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음식으로 우울증을 극복하는 친환경 비결 공개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15-11-16 09:35:39 댓글 0
▲ 우을증

우울증은 평생 한 번쯤 걸릴 확률이 10~20%에 달하는 매우 흔한 질병이다. 지금까지는 ‘마음의 감기’라는 수식어처럼 우울증도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을 억제하는 대증요법으로만 다스려 왔다. 피로나 스트레스가 우울증의 원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실제 우울증을 불러일으키는 주원인은 따로 있다고 한다. 바로 ‘음식’이다. 일본 최초로 영양요법 전문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는 의사 미조구치 도루는 <마음을 망치는 음식 마음을 살리는 음식>(비타북스)이란 책에서 우울증을 약물이나 상담으로 치료해야 한다는 기존의 시각에서 벗어나, 우울증의 원인은 음식이며 무엇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서 마음 상태가 좌우된다는 새로운 이론을 선보여 주목을 끌고 있다.
최근 당신이 왠지 마음이 무겁고, 즐겁게 느껴지는 것이 거의 없고, 의욕이 생기지 않고, 집중력이 떨어져서 일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면 가벼운 우울 증세를 보인다고 할 수 있다.
우울증에 빠져 있을 때는 ‘좋아지지 않는 것은 아닐까? 이렇게 괴로운 상태가 평생 지속된다면 차라리 죽는 게 낫다’는 생각으로 이어지기 쉽다. 하지만 우울증은 반드시 낫는다고 한다. 적절한 영양을 섭취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우울증을 털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우울증의 95%는 음식이 원인
2003년부터 OECD 자살률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는 대한민국. 매년 1만5000여 명이 자살로 생을 마감하며, 이 가운데 70~80%는 우울증을 동반한다고 한다. 본격적으로 우울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한 것은 주기적으로 일어나는 ‘연예인 자살’이 우울증과 깊은 연관이 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부터였다.
우울증은 흔한 질병인 동시에 재발률이 매우 높은 질병이다. 첫 발병 후 두 번째로 우울증을 경험할 확률은 50~75%, 세 번째는 70%, 네 번째는 무려 90%에 이른다. 재발이 진행될수록 기간은 점차 짧아지고 증상은 더욱 심각해진다. 가벼운 우울증이라고 무시하고 넘어갔다가는 몸과 마음 모두 망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정신과 치료를 받는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색안경을 끼고 보는 사람이 많은 탓에 우리나라의 우울증 치료율은 상당히 낮은 편이다. 설사 병원에 다닌다 해도, 주로 시행되는 약물치료는 일시적인 증상 완화 효과만 있을 뿐 증상의 원인을 제거하지 못한다. 또한 약물로 인한 각종 부작용이 따를 수 있다.
“흔히 우울증을 ‘마음의 감기’라고도 부른다. 그래서일까? 우울증으로 병원을 찾아도 감기로 병원을 찾았을 때처럼 대증요법(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을 억제하는 치료법)을 적용하는 경우가 많다. 보통 감기에 걸려 병원을 방문하면 열이 높을 때는 해열진통제를, 기침이 멈추지 않을 때는 진해거담제를 처방받게 된다. 우울증에도 이와 같은 대증요법을 적용해 잠이 안 오면 수면제를, 기분이 침울하면 항우울제를 기계적으로 처방하고 있다.
하지만 우울증은 감기와 전혀 다르다. 감기는 치료가 끝나면 더는 약이 필요 없지만, 우울증은 치료제 자체에 강한 의존성이 있어서 끊기 힘들다. 적당한 의존성은 약을 꾸준히 복용하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반대로 증세가 한결 나아져도 약물치료 중단을 거부하게 만들 수도 있다. 게다가 어떤 약이든 시간이 지나면 내성이 생겨 약효가 떨어지기 때문에 양을 늘리거나 더 독한 약으로 교체해야 할 시기가 온다. 이는 우울증 완치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이다.”
