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은행 4시 폐점은 후진적” 금융권, 쓴소리 하는 속내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15-10-15 23:09:23 댓글 0
“업무 많고. 폐점이후 야근은 필수!” 11시 넘게 퇴근도 ‘하소연’
▲ 여의도 국민은행 최경환 부총리의 “은행 문을 일찍 닫는 한국의 은행” 발언으로 금융권의 반발이 뜨거운 가운데 실제 그의 발언은 국내 금융업에선 실현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은행 문을 일찍 닫는 한국 금융이 후진적”이라는 취지의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발언에 파문이 일고 있다.


최 부총리는 지난 10월11일(한국시간) 페루 리마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 회의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오후 4시에 문 닫는 은행이 어딨냐”며 “금융개혁이 기대에 많이 못 미친다.


노조 힘이 너무 강해 금융개혁이 역동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최 부총리는 “입사 10년 후면 억대 연봉을 받으면서 일은 안 하는 사람이 많다 보니, 한국 금융이 우간다보다 못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이 같은 최 부총리의 발언에 금융권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사실 관계부터 잘못 짚은 발언이라는 지적.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하 금융노조)는 그의 발언에 “정부가 지지부진한 금융개혁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려 한다”고 반박했다.


지난 10월13일 금융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최 부총리의 발언과 관련 “악의적인 책임 전가는 그만두고 진짜 금융개혁을 고민하라”고 강조했다. 이날 금융노조는 “은행 문이 오후 4시에 닫혀도, 그 안에서 일하는 금융노동자들은 그때부터 잔무 정리, 비대면 영업활동 등의 업무로 인해 밤 10시, 11시가 되도록 장시간 노동에 시달린다”며 “금융노동자를 금융개혁의 걸림돌로 지목한 악의적인 왜곡은 진정한 금융개혁을 요구하는 금융노동자들의 정당한 비판과 감시의 목소리에 재갈을 물리겠다는 독재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박근혜 정부가 4대 개혁과제 중 하나로 지난해 말부터 금융개혁을 외치기 시작했지만 추상적인 구호만 난무할 뿐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알맹이가 없었다.


금융개혁이 지지부진한 이유에 뜬금없이 영업시간과 금융노동자를 갖다 붙이고, 책임을 전가하는 행태는 그간 금융당국 관료들이 보인 관치 금융 구태와 전혀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어 “노동자와 사용자, 진보와 보수를 떠나 모두가 금융개혁의 1순위 과제로 꼽는 것은 관치 금융 근절”이라며 “‘관은 치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정부 관료들의 그릇된 선민의식을 머릿속에서 근본부터 들어내지 않는 이상 한국의 금융개혁은 절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금융노조는 “금융기관들을 일렬로 줄 세우는 평가와 유무형의 압박으로 성과지상주의를 금융산업 전체에 확산시켜 온 관치금융 탓에 금융 소외계층을 위한 자금중개 정책 등 금융기관들의 사회적 책임은 완전히 실종됐다.


이러한 악순환을 끊어내 금융업 본연의 역할을 회복하고 소외계층을 위한 금융 공공성을 확대하는 것이 진정한 금융개혁의 길”이라고 주장했다.


최 부총리의 발언으로 금융권의 반발이 뜨거운 가운데 실제 그의 발언은 국내 금융업에선 실현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후 4시에 문을 닫는다”는 발언과 관련, 실제 선진국의 은행 영업시간이 한국과 비슷하다는 지적이다.


금융권 일각에 따르면 일본의 은행은 오후 3시에 문을 닫고, 일부 유럽국가는 오후 3∼6시에 창구 영업을 마친다. 미국은 주 마다 다르지만 보통 오후 4∼5시에 문을 닫는다. 그러나 폐점 시간이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사무실 밀집 지역에선 오후 6시까지 영업을 하고, 토요일 오후 1시까지 영업하는 곳도 적지 않다.


더욱 중요한 것은 국내 은행권 종사자들은 폐점 이후의 업무다. 국내 은행직원은 폐점 이후 입출금 숫자를 맞추는 등 잔업이 많다. 그러다보면 퇴근 시간은 보통 기업보다 1~2시간을 더하는 셈이다. 업무가 많은 말일 등은 저녁 11시가 넘게 퇴근하는 경우도 있다는 게 은행 직원들의 하소연이다.


또한 연봉과 관련 최 부총리의 발언에 대해서도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은 를 통해 “금융권이 다른 제조업 등에 비해 평균 연봉 수준이 높은 건 맞지만 전반적으로 금융권 종사자 연령대가 높다. 25년 차 경우 대기업 같으면 임원으로 봐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 대기업보다 많다고 할 수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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