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현장지도·살수 지원 뿐?”… 폭염·가뭄에 속타는 농가, 밥상물가 비상에 대안 없는 농식품부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26-08-09 17:06:19 댓글 0
총동원령 선포했지만 ‘재탕 대책’ 한계… 실효성 있는 수급·가격 안정책은 부재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가 장기화되는 폭염과 가뭄에 대응해 ‘폭염·가뭄 피해예방 특별 관리기간’을 운용하고 사고수습지원본부로 대응체계를 격상하겠다고 8월 7일 발표했다.

김종구 차관 주재로 관계기관 점검회의를 열어 고령농·외국인 근로자 안전관리와 가축·작물 피해 방지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번 대책 역시 예년의 긴급 대책과 비교해 ‘새로운 실효적 대안’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내놓은 주된 대책은 ▲온열질환 예방요원 운영 ▲드론·차량 예찰 방송 확대 ▲다국어 문자 발송 ▲축사 살수 지원 및 현장 기술지도(차광막 설치 등) 등이다. 그러나 이는 해마다 반복되어 온 계도 수준의 행정조치에 불과하다.


실제로 농가 현장에서는 폭염으로 인한 과수 일소(햇볕 데임) 피해나 채소류 무름병, 가축 폐사 위험이 매일 상존하고 있다. 단순히 '지붕에 물을 뿌리고 차광막을 치라'는 현장 지도만으로는 폭염의 기세를 꺾기에 역부족이다.

근본적인 재해 예방 시설 지원이나 수급 안정을 위한 선제적 물량 확보 등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물리적 지원책은 여전히 빈약하다.

 “살수가 대안인가”… 상추·배추값 급등에 장바구니 물가 격랑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현실은 훨씬 냉혹하다. 폭염과 가뭄이 장기화될 때마다 밥상물가는 즉각적으로 반응해 왔다. 이미 시중에서는 엽채류(상추, 배추 등)와 과일류의 출하량이 줄어들며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가축 폐사가 늘어날 경우 닭고기, 돼지고기 등 축산물 가격 폭등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소비자들은 농식품부가 밝힌 “농축산물 수급상황 관리 및 선제적 가뭄대책 추진”이라는 다짐에 정작 ‘소비자 가격 폭등을 막을 구체적 대안’이 빠져있다고 꼬집는다.

비축물량 방출 규모 미비

정부가 수급 관리를 말하지만, 폭염 심화 시 시장에 풀 수 있는 정부 비축 물량이나 대체 수입·유통 경로 확보에 대한 구체적 숫자는 제시되지 않았다.

소비자 부담 완화책 부재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즉시 낮춰줄 농축산물 할인쿠폰 지원 확대나, 유통단계 거품을 줄이는 구체적인 수급 조절 로드맵이 보이지 않는다.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한 주부는 “폭염이 오면 며칠 만에 상추 한 봉지, 배추 한 포기 값이 두 배로 뛰는데 정부는 매번 ‘현장지도 강화’라는 말만 되풀이한다”며, “정작 장을 보는 소비자 입장에선 가격 오름세를 막을 현실적인 대안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말뿐인 수급 관리 넘어서야… 구조적 물가 안정책 시급

농식품부는 관계기관의 간부진을 현장에 투입하고 범부처 협력 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밝혔지만, 기후변화로 인해 정례화된 ‘폭염·가뭄 재해’를 단순 일시적 살수 작업이나 방송 홍보만으로 막기엔 역부족이다.

정부가 진정으로 농가 피해를 줄이고 소비자의 불안을 해소하려면 다음 대책이 선행되어야 한다.

농가 대상 고효율 냉방·차광 설비 보조금의 파격적 확대

폭염 특보 시 즉각 가동되는 품목별 비축물량 방출 및 수급 조절 가이드라인 공개

소비자 체감 물가를 낮추기 위한 유통업계 연계 긴급 할인 지원책 즉각 시행

대통령 지시사항에 따라 가용한 인력과 자원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힌 농식품부. 단순히 '사고수습지원본부'라는 간판만 올려달 것이 아니라, 농민의 생산 기반을 지키고 소비자의 밥상물가 폭등을 막을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카드를 내놓아야 할 시점이다.

함께 보면 좋은 기사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