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DX·DS 성과급 격차에 노사 갈등 확산…공동교섭 요구까지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26-10-17 13:21:31 댓글 0
[데일리환경=이정윤 기자]삼성전자에서 디바이스경험(DX)부문과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간 성과급 격차를 둘러싼 갈등이 노사 대립으로 번지고 있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과 스마트폰·가전 등 완제품 사업을 맡는 DX부문 사이에 보상 체계의 차이가 불만으로 쌓이면서다.

DX부문 중심 노동조합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의 직접 면담을 요구하며 차량을 가로막는 상황까지 벌어지면서 사업부 간 보상 형평성이 노사 관계의 새로운 뇌관으로 떠올랐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DX부문 중심 노동조합인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은 지난 16일 경기 수원시 수원디지털시티에서 이 회장과의 면담을 요구했다.


노조 측은 이 회장이 탑승한 것으로 알려진 차량을 막고 DX부문 구성원들의 요구 사항을 직접 전달하려 했지만 면담은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경호 인력과 물리적 충돌이 발생해 손용호 위원장 등이 다쳤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이번 사태의 핵심은 삼성전자 내부의 사업부 간 성과급 격차다.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반도체 사업의 실적 개선 기대가 커지는 가운데 DS부문과 DX부문 구성원들이 체감하는 보상 수준의 차이가 노사 갈등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DS부문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AI 반도체 시장의 성장과 메모리 업황 회복에 실적이 크게 좌우된다. 반면 DX부문은 스마트폰과 TV, 생활가전 등 완제품 사업을 담당한다. 사업 구조와 수익성, 시장 환경이 서로 다른 만큼 사업부별 실적과 보상 수준에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게 회사 측 경영 논리다.

그러나 임직원 입장에서는 같은 회사에서 일하면서도 소속 사업부에 따라 성과급이 달라지는 구조가 불공정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 특히 회사 전체의 브랜드 경쟁력과 제품 판매를 뒷받침하는 DX부문 구성원들 사이에서는 반도체 사업의 성과가 보상 격차로 이어지는 데 대한 불만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동행노조가 두 사업부의 공동교섭 구조를 요구하는 것도 이런 문제의식에서 비롯됐다. DX부문 구성원의 목소리를 임금협상에 반영하려면 DS부문과 DX부문이 함께 참여하는 교섭 체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사업부별 실적을 개별적으로 반영하는 보상 체계를 넘어 회사 전체의 성과와 구성원 간 형평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다.

 
다만 공동교섭이 실제로 성과급 격차를 해소할 수 있을지는 별개의 문제다. 사업부마다 실적과 수익 구조가 다른 상황에서 일률적인 보상 기준을 적용하면 성과에 따른 차등 보상 원칙과 충돌할 수 있다.

반대로 사업부별 실적만을 기준으로 보상 격차를 확대하면 구성원 간 상대적 박탈감이 커지고 조직 내 협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결국 삼성전자 경영진이 풀어야 할 과제는 성과에 따른 차등 보상과 조직 내부의 형평성을 어떻게 조화시키느냐다. 성과급 산정 기준과 배분 구조에 대한 설명이 충분하지 않다면 보상 격차는 단순한 임금 문제를 넘어 경영진에 대한 불신으로 확대될 수 있다.

이 회장을 향한 직접 면담 요구는 이런 불만이 현장 차원에서 해소되지 못하고 최고경영진을 향한 압박으로 번졌음을 보여준다. 다만 차량을 가로막는 방식의 항의와 그 과정에서 발생한 물리적 충돌은 별도로 살펴볼 사안이다. 노조의 보상 형평성 요구와 현장 충돌의 책임 소재는 구분해 판단할 필요가 있다.

삼성전자 내부의 성과급 갈등이 장기화하면 사업부 간 경쟁을 넘어 조직 전체의 결속력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반도체 실적 개선의 성과를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 사업부별 차등 보상을 어떤 원칙과 기준으로 설명할 것인지가 노사 갈등의 향방을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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