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구 ‘명사 특강’ 고액 강사료 논란…1시간 800만원, 기준 없는 혈세 집행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26-09-15 19:51:29 댓글 0
수의계약·부서 재량에 맡겨진 강사료…전 부서 공통 상한선·지급 기준 마련 필요
▲안태홍 구의원

용산구가 유명 인사와 인플루언서 등을 초청해 진행하는 ‘명사 특강’에 수백만 원대의 강사료를 지급하면서 적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 비슷한 규모와 시간의 강연임에도 강사료가 300만 원에서 800만 원대까지 차이를 보인 것으로 나타나면서 구민 세금으로 지급하는 강사료에 객관적인 기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용산구의회 안태홍 의원은 제309회 정례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결산 심의에서 구청 각 부서가 집행한 명사 특강 강사료 지급 실태를 지적하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안태홍 구의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구청 부서들이 수의계약 형태로 지급한 강사료는 정00 씨 약 300만 원, 박0 씨 약 600만 원, 김00 씨 800만 원대 등으로 차이가 컸다. 강연 시간과 행사 규모가 유사한 경우에도 강사에 따라 지급액이 크게 달라진 것이다.

안 의원은 “직장인 1~2달 월급이 1~2시간 강연료로 나간다”며 “이게 과연 구민 눈높이에 맞는 예산 집행인지 따져봐야 한다”는 취지로 문제를 제기했다.

300만원에서 800만원대까지…누가, 어떤 기준으로 정했나

문제의 핵심은 단순히 유명 강사의 강연료가 비싸다는 데 있지 않다. 구민 세금으로 지급되는 강사료가 어떤 기준과 절차를 거쳐 결정됐는지 명확해야 한다는 점이다.

유명 인사를 초청하는 특강은 주민 관심과 참여를 높이고 정책이나 사업을 알리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인지도와 전문성, 강연 경력 등에 따라 강사료에 차이가 발생하는 것 역시 현실적으로 불가피하다.

그러나 공공기관의 예산 집행은 민간 행사의 섭외와는 다르다. 강사의 인지도만으로 수백만 원의 차이가 발생한다면 그에 상응하는 객관적인 산정 근거와 기대 효과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부서별로 별도의 명확한 기준 없이 수의계약 방식으로 강사를 선정하고 강사료까지 결정한다면 담당 부서의 판단에 따라 지급액이 달라질 수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강사료가 300만 원인지, 600만 원인지, 800만 원인지에 대한 합리적인 근거가 없다면 예산 집행의 투명성과 형평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유명인 효과’보다 중요한 것은 혈세 집행의 투명성

명사 특강 자체를 무조건 예산 낭비로 볼 수는 없다. 주민에게 새로운 정보와 경험을 제공하고 문화·교육 프로그램의 질을 높인다면 충분히 필요한 사업이 될 수 있다.

다만 1~2시간의 강연에 수백만 원의 세금이 투입되는 만큼 강사의 전문성뿐 아니라 참석 인원, 주민 만족도, 사업 목적과의 연관성, 홍보 효과 등도 사후 평가할 필요가 있다.

고액 강사료를 지급하고도 실제 주민 참여가 저조하거나 사업 효과를 제대로 검증하지 않는다면 ‘명사 초청’ 자체가 사업 목적이 되는 주객전도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유명인을 불렀느냐가 아니라, 투입된 예산만큼 구민에게 실질적인 효과가 돌아갔느냐다.

부서 재량 넘어 ‘용산구 공통 기준’ 마련해야

안 의원은 이 같은 문제를 막기 위해 용산구청 전 부서에 공통으로 적용할 수 있는 강사료 지급 기준과 상한선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문성, 경력, 강연 시간, 행사 규모 등을 기준으로 강사 등급과 지급 범위를 세분화하고, 일정 금액을 초과하는 고액 강연의 경우 별도의 사전 검토와 승인 절차를 두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예외적으로 상한선을 넘는 강사료를 지급해야 한다면 그 사유와 기대 효과를 명확하게 남겨 사후 검증이 가능하도록 하는 장치도 필요하다.

구민 세금은 ‘유명세’만으로 가격을 매길 수 있는 돈이 아니다. 300만 원과 800만 원의 차이를 행정이 객관적으로 설명하지 못한다면 그 자체로 예산 집행 체계를 점검해야 할 이유가 된다.

명사 특강이 주민을 위한 좋은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라도 강사료 지급의 투명성을 높이는 것이 우선이다. 용산구가 부서별 재량에 맡겨진 이른바 ‘고무줄 강사료’를 그대로 둘 것이 아니라, 구민이 납득할 수 있는 통일된 기준과 지급 상한선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에 무게가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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