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는 뜨거워진 날씨가 여름으로 향하는 6월, 독특한 생물지리학적 특징과 희귀동식물의 서식지로 등록된 국내 람사르습지 6개 지역을 여행지로 추천했다.▲ 해당화 향기가 기분 좋은 신두리해안사구 <사진 김숙현>◆ 사구를 지키는 습지의 힘, 태안 두웅습지충남 태안군 원북면 신두리에 위치한 두웅습지는 작고 찾는 이가 드물다. 겉보기엔 흔한 시골 저수지 같지만, 신두리 해안사구의 배후습지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신두리 해안사구의 지하수가 두웅습지 바닥과 연결되어, 두웅습지가 오염되거나 파괴되면 신두리 해안사구까지 영향이 미친다. 이 같은 지형적 중요성과 희귀 동식물의 서식지라는 점을 인정받아 2007년 람사르 습지로 지정됐다.마스코트인 금개구리는 멸종 위기 야생생물로, 5월 말~6월 중순에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다. 모래에 함정을 만들어 개미나 곤충을 잡아먹는 개미귀신은 두웅습지에서 가장 흥미로운 볼거리다. 해설사가 상주하니 습지 해설을 반드시 들어보고, 신두리 사구센터 전시실에 마련된 두웅습지 코너도 챙겨보자.6월에 태안은 눈부신 해변과 향기로운 꽃의 향연이 펼쳐진다. 신두리 해안사구에 해당화가 만발하고, 천리포 수목원에는 작약과 수국, 아이리스가 탐스럽다. 초여름부터 피서객이 찾아드는 만리포 해수욕장, 태안1경으로 꼽히는 백화산, 백제 시대 불상이 맞아주는 동문리 마애삼존불입상도 인상적이다.▲ 물을 머금은 땅이 나타나니 비로소 운곡습지에 온것을 실감한다◆ 자연의 무한 회복 탄력성, 고창 운곡습지전북 고창군 고창읍 죽림리에는 운곡습지가 있다. 사람 발길이 끊기고 30여 년이 지난 2011년 4월, 버려진 경작지는 람사르 습지로 등록됐다. 꽉 막힌 대지에 물이 스며들고 생태가 살아났다. 서해안고속도로 고창 IC에서 자동차로 약 8분이면 생태계의 보고(寶庫), 운곡습지를 만난다. 길게 뻗은 4차선 고속도로에서 상상할 수 없던 호젓한 숲길과 원시 비경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멸종 위기에 처한 수달과 삵이 갈대숲을 헤쳐 물고기를 잡거나, 배설물로 이곳이 터전임을 알린다. 총 860여 종에 이르는 생물이 서식하며 생태관광지역으로 선정된 고창 운곡습지는 자연의 무한 회복 탄력성을 보여주는 우수 사례다.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고창 고인돌 유적과 고창고인돌박물관도 놓칠 수 없다. 고창은 상생의 도시다. 고창읍성의 소나무는 가지를 뻗어 대나무를 끌어안는다. 지역 농민과 함께 건강한 먹거리를 만드는 상하농원부터 글 모르는 할머니도 책을 만들 수 있게 돕는 책마을해리까지, 운곡습지가 보여준 놀라운 변화가 씨앗이 되어 고창 곳곳으로 퍼져간다.▲ 촬영 장소로 인기 높은 소목나루터. 소목마을 주차장에서 가깝다 <사진 이정화>◆ 걸어서 만나는 세계적인 생태 천국, 창녕 우포늪(외국인이 가볼만한 곳)경남 창녕군 유어면·이방면·대합면·대지면 일원에 있는 우포늪은 국내 최대 자연 내륙 습지다. 담수 규모가 축구장 210개를 합친 것과 맞먹는다. 끝이 보이지 않는 광활한 늪에 1000종이 넘는 생명체가 서식한다. 그 가치를 인정받아 1998년 3월 2일 람사르협약 보존 습지로 등록됐고,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잠정 목록에도 등재됐다.우포늪은 제방을 경계로 우포(소벌), 목포(나무벌), 사지포(모래벌), 쪽지벌 등 4개 자연 늪과 2017년 복원 사업으로 조성한 산밖벌까지 3포 2벌로 나뉜다. 우포늪생태관에서 시작하는 ‘우포늪생명길’ 8.7km를 이용해 돌아볼 수 있다. 30분부터 3시간 30분까지 다양한 코스가 있다. 자전거 대여도 가능하다. 외국인은 우포늪생태관에 예약하면 영어와 일본어 안내를 받을 수 있다.창녕 읍내에는 문화재도 많다. 조선 시대에 얼음을 보관한 석빙고, 신라 진흥왕이 영토 개척을 기념해 세운 창녕 신라 진흥왕 척경비, 통일신라 석탑인 술정리 동·서 삼층석탑,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이 볼 만하다. 화왕산 관룡사의 용선대 석조여래좌상을 모신 바위에 올라서면 탁 트인 전망이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