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3남 김동선(28)씨가 또 취중 폭행 물의를 일으켰다. 김씨는 지난 1월에도 만취 후 폭행한 것으로 집행유예를 받은 상태여서 이번 사건이 법적 공방으로 이어진다면 가중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 9월 한 대형 로펌 소속 신입 변호사 10여 명과 친목 모임을 가졌다가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만취해 변호사들에게 막말을 하고 주먹을 휘두르는 등 ‘갑질’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씨는 이 자리에서 변호사들에게 “너희 아버지 뭐하시느냐”라고 묻는가 하면 “날 주주님이라고 부르라”, “허리 똑바로 펴고 있어라”, “존댓말 써라” 등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의 이 같은 모습에 일부 변호사들은 일찍 자리를 떴고 남은 변호사들은 김 씨를 부축해 데리고 나가다가 뺨을 맞거나 머리채가 붙잡히는 등 봉변을 당했다.
◆ 변협, 김씨 형사 고발 강경 입장
대한변호사협회에서는 형사 고발까지 하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내비쳤다.
김현 대한변협 회장은 “김동선 씨 사건에 대해 윤리팀을 중심으로 진상조사를 시작했다”며 “한화에 공문을 보내 정확한 사건 경위를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피해를 당한 변호사들이 김 씨에 대한 민사상 손해배상 소송을 내도록 권유할 생각”이라며 “폭행이나 상해 등 혐의로 김 씨를 고발할 것”이라고 했다.
경찰도 김 씨의 변호사 폭행 사건을 21일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배당하고 사실관계 확인에 착수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언론보도 등을 통해 알려진 피해 변호사들과 접촉을 시도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보도내용에 따르면 김 씨에게 폭행 및 협박 혐의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두 죄목 모두 반의사불벌죄(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죄)이므로 피해자들의 의사를 먼저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한화 3남 김동선 공식 입장 발표…"도가 지나친 언행, 엎드려 사죄"
이 일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김 씨는 21일 만취 상태에서 변호사들에게 막말과 폭행을 한 것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한화그룹에 전달해 “피해자분들에게 엎드려 사죄하고 용서를 빈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견디기 어려운 아픈 마음을 가지고 계셨을 것을 생각하니 정말 죄송스럽고 지금의 저 자신이 싫어질 뿐”이라며 “기회를 준다면 일일이 찾아뵙고 저의 잘못을 진심으로 사죄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김 씨는 언론에 보도된 내용에 대해 “오늘 보도된 내용을 보니 당시 제가 깜짝 놀랄 만큼 도가 지나친 언행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진작에 엎드려 사죄를 드렸어야 할 일을 까마득히 모르고 지냈다는 사실과 이제 와서 이 일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당황스럽다”고 심경을 밝혔다.
아울러 “자숙의 시간을 보내야 할 제가 물의를 일으켜 더욱 더 면목이 없다”며 “제가 왜 주체하지도 못할 정도로 술을 마시는 지 또 그렇게 취해서 왜 남에게 상처를 주는 행동을 하는지에 대해 깊이 반성하며 적극적으로 상담과 치료를 받아 다시는 이런 일이 절대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늦게라도 저의 행동을 지적해 주신 것을 감사드리며 이번 기회에 제 자신을 진지하게 돌아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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