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달간 연락 없으면 서류상 ‘폐사’ 처리…행정 편의주의적 통계 관리 도마
- 신장식 의원 “실적 부풀리기 멈추고 실제 사후 복지·이력관리 전면 개편해야”
[데일리환경=이정윤 기자]한국마사회가 은퇴 경주마의 승용 전환을 대표적인 ‘말 복지’ 성과로 홍보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생존 여부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주먹구구식으로 통계를 관리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생존마로 분류해 놓은 말 3마리 중 1마리는 현장 확인이 되지 않았고, 행정 편의를 위해 멀쩡히 살아있을지도 모를 말을 서류상 ‘폐사’로 둔갑시키는 등 사후 관리 시스템 전반에 심각한 결함이 확인됐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신장식 의원이 한국마사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승용으로 전환돼 마사회가 ‘생존’으로 집계한 퇴역경주마 1,907마리 중 2025년 말산업 실태조사에서 실제 생존이 확인된 개체는 1,213마리(63.6%)에 불과했다.
나머지 694마리(36.4%)는 어디서 어떤 상태로 있는지 현장 확인조차 거치지 못한 ‘유령 생존마’였던 셈이다.
문제는 마사회의 부실한 개체 관리 실태가 전체 퇴역경주마 전반에 만연해 있다는 점이다. 같은 기간 전체 퇴역경주마 6,569마리 중 18.6%에 달하는 1,222마리가 실태조사에서 미확인 마필로 분류됐다.
특히 신 의원실이 ‘2021~2026년 퇴역경주마 개체별 내역’ 총 7,396마리의 명부를 정밀 분석한 결과, 서류상 ‘생존’으로 기재된 3,842마리 가운데 215마리는 현재 용도와 사육 장소, 소유자까지 전부 ‘미상’인 상태였다. 마사회가 작성한 공식 통계상의 ‘생존’ 표기가 실제 말의 생존이나 안전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더욱 심각한 것은 소재가 불분명한 말을 지우는 마사회의 행정 방식이다. 마사회는 등록정보와 현장 결과의 차이를 줄이는 ‘현행화’ 명목으로, 대상 말을 말산업포털(호스피아)에 ‘불명’으로 공고한 뒤 한 달간 이의신청이 없으면 임의로 ‘폐사’ 처리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행정 편의적 처리 탓에 현재 마사회의 개체별 명부로는 실제 숨이 멎은 ‘진짜 폐사’와 행정상 편의로 지워버린 ‘가짜 폐사’를 가려낼 방법조차 없다. 명부상에 폐사 일자나 사유, 확인 방식, 현행화 전환 여부를 구분하는 항목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사후 관리와 생존 확인 체계가 사실상 마비된 상태임에도 마사회는 경영평가에서 ‘승용 전환율’ 수치만을 앞세워 복지 성과를 자화자찬해 왔다.
마사회의 경영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승용 전환율은 2023년 32.65%에서 2024년 42.96%, 2025년 47.15%로 매년 급증했다. 경주시장에서 퇴출된 말이 실제로 어디서 어떻게 살아가는지는 확인도 못 하면서, 겉으로 드러나는 수치 올리기에만 급급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신장식 의원은 “승용마로 전환돼 제2의 삶을 살게 됐다고 성과를 내세우려면, 그 말이 은퇴 이후 어디에서 어떻게 사는지 최소한의 생존과 소재는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며 “생존마로 집계한 말조차 현장에서 찾지 못하고, 연락이 없으면 행정 편의로 폐사 처리해 버리는 주먹구구식 방식으로는 퇴역마의 복지를 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신 의원은 “생존·소재 미확인 개체에 대한 전면적인 후속조사와 함께, 실제 폐사와 행정적 폐사 처리를 엄격히 분리해 관리해야 한다”며 “단순 전환율이라는 숫자 채우기를 넘어, 실제 생존 여부와 사육환경까지 반영할 수 있도록 마사회의 말 복지 평가지표와 이력관리체계를 근본적으로 뜯어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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