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최근 KTX를 이용하는 일부 승객들 사이에서는 열차의 속도보다 서비스의 일관성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객실 내 질서 관리다.
어떤 객실에서는 승무원이 좌석이 없는 승객들에게 이동을 요청하거나 객실 내 혼잡을 정리한다. 반면 다른 객실에서는 객실 내부 복도에 사람과 짐이 가득해 이동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별다른 안내나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다.
같은 열차 안인데도 객실마다 기준이 달라 보인다.
물론 좌석을 구하지 못한 승객들을 탓하기는 어렵다. 주말이나 연휴, 성수기에는 좌석 예매가 쉽지 않고, 정당하게 승차권을 구매한 이용객들 역시 이동할 권리가 있다. 더운 날씨와 장시간 이동의 불편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문제는 승객이 아니라 운영이다.
열차를 이용하는 승객들은 최소한 같은 열차 안에서는 같은 기준이 적용되기를 기대한다. 객실마다 다른 안내와 다른 관리 방식은 결국 승객들의 혼란과 불만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이러한 문제는 교통약자들에게 더욱 크게 다가온다.
실제로 허리디스크를 앓고 있는 한 승객은 승무원의 안내에 따라 가장 가까운 출입문으로 먼저 승차한 뒤 자신의 좌석이 있는 객차까지 객실 내부를 이동해야 했다. 그러나 주말 열차의 객실 내부 복도는 사람과 짐으로 가득했고, 무거운 캐리어를 끌고 여러 객실을 지나가는 과정 자체가 쉽지 않았다.
결국 해당 승객은 통증이 심해졌고, 이후에는 플랫폼을 따라 자신의 객차 위치까지 이동한 뒤 탑승하는 방법을 선택했다고 한다.
문제는 이런 정보가 충분히 안내되지 않는다는 점이다.KTX를 자주 이용하는 승객들은 객차별 위치나 승하차 편의성에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처음 이용하는 승객이나 고령자, 장애인, 임산부 등은 알기 어렵다. 일부 객차는 상대적으로 승하차가 편리하고, 교통약자를 위한 시설과 가까운 위치에 배치되기도 하지만 관련 안내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공공기관들은 '인지감수성'을 강조한다. 단순히 상대방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차원을 넘어 이용자의 상황과 환경을 이해하고 서비스에 반영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한국철도공사 코레일이 운영하는 철도 서비스 역시 마찬가지다.
KTX 승무원은 승객에게 "빨리 탑승하라는 재촉"이 아닌, 계단 이용이 어려운 승객은 없는지, 무거운 짐을 들고 이동하는 승객은 없는지, 허리와 무릎이 좋지 않은 승객은 없는지, 처음 KTX를 이용하는 승객은 무엇이 불편한지 살피는 것 또한 공공서비스의 중요한 역할이다.
KTX는 단순한 운송 수단이 아니다. 수많은 국민이 이용하는 공공교통 서비스다. 그렇다면 평가 기준 역시 속도와 정시성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누구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지, 약자를 충분히 배려하고 있는지, 객실마다 다른 기준 대신 일관된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는지도 함께 점검해야 한다.
열차는 예정된 시간에 목적지에 도착할지 모른다. 하지만 승객을 향한 배려와 공감은 아직 목적지에 도착하지 못한 것처럼 보인다.
정민오 기자 dailyt@naver.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