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부적절한 면접 질문 이어 간호사 인권환경문제 도마 위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18-08-16 00:38:07 댓글 0
발소리 시끄럽다는 환자 민원에 신발 대신 수면양말 신는 것 요구
▲ (이미지출처:구글(vectorstock.com))

간호사 채용 면접에서 신입 간호사를 집단적으로 괴롭히는 ‘태움’ 문화와 관련 부적절한 질문을 해 논란이 됐던 서울아산병원이 간호사들에게 신발 대신 수면양말을 신고 근무하라고 지시한 내용이 드러나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행동하는 간호사회’ 회원인 최모 간호사는 아산병원 내부 직원게시판에 병원 측이 간호사들에게 신발 대신 수면양말만 착용하고 야간 진료를 보라고 요구했다고 주장하는 글이 올라왔다고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폭로했다.

병원 측이 이러한 지시를 내린 것은 1~2인실 환자들이 밤에 간호사들의 발소리 때문에 시끄러워서 잠을 잘 수 없다는 민원이 들어왔기 때문이라고 알려졌다.

문제는 병원 측의 요구사항이 간호사들의 안전문제는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병원이라는 장소의 특성상 내구성이 약하고 부드러운 수면양말만을 신고 돌아다니면 바늘 등 날카로운 물체에 쉽게 노출 될 수 있어 위험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아픈 환자들 입장에서는 모든 것이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한다”고 밝힌 최 간호사는 “그러나 환자가 아닌 병원은 고객만족, 환자유치, 병원수익에 눈이 멀어 병원의 존재 이유를 망각한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전했다.

해당 게시판에 글을 쓴 간호사는 “안타까운 마음에 글을 적어봤다”면서, “문제의 원인을 직시하시고, 해결하고자 할 때에는 간호사의 안위와 안전도 고민해주시기 바란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한편, ‘태움’은 선배 간호사가 신임 간호사를 괴롭히며 가르치는 방식을 가리키는 은어로,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지난 2월 서울아산병원에서 근무했던 간호사 박모씨가 ‘태움’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발생했다.

당시 박씨는 지인들에게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했던 사실이 드러났으나 경찰은 ‘태움’문화와 박씨의 사망 사이에 연관성이 없다며 수사를 종결했다.

이후 아산병원은 신입 간호사를 뽑는 면접에서 면접관이 지원자에게 박모씨 사건을 언급하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본인이라면 어떻게 버틸거냐”는 등의 질문을 해 논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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