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앓았으니 끝?”… 65세 이상 10명 중 3명 대상포진 ‘재발’ 공포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26-10-04 19:47:44 댓글 0
수십만 원대 비급여 부담·지자체별 복불복 지원… 국가예방접종(NIP) 도입 시급
▲대상포진 백신 종류 및 국가예방접종(NIP) 도입 쟁점 비교

서울에 거주하는 박모(71) 씨는 최근 옆구리에 다시 번진 수포와 찌르는 듯한 통증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대상포진 재발 판정을 받았다. 3년 전 극심한 치료를 거쳐 완치됐다고 믿었던 병이 다시 도진 것이다.

 ‘한 번 앓고 나면 평생 면역이 생긴다’는 일반의 인식과 달리, 고령층을 중심으로 대상포진 재발 사례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65세 이상 고령 환자 10명 중 약 3명이 재발을 경험하고 있어, 백신 접종을 개인이 아닌 국가 차원에서 책임지는 국가예방접종(NIP) 도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면역 노화가 부른 덫… 앓았어도 또 온다

대상포진은 어릴 적 앓은 수두 바이러스가 신경절에 잠복해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지면 다시 활동을 시작해 신경을 따라 통증과 피부 병변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흔히 한 번 감염되면 자연 면역이 형성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는 면역 기능이 온전한 젊은 층에 국한된 이야기다.

 65세 이상 고령층은 T세포를 중심으로 한 바이러스 억제 세포성 면역이 급격히 저하되는 ‘면역 노화(Immunosenescence)’를 겪는다. 여기에 당뇨, 고혈압, 만성 신장질환 등 기저질환까지 겹치면 자연 면역력은 수년 내 급격히 소실된다.

 문제는 재발 시 동반되는 후유증이다. 고령 환자일수록 물집이 아문 뒤에도 바늘로 찌르거나 불에 타는 듯한 통증이 수개월에서 수년간 이어지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PHN)’ 발생 확률이 40~50%까지 치솟는다. 수면 장애, 우울증, 일상 기능 상실로 이어져 노년기 삶의 질을 무너뜨리는 주범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이미 대상포진을 앓았던 사람이라도 완치 후 일정 기간(통상 6개월~1년)이 지난 뒤 백신을 접종해 인위적으로 면역 항체를 끌어올려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지역 복불복’ 지원과 수십만 원대 문턱… 방치되는 고령층

이처럼 고령층의 재발 방지를 위해 백신 접종이 필수적이지만, 현장의 문턱은 여전히 높다. 현재 대상포진 백신은 국가 필수예방접종(NIP) 사업에 포함되어 있지 않아 개인이 전액 비급여로 부담해야 한다.

 예방 효과와 지속 기간이 뛰어난 유전자 재조합 사백신의 경우 2회 접종 비용이 40만~50만 원대에 달한다. 고정 소득이 없는 대다수 은퇴 고령층에게는 선뜻 지출하기 어려운 금액이다.

 일부 지자체가 조례를 제정해 65세 이상 주민을 대상으로 자체 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이는 또 다른 불평등을 낳고 있다. 지자체 재정 자립도에 따라 ‘전액 무료 접종’을 받는 지역이 있는가 하면, 지원이 전무해 전액 자부담해야 하는 지역이 공존하는 ‘주소지 복불복’ 현상이 고착화되고 있다.

 “사후 의료비보다 예방이 경제적… 정부 결단 내려야”

초고령사회 진입을 목전에 둔 대한민국에서 고령층의 대상포진은 더 이상 단순 피부·통증 질환이 아니다. 중증 합병증으로 인한 장기 입원, 마약성 진통제 처방, 가족 간병 부담 등 막대한 건강보험 재정과 사회적 비용을 유발하는 구조적 위험 요인이다.

 질병관리청과 보건당국은 수년째 예산 확보와 비용-효과성을 이유로 대상포진 NIP 도입 결정을 미뤄왔다. 그러나 65세 이상 10명 중 3명이 재발 위험에 노출된 현실에서 치료에 투입되는 사후 건강보험 재정 지출을 고려한다면, 백신 예방 접종을 국가가 선제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훨씬 경제적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모든 국민이 노화에 따른 고통 앞에서 차별받지 않도록, 정부는 취약계층과 고위험군을 시작으로 65세 이상 대상포진 국가예방접종 도입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신속히 확정해야 한다. 예방할 수 있는 고통을 예산 논리로 방치하는 것은 복지국가의 직무유기다.

김윤의원은"이번 분석을 통해 확인된 핵심은 고령층 대상포진이 갖는 '높은 재발 위험'과 '극심한 질병 부담'된다며 65세 이상 환자의 재발률이 28.8%에 달한다는 것은, 치료 후에도 지속적인 예방 관리가 없으면 건강보험 재정과 사회적 돌봄 비용의 누수가 반복될 수밖에 없고, 현재처럼 지자체 예산 여력에 따라 지원 기준과 대상이 들쭉날쭉한 방식으로는 초고령사회의 보건 의료 위기를 감당할 수 없습니다. 국민 누구나 보편적 예방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국가예방접종 체계로의 조속한 편입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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