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교량 램프 32곳 ‘단차’에 재난물자 장부 오류까지… 서울시 안전망 ‘구멍’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26-11-04 15:58:34 댓글 0
임춘대 의원, 행정사무감사서 재난안전실 총체적 부실 질타한강교량 14개 지점 5cm 이상 단차 확인…
[데일리환경=이정윤 기자] 시민 안전의 최전선이어야 할 서울시의 재난·시설 안전 관리가 여전히 행정 편의와 관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하루 수백만 대의 차량이 오가는 한강교량 진입램프 수십 곳에서 침하로 인한 단차가 발생했음에도 관리 이력이 누락됐고, 유사시 즉각 투입돼야 할 재난 비축물자의 수불부조차 엉터리로 관리되고 있었다.

서울특별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 임춘대 시의원(사진)은 2026년도 서울시 재난안전실 행정사무감사에서 한강교량 유지관리 부실과 재난관리자원 재고 관리 오류 등을 강도 높게 질타하며 근본적인 관리 체계 쇄신을 촉구했다.


  11개 한강교량 32개 램프 단차… “기초자료조차 오류투성이”

임춘대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 관할 11개 한강교량의 32개 진입램프에서 노면 단차가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가운데 14개 지점은 주행 안전을 직접적으로 위협할 수 있는 5cm 이상의 단차가 확인됐다.

그러나 서울시는 침하·단차 관련 자료 요구에 대해 "최근 10년간 이상 징후가 없다"는 무성의한 답변으로 일관했으며, 세부 전수조사 결과나 단차 정비 이력은 명확히 제시하지 못했다. 제출된 행감 자료에는 질의 의원의 소속 정당이 잘못 적히고 동작대교의 기초형식 등 핵심 기술 제원마저 틀리는 등 기본적 검증조차 결여된 행태를 보였다.

임 의원은 "교량 본체뿐만 아니라 교량과 육상을 잇는 진입램프와 접속도로는 시민의 일상 통행과 직결되는 핵심 시설"이라며, "단차가 확인됐음에도 유지보수 이력과 조사 근거가 명확하지 않은 것은 안전 불감증을 드러낸 것"이라고 꼬집었다.

  재난물자 장부 불일치·지하상가 화재 취약… 현장 안전망 점검 촉구

위기 대응의 마지막 보루인 재난관리자원 관리 실태 역시 허점을 드러냈다. 수해 대비용 방수포의 입고량과 재고 현황이 서로 맞지 않았고, 이미 현장 출고가 진행 중인 양수기가 점검대장에는 창고에 보유 중인 것으로 허위 기재되는 등 장부와 실물 간 괴리가 심각했다.

임 의원은 "재난물자는 실제 위기 상황 시 1분 1초를 다퉈 현장에 정확한 수량으로 투입돼야 가치가 있다"며 "숫자조차 맞지 않는 탁상행정식 물자 관리는 비상 상황 시 치명적인 행정 공백을 낳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유동 인구가 밀집한 남대문·고속터미널·잠실 등 노후 지하도상가의 화재 위험성을 서울시설공단에만 일임하지 말고 서울시가 직접 감독할 것과, 겨울철 결빙 사고를 막는 도로 열선 시설의 전기요금 감면 등 제도적 보완을 병행 추진할 것을 주문했다.

 재난관리자 "구조 결함 없어… 실시간 재고 전산화 서두를 것"

이날 감사장에서 지적된 사안들에 대해 서울시 재난안전실은 현장 여건과 실무적 한계를 토로하면서도 관리 미흡을 인정하고 개선 의지를 밝혔다.

현장 재난관리 실무 관계자는 한강교량 단차 문제에 대해 "하천변 연약지반 위에 시공된 진입램프 접속부는 구조적 결함이라기보다 지반 특성에 따른 부등침하가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구간"이라며 "본체 교량 안전성과는 별개로 주기적인 덧씌우기 및 평탄성 개선 공사를 진행해 왔으나, 이력 데이터베이스(DB)화와 세부 통계 관리가 체계적으로 뒷받침되지 못한 점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시는 램프 접속부 전 구간에 대한 계측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도로사업소와 연계한 통합 이력 관리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물품 재고 불일치와 관련해서도 "재난 상황 대응 및 훈련 과정에서 물자의 긴급 출하와 반납이 빈번하게 이뤄지다 보니, 현장 수불 기록과 전산 입력 간 시차가 발생해 장부상 오류가 빚어졌다"고 설명하며 "RFID 등 디지털 물류 관리 시스템을 전면 도입해 실시간 재고 파악이 가능하도록 비축창고 운영 체계를 전면 개편하겠다"고 답했다.

재난은 취약한 틈을 결코 지나치지 않는다. 서류상의 오기와 장부 누락을 단순한 행정 실수로 치부하기엔 1,000만 서울 시민의 일상이 걸려 있다. 서울시는 재난관리자의 해명이 변명에 그치지 않도록 현장 실물 대조와 정밀 안전점검을 신속히 이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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