일본 최초로 영양요법 전문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는 의사 미조구치 도루는 그래서 약물 치료의 대안으로 영양요법을 제시하고 있다. 영양요법은 기존의 가시적인 효과만을 노린 약물치료와는 달리 우울증의 원인을 영양소의 결핍에서 찾고, 증상을 통해 원인을 발견해내 그에 맞는 음식을 섭취함으로써 증상을 근본부터 해결하고자 하는 치료법이다.
또한 각종 검사 결과를 비롯하여 환자의 질병력, 가족력, 라이프스타일 등을 분석한 자료를 토대로 하고 있어 보다 과학적이고 믿을 수 있다.
흔히 알고 있는 건강 상식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건강하기 위해서는 채식을 해야 한다든지, 단 음식을 먹으면 기분이 좋아진다든지 등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의사 미조구치 도루는 이 모든 상식은 잘못되었다고 지적한다. 채식은 몸을 가볍게 만들어 줄 수는 있지만, 뇌를 만드는 원료인 단백질을 멀리하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 또, 단 음식을 먹고 기분이 좋아지는 것은 극히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하다고 한다. 설탕으로 이루어진 단 음식은 빨리 흡수되어 혈당치를 상승시키기 때문에 오히려 몸에 부담만 준다고.
“물론 적게 먹어야 좋은 음식도 있다. 그러나 육류, 즉 단백질을 적게 먹으라는 의견에는 절대 동의할 수 없다. 단백질은 신경전달물질의 주원료다. 이러한 단백질의 섭취를 제한할 경우 신경전달물질이 충분히 만들어지지 않게 되고, 급기야는 신경전달물질 불균형 상태에 빠지게 된다. 이는 결코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니다. 최근 들어 우울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도 모두 단백질을 멀리하는 현대인의 식습관 때문이다.”
“단 음식이나 밥, 빵 등의 탄수화물을 섭취하면 혈당치가 상승하고, 혈당치를 조절하기 위해 인슐린이 분비된다. 인슐린은 혈당치를 낮추는 작용 외에 단백질의 생성에도 관여한다. 인슐린이 단백질을 만들 때는 트립토판(필수 아미노산 중 하나)을 제외한 많은 양의 아미노산을 원료로 사용하게 된다. 그러면 다른 아미노산의 양이 줄어들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트립토판의 비율이 높아지고, 세로토닌도 증가하게 된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단 음식을 먹으면 기운이 나고 우울증상이 개선된다고 느끼는 것이다. 하지만 과정을 다시 한 번 살펴보면, 이 과정에서 트립토판의 양은 전혀 늘어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어디까지나 다른 아미노산의 양이 감소하여 상대적인 비율만 높아졌을 뿐, 우울증상을 근본부터 개선했다고는 볼 수 없다.”
의사 미조구치 도루는 <마음을 망치는 음식 마음을 살리는 음식>이라는 책에서 우리가 흔히 ‘진실’이라고 믿고 있었던 잘못된 건강 상식들을 조목조목 따져보고, 각종 조사와 연구 결과를 토대로 한 ‘진짜 진실’을 알려주고 있다. 또한 잘못 먹으면 독이 되는 음식의 특성을 정확히 간파하고, 우울증에 약이 되는 음식을 소개하는 동시에 음식을 제대로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저혈당증은 유난히 우울증으로 착각하기 쉬운 영양 문제다. 시도 때도 없는 짜증, 막연한 불안감, 집중력 감소, 수면장애 등 다양한 자각증상은 저혈당증임을 입증하는 대표적 증상이지만, 이를 정신과에 호소하면 열에 아홉은 우울증이나 불안장애라는 진단을 받게 된다. 우울증 진단은 거의 대부분 매뉴얼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미조구치 도루의 책은 같은 음식을 먹더라도 조리 방법이나 함께 먹는 음식에 따라 흡수 효율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 착안, 음식별 조리 방식과 음식 궁합까지 꼼꼼하게 짚어주고 있어 영양요법을 처음 접하는 사람도 얼마든지 스스로 식습관을 개선할 수 있게 했다.
