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지프 ‘올 뉴 랭글러’…데일리카와 오프로더의 동거

손진석 기자 발행일 2018-08-24 22:26:05 댓글 0
남성의 전유물에서 여성의 필수 아이콘으로 변신한 두 얼굴의 욕심쟁이 오프로더
▲ 지난 21일 '올 뉴 랭글러'의 시승을 위해 흥정계곡 및 흥정산 일대를 와인딩 온로드 코스, 오프로드 업 힐 코스, 락 크롤링 구간 등 왕복 12Km 구간을 90여분동안 시승체험 했다. 사진은 계곡을 건너고 있는 모습

지난 8월 21일 FCA코리아는 강원도 평창의 흥정계곡에서 11년 만에 선보이는 완전 변경 ‘올 뉴 랭글러’를 국내에 출시했다.


이날 올 뉴 랭글러 스포츠, 루비콘, 사하라 모델 총 16대로 흥정계곡 및 흥정산 일대를 와인딩 온로드 코스, 오프로드 업 힐 코스, 락 크롤링 구간 등 왕복 12Km 구간을 90여분동안 사하라 모델로 코스를 완주했다.


▲ 흥정 계곡 오토캠핑장을 출발해 흥정산으로 이동하는 온로드 코스를 벗어나 흥정산 오프로드 코스로 진입하고 있는 올 뉴 랭글러

랭글러는 가장 원초적이며 극단적인 주행감각을 선사하는 오프로더이다. 최근 세계적으로 SUV 시장이 성세를 이루고 있지만 정작 오프로드에서의 성능은 지프의 정체성을 따라올 수 없을 것이다. 지프는 흔히 말하는 ‘오리지널’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출시한 신차도 역시 지프의 헤리티지가 반영된 사각형의 차체 디자인을 베이스로 전작과 별반 달라 보이지 않는 디자인이 첫인상이다. 그러나 전통적인 7 슬롯 그릴, 키스톤 모양의 그릴 상단, 원형 헤드램프, 사각 테일램프 등이 새로운 변화에 잘 어울려 자리하고 있어 인상적이었다.


▲ 올 뉴 랭글러 실내 인테리어 모습, 8.4 인치 터치스크린이 눈에 들어온다.

신차는 전작과 달리 모두 4도어 2.0L GME-T4 DOHC DI I4 가솔린 터보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 미션을 적용했다. 최고출력 272마력, 최대토크 40.8kg·m/rpm의 강력한 성능을 발휘하도록 설계됐으며, 최첨단 냉각 기술 및 공기역학을 고려한 디자인 설계 등으로 연료효율도 개선됐다.


또한 굴림방식도 사하라와 스포츠는 Selec-Trac 풀타임, 루비콘 및 루비콘 하이는 4WD Rock-Trac HD 풀타임 4WD를 적용해 운전자가 좀 더 편안한 주행을 할 수 있도록 했으며, 루비콘의 경우 트루-락 프런트·리어 디퍼런셜이 포함되어 전자식 스웨이바 분리 장치로 인해 업그레이드된 아티큘레이션과 서스펜션 트래블을 제공한다.


▲ 흥정산의 급경사 코스를 주행하는 올 뉴 랭그러의 뒷모습이 매력적이다.

특히 조향장치의 변화는 지프가 아닌 럭셔리 SUV의 감성이 묻어나오게 했다. 유압식 랙 피니언 방식에서 전자유압식 볼스크류 방식의 새로운 조향장치를 적용해 핸들링이 부드럽고 가벼운 조향을 가능하게 한다. 또한 오프로드 상황에서 노면에서 전해지던 충격이 줄었고, 온로드 주행 시 조금 뻑뻑하던 느낌이 사라져 세단을 운전하는 느낌이었다.


이전 세대의 랭글러는 오프로드 동호회 활동을 통해 여러 번 각각의 모델을 시승하고 운전도 해봤지만 오프로드를 벗어나면 운전하기가 쉽지 않았었다. 그러나 이번 신차는 로쏘 대표가 여성들과 도심에서도 즐길 수 있는 데일리 카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던 것에 공감하게 됐다.


