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대형 건설사업의 설계와 기술적 적정성을 검토하는 건설기술심의위원회 위원 정수가 기존 300명에서 330명으로 늘어난다. 설계심의분과위원회 역시 최대 70명에서 100명으로 확대돼 전문인력의 참여 폭이 넓어진다.
서울특별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 김병진 시의원(사진)이 발의한 '서울특별시 건설기술심의위원회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지난 11일 제339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번 개정안은 '건설기술 진흥법 시행령' 개정에 맞춰 서울시 건설기술심의위원회의 구성 규모를 확대하고 설계심의 과정에서 분야별 전문가 참여를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개정안에 따라 건설기술심의위원회 위원 정수는 현행 300명 이내에서 330명 이내로 확대된다. 설계심의분과위원회는 현행 50명 이상 70명 이내에서 50명 이상 100명 이내로 늘어난다. 위원 정수 확대에 맞춰 일시 위촉 위원 활용과 관련한 규정도 함께 정비했다.
복잡해지는 건설기술…전문가 풀 확대 필요성 커져
서울의 건설사업은 과거보다 규모가 커지고 기술적으로도 복잡해지고 있다. 대심도 지하공간과 초고층 건축물을 비롯해 스마트건설, BIM(건설정보모델링), 내진·구조안전, 방재, 친환경·에너지 기술 등 검토해야 할 분야도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대규모 공공 건설사업은 설계 단계에서 내려진 판단이 향후 공사비와 공사기간은 물론 시설물의 안전성과 유지관리 비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초기 기술심의의 중요성이 크다.
건설전문가들은 이런 환경 변화를 고려하면 전문가 풀을 확대하는 방향 자체는 필요하다고 본다. 다만 위원 숫자를 늘리는 것만으로 심의의 전문성이 자동으로 높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건설 분야 전문가는 “최근 건설사업은 구조·토목·건축뿐 아니라 지하안전, 디지털 설계, 기후 대응 등 전문분야가 계속 세분화되고 있어 한정된 전문가만으로 모든 기술을 충분히 검토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며 “위원 확대는 필요하지만 해당 사업의 특성에 가장 적합한 전문가가 실제 심의에 참여하도록 하는 운영체계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위원의 경력과 전문분야를 세밀하게 관리하고 사업별로 필요한 전문성을 정확히 매칭해야 위원 확대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330명’보다 중요한 것은 누가 어떻게 심의하느냐다
이번 조례 개정의 의미는 단순히 위원이 30명 늘어난 데 있지 않다. 설계심의분과위원회의 최대 인원이 70명에서 100명으로 확대되면서 서울시가 보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활용할 수 있는 제도적 공간이 마련됐다는 점에 있다.
하지만 제도가 실제 건설현장의 안전과 품질 향상으로 연결될지는 운영 과정에 달려 있다.
위원 수가 늘어나더라도 특정 분야 전문가가 부족하거나 위원 선정이 일부 인력에 편중된다면 제도 개선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 심의위원의 전문경력과 이해관계 여부를 철저하게 검증하고, 사업 특성에 맞는 전문가를 배치하는 것이 필요한 이유다.
특히 대규모 공공공사는 설계 단계에서 문제를 제대로 걸러내지 못할 경우 착공 이후 잦은 설계변경과 공사비 증액, 공기 연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결국 부실한 설계심의의 비용은 시민의 세금과 시설물 안전 문제로 돌아올 수 있다.
따라서 서울시는 위원 확대와 함께 심의위원의 전문성 검증, 분야별 인력 구성, 이해충돌 방지, 심의 결과에 대한 사후 점검까지 함께 강화할 필요가 있다.
설계 단계에서 안전·품질 걸러내야…심의 책임성도 중요
김병진 의원은 “건설기술심의는 대규모 건설사업의 설계와 기술적 적정성을 면밀히 검토하는 중요한 절차인 만큼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 개정을 통해 변화하는 건설기술 환경에 보다 전문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심의 기반이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건설사업의 안전성과 품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계획과 설계 단계부터 전문적이고 충실한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며 관련 제도를 지속적으로 살펴나가겠다고 밝혔다.
건설사고가 발생한 뒤 원인과 책임을 따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필요한 것은 설계와 계획 단계에서 위험 요소를 찾아내 사고 가능성을 줄이는 것이다.
이번 조례 개정으로 전문가 참여의 문은 넓어졌다. 이제 서울시가 보여줘야 할 것은 ‘위원 330명’이라는 숫자가 아니라 확대된 전문가 집단을 어떻게 활용해 설계 오류와 기술적 위험을 사전에 걸러낼 것인가다. 위원 확대가 단순한 조직 규모 확장이 아니라 공공 건설사업의 안전과 품질을 높이는 실질적인 심의 강화로 이어지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