가장 안전하고 간편한 우울증 치료법
영양요법은 국내에 비교적 덜 알려졌을 뿐,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1960년대에 도입되어 지금까지도 널리 쓰이고 있는 대중적인 치료법이다. 특히 우울증을 동반한 암 환자의 치료법으로 쓰일 정도로 안전성이 보장된 방법이다. 성격이나 환경을 전혀 바꾸지 않더라도 식습관만 개선하면 보통 2주 안에 눈에 띌 만한 효과를 보게 된다.
“저콜레스테롤과 우울증은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미국에서 취학 아동과 청소년을 중심으로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인 집단에 비해 저콜레스테롤 진단을 받은 집단은 난폭한 행동으로 정학이나 퇴학 처분을 받은 학생이 3배나 많았다. 이 보고서는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리고 있다.
‘콜레스테롤의 저하는 공격성을 높이는 위험 요인이다.’ 우울증상 때문에 클리닉을 방문한 환자들의 검사 결과를 보면 더욱 확실해진다. 명백하게 저혈당증 진단을 받은 환자들의 콜레스테롤 수치가 대체로 낮았기 때문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저콜레스테롤 진단을 받은 사람은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보고도 있다. 아이를 낳고 우울증상에 시달리는 산후 우울증 역시 출산 후의 콜레스테롤 수치 급감으로 인해 발병한다.”
일본의 의사 미조구치 도루가 소개하는 대로 식습관을 바꾸기만 하면, 우울증상이 사라질 뿐 아니라 우울증의 근본까지도 뿌리 뽑을 수 있다고 한다. 기존에 소개된 우울증 치료법 가운데 가장 안전하고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쉬운 치료법인 셈.
“실제로 영양 불균형, 영양결핍, 저혈당증 등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다양한 통증을 호소한다. 특히 여성에게 많이 나타나는 어깨 결림이나 두통은 철분 부족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저혈당증의 경우 혈당치를 안정시키기 위해 분비되는 많은 호르몬이 근육 경직을 유발하여 온갖 통증을 일으킨다. 이럴 때 지방을 균형 있게 섭취하지 않으면 통증이 오래 지속되는 악순환에 빠진다. 때문에 만성적인 통증으로 고생하는 사람이라면 생선에 많이 들어있는 오메가-3 지방산을 많이 섭취할 필요가 있다.”
일본 영양요법의 최고 권위자 미조구치 도루는 주변 환경이나 성격, 스트레스 등의 외부 요인을 원인으로 보는 기존의 우울증 도서들과는 달리, 우울증의 원인을 음식으로 보고 어떻게 먹어야 우울증을 치료할 수 있는지를 상세히 밝히고 있다.
실제 진료한 환자들의 사례를 통해 우울증을 유발하는 현대인의 잘못된 식습관을 꼬집고, 특정 영양소의 부족이 몸과 마음에 어떤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또한, 마음과 뇌를 건강하게 만들 수 있는 건강한 식재료와 올바른 식습관을 소개함으로써 우울증상으로 괴로워하는 사람들이 건강한 식탁을 꾸리고 우울증상의 완화를 도모할 수 있도록 조언하고 있다.
“오랫동안 ‘음식과 영양소가 스트레스를 조절하고 기분을 관리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당연한 논리를 외롭게 설명하느라 하마터면 마음의 병을 얻을 뻔했다. 그만큼 전문가 집단인 의사들 사이에서도 ‘음식으로 우울증상을 낫게 한다’는 명제는 생소하다. 일반인들의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보통 ‘우울증’이라고 하면 의사들은 약으로 다스려야 한다고 생각하며, 환자들은 스스로 극복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환자들도 실제로 마음을 조절하는 물질들을 만드는 원료가 무엇인지, 어떤 음식을 먹어야 마음이 건강해질 수 있는지에 대해 상세히 알아둘 필요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실제 환자들의 사례를 통해 자신의 증상을 돌아보고, 어떤 식재료를 섭취하면 좋은지에 대한 일본 의사 미조구치 도루의 조언에 귀를 기울여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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