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김정주, 엔씨 김택진 ‘악연’ 종지부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15-10-16 21:58:58 댓글 0
넥슨 지분 전량 매각, 엔씨 김택진 대표 물량 확보
▲ 사진(김정주, 김택진) : 넥슨 김정주 대표가 엔씨소프트 지분을 전량 매각, 이 중 일부를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사들이면서 두 회사의 어색

경영권 분쟁을 벌였던 국내 1, 2위 게임회사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갈등이 사실상 봉합됐다. 넥슨이 보유중인 엔씨소프트 지분 전량을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해 양사의 악연이 끝나게 된 것.


1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보유중인 엔씨소프트 지분 15.08%를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처분했다. 매도자와 매수가 간의 거래시간 외 대량매매를 뜻하는 블록딜은 대량의 주식이 동시다발적으로 거래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주가 급등락을 막는 방안.


현재 엔씨소프트의 최대주주가 넥슨 이지만 이번 매각 처분으로 2012년 양사가 손을 잡은 지 3년여 만에 결별하게 됐다. 블록딜 수요예측 주관사로는 모건스탠리이고, 주당 매각가격은 지난 10월15일 종가 대비 할인율이 적용된 18만~19만원 사이로 결정된 것으로 알려진다.


반면 넥슨이 최대주주 물량을 내놓자 엔씨소프트는 김택진 대표가 삼성증권을 통해 넥슨이 매각한 330만6897주의 주식 중 44만주(800억원)를 취득했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이로써 김택진 대표의 지분율은 10%(218만8000주)에서 12%로 높아졌다.


이번 넥슨의 지분 처분은 곧 엔씨소프트와의 협력 관계를 끊는다는 의미를 나타낸다고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 넥슨, 김정주 창업자

넥슨과 엔씨소프트 분쟁의 시작은 지난 1월27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국내 최대 게임업체인 넥슨이 엔씨소프트의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 목적’에서 ‘경영참가 목적’으로 변경한다고 공시했다. 이에 엔씨소프트는 “단순투자 목적이라던 당초 약속을 어긴 무책임한 행동”이라며 넥슨이 회사를 집어삼키려 한다고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김정주 대표와 김택진 대표는 서울대 공대 동문 사이로 85학번인 김택진 대표가 86학번 김정주 대표보다 한 학번 선배로 알려진다. 이들은 게임 산업 1세대로 ‘30년 우정’을 유지해 왔지만, 갈등으로 30년 우정이 산산조각 난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두 회사는 각각 청소년과 성인으로 소비자의 성향을 달리 잡아 국내에서 각각 1, 2위를 차지하며 게임업계를 사이좋게 이끌어왔다.


그러나 두 회사가 관계를 맺고 불화의 조짐을 보인 것은 지난 2012년이다. 김정주 넥슨 대표가 해외 게임 업체 ‘일렉트로닉아츠(EA)’를 공동 인수하자며, 먼저 협력을 제안했고,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넥슨에 지분 14.7%를 넘겼다. 1대 주주 자리까지 내주는 ‘동지적 결합’이었다. 당시 이 결합은 세간의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돌연 EA가 매각을 없던 일로 하면서 엔씨소프트의 M&A가 무산, 넥슨과의 관계에도 금이 가기 시작했다. 지분은 넥슨이 제일 많으면서도 경영은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계속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여기에 주력이었던 컴퓨터 기반 게임이 모바일 게임에 밀리면서 주가가 급락하자 결국 적대 관계로까지 치닫게 됐다.


특히 지난해 10월에는 넥슨이 엔씨의 지분 0.4%를 추가로 취득해 지분율 15%를 넘겨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함 심사를 받기도 했다. 넥슨은 당시만 하더라도 추가 지분 확보 이유가 단순투자라고 밝혔지만 지난 1월 공시를 통해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변경했다고 밝혀 경영권 분쟁이 일어났다. 당시 엔씨소프트는 “단순투자 목적이라던 당초 약속을 어긴 무책임한 행동”이라며 넥슨이 회사를 집어삼키려 한다고 강력 반발하기도 했다.


이후 주주총회에서 김택진 대표의 재선임이 통과되고 양사의 경영권 분쟁도 잠잠해진 듯 했지만 약 9개월 간의 어색한 파트너 관계를 유지하던 두 회사는 넥슨의 이번 블록딜 추진으로 끝내 결별을 하게 됐다.







사진(김정주, 김택진) : 넥슨 김정주 대표가 엔씨소프트 지분을 전량 매각, 이 중 일부를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사들이면서 두 회사의 어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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