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판결 석 달째 '제자리'…서울 시내버스 통상임금 2,900억 체불, 서울시는 왜 침묵하나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26-08-01 15:14:33 댓글 0
하루 1억4천만원씩 늘어나는 지연이자…결국 시민 부담 우려

대법원이 서울 시내버스 노동자의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한 지 석 달이 지났지만, 서울시는 여전히 구체적인 지급 계획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다. 체불임금은 2,900억 원 규모로 불어났고, 지연이자도 하루 1억 원 이상씩 늘어나면서 노사 갈등을 넘어 시민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서울시의회 유주동 시의원 은 지난 29일 서울시버스노동조합과 임만균 서울시의회 의장의 면담을 주선하고 통상임금 미지급 문제 해결을 위한 논의에 나섰다.

이날 면담에는 유 의원과 임만균 의장을 비롯해 박점곤 서울시버스노동조합 위원장, 유재호 사무부처장, 심준형 법규국 부국장이 참석했다. 노조는 이 자리에서 대법원 판결을 즉각 이행할 것을 요구하는 촉구서를 전달하며 서울시의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했다.

이번 논란의 출발점은 지난 4월 30일 대법원이 동아운수 통상임금 소송에서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한 원심 판결을 최종 확정한 것이다. 사실상 버스업계 통상임금 기준을 정리한 판결이었지만, 현장에서는 판결 이후에도 지급 절차가 멈춰 있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 7월 1일 기준 서울 시내버스 조합원 1만8천여 명의 통상임금 미지급액은 약 2,900억 원에 달한다. 여기에 올해 개정된 근로기준법이 적용되면서 체불임금에 대한 연 20%의 지연이자가 발생해 하루 약 1억4,200만 원씩 추가 부담이 쌓이고 있다.

결국 시간이 지날수록 부담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노조는 지금처럼 지급이 늦어질수록 손실 규모가 커질 뿐 아니라 최종적으로는 서울시 재정과 시민 부담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해결 열쇠는 서울시가 쥐고 있다"

노조는 이번 사안의 핵심은 서울시의 결단이라고 보고 있다.

서울시 시내버스는 준공영제로 운영되는 만큼 통상임금 지급 문제 역시 서울시가 적극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기획재정부의 「공기업·준정부기관 예산운용지침」 역시 대법원 판례 변경으로 발생한 인건비는 예산 범위 안에서 증액 편성과 집행이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제도적 근거도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정작 서울시는 대법원 판결이 확정된 이후에도 공식적인 후속 방침을 내놓지 않고 있다.

유주동 의원은 이 같은 상황에 대해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유 의원은 "대법원 판결을 두고 지역마다 다른 결과가 나온다면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서울시 교통실도 그동안 대법원 판단이 나오면 따르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는데 판결이 확정된 지금까지 별다른 후속 조치가 없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연이자가 하루 1억 원 이상 발생한다는 것은 결국 시민의 세금 부담이 매일 증가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노사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피해는 버스를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 결단 미룰수록 사회적 비용만 커진다

이번 통상임금 문제는 단순한 노사 갈등을 넘어 행정의 책임과 재정 운용 능력을 시험하는 사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법원의 판단은 이미 끝났지만 행정의 판단은 아직 시작조차 하지 못했다는 것이 현장의 시각이다. 특히 시간이 흐를수록 수백억 원의 추가 지연이자가 발생하는 구조에서는 결정을 미루는 것 자체가 또 다른 비용을 만드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서울시의회는 앞으로 서울시 교통실의 공식 입장을 확인하고 서울시장과의 면담도 추진할 계획이다.

대법원 판결 이후 석 달째 이어지는 '행정 공백'을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지, 그리고 늘어나는 사회적 비용을 누가 책임질 것인지에 대한 서울시의 명확한 답변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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