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 없는 월요일’, 일주일에 딱 한번 식탁 위 고기를 없앤다면? 지구온난화 가속화에 급 브레이커 역할

안상석 기자 발행일 2021-10-08 15:50:06 댓글 0

소고기나 돼지고기는 남녀노소 누구나 할 것 없이 많은 이들이 선호하는 음식이다. 하지만 최근 환경 문제가 세계적인 이슈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육류 소비가 환경 파괴의 주범으로 꼽혀 이를 개선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소 1마리가 하루에 배출하는 메탄가스의 양은 약 600L로 이는 1년 간 소형차가 내뿜는 배출량과 흡사한 양이다. 고기 생산 과정은 채소나 과일 생산 과정에 비해 훨씬 더 많은 자원을 사용할 뿐더러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이에 자원 보호와 대기 오염 감소를 위해 일주일 중 최소 하루 채식을 권장하는 ‘고기 없는 월요일(Meat Free Monday)’이라는 환경 캠페인이 많은 이들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고기 없는 월요일’이란 지난 2009년 영국의 록 밴드 비틀즈의 멤버 폴 매카트니가 유럽의회 토론회에서 제안한 캠페인으로 동물 농업, 산업, 어업 등이 환경에 끼치는 영향에 대한 경각심을 주기 위한 것이다. 그는 내셔널지오그래픽(National Geographic)과 진행된 한 인터뷰를 통해 ‘고기 없는 월요일’의 세 가지 주요 장점으로 인간과 지구의 건강, 더불어 동물에 대한 마음이라고 전한 바 있다. 


이 캠페인의 영향력이 점차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해 지난 2020년 말레이시아, 자메이카, 덴마크 등 40여 개국이 이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다. 각국은 공공기관을 시작으로 기업, 학교, 시민사회단체 등에서 주 1회 채식 급식을 운영하고 있으며 먹거리와 환경에 대한 다양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스웨덴과 프랑스 교육위원회는 주 1회 채식 의무화를 선언했으며 벨기에나 독일 등 여러 나라의 도시들 역시 주 1회 채식을 채택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미국 뉴욕의 경우 지난 2019년 9월부터 뉴욕 시내 시립학교 학생들에게 매주 월요일 고기 없는 식단을 제공하고 있다. 한국 역시 지난 2010년 ‘한국고기없는월요일(Meat Free Monday Korea)’이라는 단체를 설립해 꾸준히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축산업과 낙농업이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 것은 대규모 공장식 축산방법을 그 이유로 든다. 1960년대 초 약 7천만 톤이었던 고기 생산은 2017년 3억 톤이 훌쩍 넘는 수치를 기록했다. 대규모 축산업을 위해 넓은 목장과 가축 사료를 대량을 생산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숲을 불태워 경작지를 개간해야 한다. 그린피스에 따르면 무분별한 경작지 개발로 인해 1990년 이후 사라진 열대우림만 70%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사료용 곡물을 제작하는 과정에서도 이산화질소가 다량 배출되며 가축이 소화하는 과정에서도 메탄가스가 배출돼 이는 지구 온난화의 주범이 되고 있다. 생산된 고기를 국가 간 유통하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역시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세계식량기구는 축산업에서 발생되는 온실가스가 전 세계 총량의 18%가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최근 비건(Vegan)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지며 비건 열풍이 불고 있다. 비건이란 동물성 식재료나 동물 실험을 거친 성분을 사용한 제품을 소비하지 않는 행위를 말하는데 이는 비단 음식에만 국한된 것이 아닌 패션, 화장품 등 다양한 분야에 까지 열풍이 불고 있다. 

유럽연합(EU)이 발표한 ‘비건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8년을 기준으로 전 세계 육식인구가 비건으로 전환했을 경우 줄일 수 있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총 96억 톤이라고 밝힌 바 있으며 환경단체 ‘플랜드로다운(Plan Drawdown)’은 채식식단이 향후 30년간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줄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로 꼽기도 했다. 

국내 역시 ‘고기 없는 월요일’을 시도하고 있는 움직임이 서서히 불기 시작했다. 울산의 경우 울산에 소속된 모든 학교를 대상으로 매주 월요일 마다 제공되는 급식에서 고기를 제외했다. 또한 한 달에 한 번 채식 반찬을 제공한다. 관공서 역시 마찬가지다. 울산 청사 식당은 한 달에 한 번 고기 없는 날을 운영한다. 

학교와 같은 교육기관에서 행해지는 이러한 시도는 기후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하나의 작은 기회이자 육류 소비가 환경에 끼치는 악영향을 알릴 수 있는 교육의 기회가 될 수 있기도 한다. 

현재 지구온난화는 전 세계가 직면한 문제 가운데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하는 문제다. 하지만 이는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육류소비가 줄어들면 축산업에서 배출되는 막대한 양이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다. 이는 더욱 심각해져가는 지구온난화를 막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될 것이다.

현재 ‘고기 없는 월요일’에는 오프라 윈프리, 비욘세, 기네스 펠트로와 같은 해외 유명 스타들이 공식 서포터로 활동하고 있다. 많은 셀럽들의 주도적인 움직임과 홍보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경각심을 알리고 육류가 아닌 채식 문화를 이룩해나가는 것은 매우 중요한 것이다. 

하지만 셀럽들의 움직임에만 의존하는 것은 옳지 않다. 채식 문화로 갈 수 있는 루트를 제공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지금 당장 고기 소비를 멈추는 것은 불가능하다. 고기를 대신 할 수 있는 대체 식품을 개발해야 한다. 영양적인 측면에서만 보더라도 고기 없는 식탁은 많은 이들의 공감을 끌어낼 수 없다. 우리가 고기 대체 식품 개발에 주력해야만 하는 이유다. 

일주일에 한 가족이 고기 금식을 할 경우 5주 간 운전을 하지 않는 것과 같은 효과로 이는 절대 미미한 것이 아니다. 지구 온난화를 방지하기 위해 열대우림을 복원하거나 친환경 에너지개발, 수소나 전기차로의 전환은 단기간에 행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니다. 하지만 고기 없는 식단은 많은 시간이 필요 없으며 지금 당장 실행 해 계속해서 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하고 쉬운 방법이다. 우리 모두가 ‘고기 없는 월요일’에 동참해 보는 것은 어떨까? 


사진=언플래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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