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소는 3천원, 백화점은 3만원…가격 차이는 어디서 오는가

정민오 기자 발행일 2026-09-29 07:17:00 댓글 0
같은 공장, 다른 가격? 소비자가 알아야 할 OEM 제품의 진실
[데일리환경=정민오 기자] "이거 다 같은 공장에서 만든 거 아니야?"

생활용품이나 화장품, 패션잡화 등을 구매하다 보면 한 번쯤 들어봤을 말이다. 실제로 일부 제품은 같은 제조사에서 생산된 뒤 서로 다른 브랜드 이름을 달고 판매되기도 한다. 그런데 소비자 입장에서는 비슷해 보이는 제품이 다이소에서는 수천 원, 백화점에서는 수만 원에 판매되는 모습을 보며 의문을 품게 된다.

과연 누군가는 폭리를 취하고 있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반드시 그렇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한다. 제품 가격에는 단순한 제조원가 외에도 다양한 요소가 반영되기 때문이다.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은 브랜드 기업이 제품을 기획하고 제조는 전문 생산업체에 맡기는 방식이다. ODM은 여기에 제품 개발과 설계까지 제조사가 담당하는 형태를 말한다. 최근 화장품, 생활용품, 건강식품, 의류 등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되고 있다.

소비자들이 흔히 오해하는 부분은 "같은 공장 생산=같은 제품"이라는 인식이다.

실제로는 같은 공장에서 생산되더라도 원료 구성, 품질 기준, 검사 절차, 포장재, 디자인, 고객 서비스 수준 등이 달라질 수 있다. OEM 업계에서는 원재료와 포장 사양, 인증 절차 등에 따라 단가가 수 배 이상 차이 나는 경우도 흔하다고 설명한다.

유통 구조 역시 가격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백화점 입점 브랜드는 매장 임대료와 판매수수료, 인테리어 비용, 판촉 행사비, 판매 직원 인건비 등을 부담한다. 과거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에서는 일부 브랜드 제품의 경우 백화점 수수료와 판매 인력 비용 등 유통 관련 비용이 소비자가격의 절반 수준에 달하는 사례도 확인됐다.

반면 다이소나 대형 할인점은 대량 구매와 단순한 유통 구조를 기반으로 가격을 낮춘다. 동일 카테고리 상품이라도 광고비와 브랜드 마케팅 비용을 최소화하고, 단일 디자인이나 대량 생산 방식을 적용해 원가를 절감하는 경우가 많다.

브랜드 가치 역시 가격 형성에 영향을 준다.

소비자는 단순히 물건 자체뿐 아니라 브랜드 이미지, AS 서비스, 교환·환불 정책, 매장 경험, 신뢰도 등에 대해서도 비용을 지불한다. 제조보다 마케팅과 유통에 집중하는 OEM 산업 구조가 발전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물론 모든 가격 차이가 합리적인 것은 아니다.

한국소비자원과 공정거래위원회는 과거 여러 품목 조사에서 과도한 유통마진이나 복잡한 유통구조가 소비자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결국 소비자에게 필요한 것은 '비싸면 무조건 좋다'거나 '싸면 모두 같은 제품'이라는 단순한 판단이 아니다.

▲ 제품의 이해를 돕기위한 AI 제작 이미지


그렇다면 소비자는 어디에서 구매하는 것이 현명할까.

전문가들은 가격만으로 제품의 가치를 판단하기보다 자신의 소비 목적에 맞는 선택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저렴한 가격과 실용성을 중시한다면 대형 생활용품점이나 온라인 채널이 합리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반면 품질 보증, 브랜드 신뢰도, 사후서비스(AS), 매장 체험 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할 이유도 존재한다.

소비에는 제품 가격뿐 아니라 시간과 이동 비용도 포함된다. 몇 천 원을 아끼기 위해 먼 거리를 이동하거나 여러 매장을 방문하는 것이 오히려 비효율적일 수 있으며, 반대로 가까운 곳에서 필요한 물건을 한 번에 구매하는 것이 더 경제적인 선택이 될 수도 있다. 최근에는 소비자들이 가격뿐 아니라 접근성과 구매 편의성까지 함께 고려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

결국 같은 공장에서 생산됐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제품이 동일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또한 높은 가격이 반드시 더 나은 품질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제조사 정보와 성분, 품질인증, AS 정책 등을 꼼꼼히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가격표 뒤에 숨은 제조 방식과 유통 구조를 이해하고, 자신의 소비 패턴과 구매 환경에 맞는 선택을 하는 것. 그것이 보다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소비의 첫걸음일 것이다.

정민오 기자 endail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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