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한 캡슐커피? 환경 오염엔 치명적… 각 브랜드 친환경 포장 용기 개발 주력 中 

김정희 기자 발행일 2023-04-10 13:39:50 댓글 0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커피 시장의 판도가 바뀌었다. 공공장소 이용에 대한 제약으로 많은 이들이 집에서 간편하게 커피를 마실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것이다. 그중 하나가 바로 ‘캡슐커피’다. 

캡슐커피는 플라스틱이나 알루미늄 용기에 분쇄된 원두가 들어있는 형태다. 이 캡슐을 캡슐커피 머신에 넣고 버트 하나만 누르면 커피가 완성된다. 핸드드립이나 반자동 커피 머신처럼 원두를 갈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으며 커피를 추출하기 위해 다양한 도구가 필요하지 않다. 편리하다는 이유로 최근 캡슐커피의 인기는 급증했다. 

하지만 최근 캡슐커피 이용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알루미늄과 플라스틱으로 제작된 캡슐 용기가 환경 오염에 적잖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우려가 하나 둘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캡슐커피는 대부분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재활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캡슐을 재활용하려면 분리배출을 해야 하는데 구조적인 특성으로 분리배출이 어렵다. 캡슐의 리드 부분을 분리한 후 내부에 있는 커피 찌꺼기를 완전히 제거해야 하지만 그 과정이 복잡하고 캡슐 자체가 딱딱하고 밀봉된 탓에 이를 분해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 2021년 이탈리아 투시아 대학교 연구진이 발표한 한 논문에 따르면 캡슐커피의 포장 용기에 사용된 플라스틱이 폐기물로 처리되는 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배출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또한 매립지로 보내진 캡슐이 분해되는 데는 최대 약 200년 정도가 걸린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해외의 경우 캡슐커피에 대한 환경 이슈를 어떻게 다루고 있을까? 독일 함부르크의 경우는 공공기관에서 아예 캡슐커피 음용을 금지시킨 바 있다. 재활용이 어려운 탓에 환경오염의 주원인이 되는 캡슐커피를 공공예산으로 구입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스페인 발렌시아 주정부와 멕시코시티 역시 캡슐커피 사용을 제한하는 법안을 만들기도 했다. 

여러 가지 환경적인 이유로 미국과 유럽의 캡슐커피 브랜드는 자체적으로 캡슐용기를 무료로 수거해 재활용하는 ‘캡슐 회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회수된 캡슐은 여러 공정을 거친 후 용기와 커피가루로 나누어져 각각 재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캡슐커피를 제작하는 한 대표 브랜드는 현재 전 세계 50여 개국에서 캡슐 회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이 시스템으로 지난 2021년 말 기준 캡슐 재활용률이 약 32%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회수된 캡슐 용기는 생활용품이나 자동차 부품으로 재활용됐으며 커피 가루는 농장에서 거름으로 재탄생됐다. 

뿐만 아니다. 해당 브랜드는 자전거 제작 브랜드와 손잡고 캡슐커피의 알루미늄으로 만든 자전거를 선보였다. 또한 펜 제작 브랜드와는 알루미늄 소재 펜을 한정판으로 내놓았는데 해당 제품에는 커피가루가 함유된 흑연심이 특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완성된 제품의 재활용을 넘어 포장 용기 자체를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만들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캐나다에서는 퇴비로 활용 가능한 커피 캡슐을 개발했다. 해당 캡슐은 약 한 달이 지나면 완전 퇴비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에서는 농업용 폐기물로 만든 친환경 캡슐커피를 선보이기도 했다. 

해조류로 만든 커피 볼이 장해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스위스의 한 기업은 캡슐커피의 쓰레기 배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기와 커피 볼을 시중에 선보였다. 기존 제품에 사용된 알루미늄이나 플라스틱이 아닌 얇고 맛이 나지 않는 해조류를 이용해 커피 용기를 만든 것이다. 

원리는 이러하다. 커피 볼을 둘러싼 얇은 해조류로 만든 막이 추출되는 동안 용해되지 않고 분쇄된 커피 입자들 사이에 남아 커피 찌꺼기가 된다. 이는 커피 찌꺼기처럼 퇴비로 사용할 수 있으며 흙에서는 자연 분해된다. 해당 기업에서 개발한 커피 볼은 이미 스위스와 프랑스에서 출시됐다. 

국내에서도 친환경 캡슐 포장재를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해당 기업은 해바라기 씨앗 껍질, 옥수수 전분 추출물 등 복합 원료로 만든 리필 캡슐 포장재를 개발했다. 해당 포장재 역시 약 1년이 지나면 토양 미생물에 의해 생분해돼 퇴비로 사용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캡슐커피로 인한 환경 오염은 결국 이를 만들어내는 기업의 책임이 조금 더 커 보인다. 캡슐커피가 환경적인 측면에서 자유롭기 위해서는 결국 제품 개발 단계부터 신경 써야 할 것이다. 제품의 포장 용기의 구조를 조금 더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만들어야 할 것이며 캡슐용기의 구조를 분리하기 쉽게 개선해 소비자들이 조금 더 쉽게 재활용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커피 생산의 환경적 영향을 줄이기 위한 다각도의 조치가 필요하며 소비자들 역시 기업에서 실행하고 있는 회수 프로그램과 같은 시스템에 적극적인 동참이 필요해 보인다. 

사진=언플래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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