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GM, 조삼모사(朝三暮四)를 논하는가?

손진석 기자 발행일 2018-03-08 10:54:27 댓글 0
한국시장서 이미 본전 환수한 것으로 추정되는 미국 GM의 능수능란한 글로벌 전략

최근 한국GM의 군산공장 폐쇄가 사회적 이슈로 논란이 많다. 그러나 군산공장 폐쇄는 미국 GM의 글로벌 전략에 의해 예정된 사항으로 보여 진다. 또한 한국시장 철수도 예정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달 20일 베리 엥글 GM 총괄 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 사장과 카허 카젬 한국 GM 사장이 국회를 방문했다. 이날 베리 엥글 사장의 첫마디는 ‘한국에 남고 싶다(We would like to stay in Korea)’ 였다. GM 측은 한국정부에 신규 자금 투자와 노동문제를 해결 해 줄 것을 조건부로 삼았다.


그러나 현 한국GM 상황은 최근 수년간 생존 경쟁력이 낮거나 돈이 안 되는 사업장을 폐쇄하는 GM의 글로벌 사업 전략 기조와 일치하고 있다. 특히 최근 몇 년간 SUV 차량과 친환경차량에 대한 수요는 증가하는데 비해 한국에서 생산하는 경차와 세단모델 등의 수요는 점차 낮아지고 있어 한국시장의 철수는 명약관화(明若觀火)해 보인다.


GM이 군산공장 폐쇄를 하는 이유로 낮은 생산성을 들고 있다. 하지만 자료로 사용하는 하버리포트는 2014년 이후 공개된 자료가 없다. 동일한 리포트에서 군산공장보다 낮은 생산성을 나타내는 곳도 현재 많은 영업이익을 내고 있는 브랜드도 있다.


결국 모든 문제점의 발단은 생산성에 있다. 한국GM은 연간 100만대 규모의 차량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면 노조 문제 및 모든 제반 어려움이 해소될 것이다. 그러나 2013년을 기점으로 생산성이 급격히 떨어져 연간 50만대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지금의 문제는 발생하게 돼 있었다.


이는 GM의 글로벌 전략에서 만들어진 것인지 혹은 노사문제로 인한 것인지 또는 경차와 소형차 및 세단의 판매 부진으로 인한 것인지는 부정확하지만 지금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답은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다.


현재 GM은 정부에 일자리를 볼모로 현금과 노조문제를 해결할 것을 강요하고 있는 형상이다. 이는 호주에서 GM이 철수할 때와 대동소이한 양상을 띠고 있다.


GM은 한국시장에서 큰 적자를 보고 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GM이 한국시장에 투자한 모든 자금을 회수한 상태라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지금 상황에서 정부에 현금지원을 요청하고 신차를 더 배정해 현 상태를 유지하겠다는 것은 +α(플러스 알파)를 챙기기 위한 작전으로 예측하고 있다.


GM이 한국시장에 정말로 남고 싶다면 지속가능한 미래 전략을 제시해야한다. 또한 연간 생산량을 50만대가 아닌 100만대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 그 외에 제시하는 모든 것들은 조삼모사(朝三暮四)의 상술이 될 것이다.


물론 기업의 입장에서 이익을 중요시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국민의 혈세를 쏟아 부어야 하는 정부와 다가올 지방선거 등으로 조급한 정치권을 흔들어 자신들만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은 모럴헤저드(moral hazard)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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