▲ 흥정산 오프로드 구간 반환점을 돌아 언덕을 내려오던 시승차가 길 끝이 무너지며 계곡으로 빠져 있는 모습.

시승을 위해 흥정 계곡 오토캠핑장을 출발해 흥정산으로 이동하는 온로드 코스는 마을길과 국도를 주행하는 짧은 코스였지만 타사의 럭셔리 SUV에 견줄 만큼 가속감과 핸들링 및 코너링 등의 너무 많은 변화를 주어 깜짝 놀랐다. 물론 이전의 지프를 좀 타봤다면 좀 더 확연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흥정산의 비포장도로와 산길을 올라가는 오프로드 업 힐(Up Hill) 코스에서는 새롭게 적용된 풀타임 4WD 시스템에 만족했다. 이번 변화는 좀 더 자동화된 시스템으로 운전자를 배려하는 변화를 주어 운전에 재미를 배가 시켜줬다. 특히 개선된 크롤비(77:1)는 전작에 비해 모든 구간에서 차가 가벼워졌다고 느낄 만큼 위력을 발휘했다.


▲ 계곡을 건너 좀 더 깊은 자연 속으로 이동하고 있는 여행의 동반자 지프 올 뉴 랭글러의 매력적인 모습

시승 코스의 하이라이트였던 바위산을 주행하는 락 크롤링(Rock-Crawling) 구간은 오프로더로서의 올 뉴 랭글러의 진가를 느끼게 해줬다.


랭글러는 최대 36도의 진입각과 20.8도의 램프각(break over), 31.4도의 이탈각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위해 기존 모델 대비 39cm 높아진 269cm의 최저 지상고를 유지해 어디든 갈 수 있는 자유로움을 간직한 유일한 SUV일 것이다.


오프로드에서 만나게 될 상황 중 강이나 계곡 등 건너야 하는 경우를 대비해 올 뉴 랭글러는 성인 허벅지 정도의 높이인 최대 76cm 수중 도하능력도 겸비하고 있다. 이번 코스에서도 차 바닥까지 물이 차는 코스를 지나오면서 물길을 박차고 나갈 때의 아슬아슬하면서도 짜릿함과 통쾌함을 맛봤다.


시승에서 특징적인 것 중 하나는 8.4인치 터치스크린과 오프로드 페이지라는 오프로드 전용 기능을 통해 오프로드 시 차량의 상태를 체크 할 수 있도록 한 기능은 최고였다. 그리고 다양한 인포테인먼트 기능과 75가지의 첨단 및 안전 주행 보조 기술 적용은 지프가 변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모습이다.


▲ 올 뉴 랭글러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기능 중 하나인 오프로드 페이지의 모습니다. 오프로드 주행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를 한눈에 살필 수 있다.

이번 체험 시승은 짧은 흥정산 오프로드 코스를 통해 ‘올 뉴 랭글러’가 가지고 있는 특장점을 보여주기 위해 마련된 코스여서 아쉬움이 남기는 하지만 충분히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시승이었다. 또한 지프만이 할 수 있는 퍼포먼스를 통해 더 이상의 설명은 필요 없었다.


랭글러는 2017년 전 세계적으로 23만4990대가 판매됐고, 2018년 두자리 수 성장을 예측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랭글러는 작년에 2016년 대비 40.6% 상승한 1425대 판매했다. 올해는 지프가 체로키, 컴패스, 올 뉴 랭글러 등의 신차를 국내 출시하면서 획기적인 판매량 상승을 전망하고 있다.


지프는 분명히 다른 SUV와 차별화되는 코어가 있다. 11년의 기다림 끝에 찾아 온 ‘올 뉴 랭글러’도 변화되지 않는 헤리티지와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고 도전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이번 출시행사에서 FCA코리아 측은 많은 설명을 자제하며 시승을 통해 체험하라고 말하고 있다.


매번 신차가 출시되면 기자로서 시승을 통해 전작과 차별화되는 점을 찾고 장단점을 꼬집기도 하지만 ‘올 뉴 랭글러’는 다른 장소에서 시승을 한 번 더 해보고 싶어졌으며, 소유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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