터리를 연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감전될 경우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


숙련된 자동차 정비사라고 해도 전기자동차를 다루기 위해서는 필히 관련 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전기차 및 고전압과 관련된 전문교육은 전무한 수준이다. 국내에서 전기차 전문교육이 가능한 곳은 지난 1월 김포대학교 내에 영일테크가 개소한 전기자동차교육센터가 유일하다.


외국의 사례 중 미국의 경우는 미국방화협회(NFPA) 주관으로 전기차 및 고전압과 관련된 교육을 하고 있다. 또한 유럽은 세계적으로 권위가 높은 인증·교육업체인 TUV SUD 및 TUV 라인란드에서 진행한다. 전기차 및 고전압 관련 교육 이수를 하지 못 한 정비사는 전기차 정비를 하지 못 하도록 해 놓았다.


우리나라의 전기차 관련 정비교육 및 안전교육은 걸음마조차 떼지 못 하고 있다. 교육프로그램, 강사, 교보재 및 교육을 할 수 있는 기관 등 모든 것이 부족하다.


완성차업체에서 생산하는 전기차는 무상보증기간이 존재한다. 그런데 완성차에서도 전기차를 정비할 수 있는 공간과 인력이 부족하다. 국내 완성차 업체인 현대·기아·쉐보레·삼성에서 전기차 수리 가능한 정비 업소는 현재 약 40% 내외로 점차 확대하고 있다.


전기차는 사용 중 가벼운 고장증상으로 입고하면 완성차업체에서도 정비관련 인프라 부족으로 정비 대기 시간이 길다. 그래서 사용자들은 일반 정비업소를 찾는다. 하지만 일반 정비 업소에서는 전기차 정비관련 정보 및 교육을 받지 못해 정비가 가능한 곳이 거의 없다.


더욱이 사고차의 경우 직영 정비소로 들어갈 경우 정비 대기시간이 상당히 길다. 그래서 높은 비율로 일반 정비소를 이용한다. 이런 상황인데도 정비관련 단체나 정부 등에서는 완성차업체에 의지하면서 블루오션인 전기차 정비 사업 시장을 남의 일인 듯 하고 있다.


전기차 정비 시스템의 구축이 시급한 이유를 들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사고에 있다. 일례로 전기차 교육을 이수하지 않은 정비 업소에서는 고전압 배터리에 대한 인식부족으로 온도에 민감한 리튬폴리머 배터리(정상작동 온도 : -25℃~65℃) 사용 전기차의 도장을 위해 고온의 열을 가하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폭발, 화재 및 감전 등의 안전사고 발생률이 매우 높아진다.


▲ 고전압을 사용하는 전기자동차의 정비 작업시 필요한 정비 공구 및 작업복

전기차는 전자제품도 아니고 일반적인 자동차도 아니어서 전기차 정비 전문 교육과정을 거친 정비사가 필요하다. 현재 정부는 전기차 제작과 보급에만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사후관리 부분인 정비는 등한시 하고 있다.


전기차 정비관련 시장은 분명 블루오션이다. 향후 내연기관차는 하이브리드차 및 전기차로 점차적으로 대체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지금의 정비 인력 수준에 준하는 전기차 정비 관련 인력이 필요해 보인다.


불과 4년 뒤인 2022년까지 전기차 35만대를 보급하는 것이 정부 목표라고 하는데, 지금 이 상태로 보급이 이뤄졌을 때 어떤 일들이 발생할지 걱정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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