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량적 성과를 모두 달성했음에도 정부의 ‘2040 석탄발전 조기 폐지’ 기조에 밀려 사업화 길이 막히자, 민간 투자 위축과 공기업의 탈탄소 로드맵 붕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무너진 정책 신뢰정부의 탄소중립 로드맵을 믿고 대규모 자금을 투입했던 민간 기업과 실증을 준비하던 발전공기업들이 날벼락을 맞았다.
한국전력과 발전 5사, 두산에너빌리티 등 26개 산·학·연 기관이 342억 원(국비 156억 원, 민간 186억 원)을 투입해 진행해 온 ‘USC급 보일러 암모니아 혼소발전 기술개발 및 실증’ 과제 4건이 전면 중단되면서다.
통상 국책 과제 중단은 연구 부실이나 기술적 결함 탓이지만, 이번 사태의 본질은 전혀 다르다. 특별평가위원회조차 “정량적 목표와 핵심성과지표(KPI)를 모두 달성했다”며 연구기관의 귀책이 아님을 공식 명시했다.
그럼에도 기후부가 청정수소발전시장 입찰을 마감 당일 전격 취소하고 지원 대상에서 제외한 것은, 기술 논리가 아닌 ‘정치적 정책 기조 변경’이 기술개발의 숨통을 끊어버렸음을 방증한다.
현장에서는 정책 일관성 결여가 초래할 후폭풍을 강하게 성토하고 있다.
에너지 기술개발 관계자 “정부 믿고 투자한 민간만 바보 됐다” 실무 연구개발에 참여한 민간 에너지 개발업체 고위 관계자는 극심한 허탈감을 토로했다.
“에너지 분야 기술개발은 최소 5~10년을 내다보는 대규모 장기 투자다. 정부가 2021년 기본계획을 통해 혼소 발전을 2050년 이전 전소 단계로 가기 위한 ‘현실적 징검다리’로 제시했기에 막대한 민간 매칭 자금을 넣었다.
목표치를 웃도는 기술 성과를 냈음에도 시장 개설 자체를 백지화해 버리면 기술을 검증할 테스트베드도, 상용화할 시장도 사라진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책이 180도 뒤집힌다면 앞으로 어떤 민간 기업이 국가 R&D에 천문학적 자금을 매칭하겠는가.”
발전공사 관계자 “현실적 과도기 대안 지우면 전력망 부담만 가중” 실증 적용을 준비하던 발전공사 관계자 역시 급격한 정책 전환의 부작용을 지적했다. “기존 화력발전 인프라를 활용해 탄소 배출을 점진적으로 감축하는 혼소 기술은 전력 수급 안정성과 탈탄소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가장 경제적이고 유효한 과도기 수단이었다.
2040년 폐지 목표만 앞세워 연착륙을 돕는 기술 경로를 일거에 차단하면, 기존 발전 설비의 급격한 좌초자산화는 물론 전력망 불안정과 비용 폭증을 공기업과 국민이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 현장 상황을 무시한 속도전이 오히려 탄소중립의 지속가능성을 해치고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윤재옥 의원(사진) 역시 “에너지 기술개발은 정권의 사업이 아니라 국가의 미래를 위한 장기 투자”라며 피해 기업에 대한 합리적 보완책과 흔들리지 않는 중장기 에너지 기본계획 수립을 촉구했다.
국가 R&D는 정권의 전리품이나 이념적 선언의 도구가 아니다. 정책의 예측 가능성과 신뢰가 붕괴된 시장에서 민간의 혁신과 투자를 기대할 수는 없다. 342억 원의 매몰 비용보다 뼈아픈 것은 정부 정책에 대한 민간의 불신이다.
이제라도 정부는 기술개발 성과를 사장시키지 않고 해외 시장 진출이나 대체 경로로 연계할 수 있는 현실적 보완책을 제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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