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구(구청장 김성환)가 여름철 냉방 에너지를 절약하고 심신 안정을 위해 학교 공공청사 벽에 설치한 녹색커튼이 주목받고 있다.

아직도 최고 기온 30도를 넘어가고 있는 늦더위에 학교와 관공서들이 녹색식물 커튼을 조성해 실내온도를 낮추고 아름다운 경관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노원구는 지난 6월 중계2,3동과 상계2동, 상계3,4동, 상계10동 주민센터와 노원정보도서관, 어린이도서관에 녹색커튼을 조성했다. 녹색커튼은 건물 남향 위주로 설치했으며 개소당 300~400여만 원을 투자했다.

추가로 구는 1천 500만원을 들여 태랑중학교, 월계초등학교, 상원초등학교 교실에 녹색커튼 설치를 지원했다. 외벽에 심은 식물은 나팔꽃과 풍선초로 1층 바닥에 대형 화분들을 놓고 줄기가 높이 올라갈 수 있도록 화분에서 2~3층 발코니까지 연결되는 줄을 맸다.

풍선초가 줄을 감아 올라가며 자라 점차 이파리가 넓어져 벽에 깔린 잔디처럼 햇빛을 가려줬다. 이로 인해 실내 온도도 2~3도 낮아졌다.

실제로 구에서 열화상 카메라로 측정한 결과 녹색커튼을 설치한 외벽의 온도는 41.4도인 반면 커튼이 설치되지 않은 벽면은 51.7도였다. 실내에서 온도를 측정한 결과도 비슷했다. 녹색커튼이 설치된 민원실은 33.8도였으나 설치되지 않은 창가는 41.6도로 뜨거웠다.

전기료도 마찬가지다. 중계2,3동 주민센터는 지난해보다 올해 훨씬 더 냉방을 많이 했음에도 불구하고 전기료는 지난해 7월보다 올해 7월 요금이 730원 정도로만 증가하는 데 그쳤다.

태양중학교에서 근무하는 서 선생님은 “푸른 잎사귀 덕분에 눈이 부시지 않아 좋고 교실이 직사광선 때문에 더웠는데 녹색커튼 때문에 많이 시원해졌다”고 말했다.

또 중계 2·3동 주민센터를 자주 찾는 염 통장은 “예전엔 콘크리트라 삭막했는데 동·주민센터가 녹색으로 덮여 시원하고 청량감 있어 보기 좋다. 직원들도 더 활기차 보이고 편안해 보인다”고 말했다.

구는 온도 측정결과와 주민들의 호응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구청 벽면에도 녹색커튼을 조성하고 장기적으로 경찰서, 우체국, 사회복지시설 등 다중이 이용하는 시설로 확대 보급할 계획이다.

더불어 구는 구청 청사를 녹색과 건강이 어우러진 테마청사로 조성하기로 했다. 식물들이 좋은 공기를 뿜어내 청사 내 공기 정화효과가 있고 민원인과 직원들에게도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할 것을 기대했다. 1층 로비를 비롯해 6층 휴게공간을 실내정원으로 꾸미고 옥상에는 친환경 텃밭을 조성할 계획이다.

김성환 노원구청장은 “전기료 때문에 에어컨도 제대로 틀지 못하는 교실이 많다는데 녹색커튼이 다소 숨통을 틔울 수 있는 좋은 대안이 되고 있다”며 “마을에서 실천하는 친환경 운동이 지구온난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작은 씨앗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