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를 움직이는 또 다른 주인공, 자원봉사자... 그들은 왜?

정민오 기자 발행일 2026-04-27 21:52:38 댓글 0
전주국제영화제, ‘지프지기’ 400여명과 함께 29일 개막 준비 이상무

[데일리환경 정민오 기자] 영화제를 구성하는 것은 스크린 속 영화만이 아니다. 그 이면에서 관객을 안내하고, 상영을 준비하며, 현장을 지탱하는 수많은 손길이 또 하나의 축을 이룬다. 자원봉사자 혹은 자원활동가로 불리는 이들이다.

국내 주요 영화제들은 오래전부터 자원봉사 시스템을 통해 운영의 기반을 다져왔다. 이는 단순한 인력 보충을 넘어, 영화에 대한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와 애정을 보여주는 지표로 평가된다.

매년 가을 10월, 부산에서 열리는 부산국제영화제는 대규모 조직과 체계적인 시스템을 바탕으로 자원봉사 역할을 세분화해 국제행사 수준의 운영 경험을 제공한다. 다만 규모가 큰 만큼 개인의 역할이 다소 제한적일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매년 여름 7월, 경기도 부천에서 펼쳐지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장르영화 중심의 축제적 분위기 속에서 참여의 재미와 현장 밀착 경험이 강점으로 꼽힌다. 반면 행사 보조 성격이 상대적으로 강하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매년 여름과 가을의 문턱인 8월에서 9월, 충청북도 제천에서 열리는 제천국제음악영화제는 음악과 영화가 결합된 형태로, 자연환경 속에서 여유로운 참여 경험을 제공한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장항준 감독이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다. 지역의 접근성과 산업적 연계 측면에서는 아쉽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가운데 매년 봄 4월과 5월, 올해는 29일 개막을 앞두고 있는 전주국제영화제는 자원봉사자와 관객, 영화인 간의 거리가 가까운 '공동체형 영화제'로 평가된다. 단순한 운영 인력을 넘어 영화제의 취향과 방향성을 함께 공유하는 참여자로의 기능을 한다는 것이 업계의 평이다.

▲ 사진=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는 지난 25일 전주 덕진예술회관에서 4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과 발대식을 갖고 제27회 영화제 개막 준비에 나섰다고 전했다. 조직위 관계자에 따르면, "20대부터 중장년층까지 폭넓은 연령대로 구성된 지프지기는 국적과 성별을 불문하고 영화에 대한 열정으로 모였다"면서, "올해는 덴마크에서 온 지원자, 21년 전의 추억을 되살려 다시 지원한 시니어 지프지기 등 이색적인 이력을 가진 이들이 대거 합류했다고 전했다.

조직위 민성욱, 정준호 공동집행위원장은 "지프지기는 전주국제영화제의 꽃이자 자랑"이라며 "지프지기 한 분 한 분의 진심이 더해져서 올해 영화제가 더욱 빛나는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현장에서 만난 시니어 지프지기는 "오래전 설레는 마음으로 영화제에 참여했던 관객이었다"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움직이는 수많은 사람들의 인내와 노력을 직접 경험하고 싶어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조직위와 스태프, 자원봉사자, 후원자까지 수많은 손길이 모여 영화제가 완성된다”며 “전주의 봄은 여러분들의 시간과 노력 위에서 만들어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로 제27회 전주국제영화제는 오는 4월 29일부터 5월 8일까지 전주 영화의거리 일대에서 개최된다. 한국영화 공모에는 1785편, 국제경쟁부문에는 421편이 출품됐으며, 최종적으로 54개국 237편이 선정됐다.

개막식과 폐막식은 각각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과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에서 열린다. 개막작은 켄트 존스 감독의 '나의 사적인 예술가', 폐막작은 김현지 감독의 '남태령'이 선정됐다.

이밖에도 올해 초 별세한 안성기 배우를 기리는 특별전 '조금 낯선 안성기를 만나다'가 마련됐으며, '슈퍼마리오 갤럭시 in 전주', '2026 전주X마중'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됐다.  영화의 거리와 한옥마을 일대에서는 골목 상영이, 전라감영 서편부지에서는 야외 상영 '아웃도어 시네마'가 진행된다.

정민오 기자 auto@daily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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