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서초구, 놀이터 미끄럼틀 사망사고 아이 부모에 위자료 지급하라”

안상석 기자 / 기사승인 : 2020-10-23 19: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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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패소, 2심서 공무원 의무 위반 인정

서울 서초구의 한 놀이터에서 5살 A군이 미끄럼틀에서 추락해 의식불명에 빠졌다가 결국 사망한 사건에 대해 법원이 서초구청에 아이 부모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서울고법 민사22부(고법판사 기우종·김영훈·주선아)는 22일 해당 아동의 부모가 서울 서초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1심과 달리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리고 구청이 부모들에게 각 4000만원을 배상하라고 명령했다.

재판부는 놀이터나 미끄럼틀 설치나 관리에 하자는 없었지만, 담당 공무원이 1심 소송 과정에서 일부 안전검사 결과를 내지 않거나 미끄럼틀을 임의로 철거해 부모 측의 증명 기회를 박탈했고, 정신적 고통을 줬다고 판단했다.

A군은 지난 2017년 11월 서초구의 한 공원 놀이터에서 미끄럼틀을 거꾸로 오르다 110cm 아래로 떨어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듬해 3월 숨졌다.

A군의 부모는 당시 놀이터에 충격흡수용 표면재가 제대로 설치하거나 관리하지 않았다는 이유와 설치검사 이전에 공원을 개방한 직무상 의무위반이 있다며 1억7000여만원대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1심 과정에서 구청 측은 미끄럼틀 주변의 충격흡수용 표면재 설치검사 합격 결과를 제출했고, 이후 구청은 법원에 알리지 않은 채 표면재 공사를 한 뒤 미끄럼틀을 철거했다.

당시 1심 재판부는 "구청 소속 공무원이 설치검사 전 개방해서는 안 될 의무를 위반한 잘못은 있지만 이 사건 사고와 상당 인과관계를 인정하기가 어렵다"며 청구를 기각했다.

그러나 2심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국가배상소송절차에서 적어도 상대방의 증거신청에 성실히 협조하고 법원의 성명에 성실히 응할 의무가 있다"면서 "피고는 법원 측의 설치검사 결과, 정기시설 검사 결과 등을 제출하지 않았고 미끄럼틀이나 충격흡수용 표면재를 법원과 원고에게 알리지 않고 제거해 원고 청구를 증명할 기회가 박탈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구청 소속 공무원의 이같은 의무위반으로 인해 원고들이 큰 정신적 고통을 받았음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는 이로 인한 손해에 해당하는 위자료 각 4000만원씩을 배상할 필요가 있다"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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