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들의 각별한 ‘스포츠 사랑’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16-05-26 09:38:54 댓글 0
정몽구 양궁, 최태원 핸드볼, 김승연 사격 ‘열정적인 지원’

재계 총수들의 스포츠 사랑은 각별하다. 우리나라 재벌 그룹 상당수는 많게는 수십 년 전부터 인기 스포츠를 육성하는 데 물심양면 힘을 쏟는다. 특히 삼성, 현대 등 주요 그룹 오너와 그 일가는 주요 경기를 직접 관전하며 선수들에 대한 응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고 있다.


정몽구 회장의 양궁 사랑


기업 총수들은 프로와 아마추어를 가리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종목을 열성적으로 응원한다. 구단주로서 스포츠단을 지원하는가 하면 통 큰 결단으로 비인기 종목 경기장을 지은 오너도 있다.


현대차그룹에선 정의선 부회장이 양궁을 집중 지원 사격하고 있다. 양궁은 현대차의 정몽구 회장이 1985년부터 1997년까지 4차례나 회장직을 맡아 지원을 시작한 이래 아들 정 부회장이 뒤를 이어 27년째 양궁선진화에 힘쓰고 있다.


현대차에서 지금까지 400억원 가까이 재정을 지원한 것뿐만 아니라, 훈련법 개발, 심리요법, 장비개발 등 경기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한 결과 1984년부터 2008년까지 7번의 올림픽을 거치며 양궁에서 지금까지 거둬들인 메달만 금 16, 은 9, 동메달 5개 등 30개에 달한다고. 특히 정 회장의 양궁 사랑은 재계에서도 유명한데 세계 대회가 열릴 때마다 직접 경기장을 찾아가 선수들을 격려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 런던올림픽 당시 양궁 여자 개인전 결승이 열린 지난 2012년 8월2일 연장전에서 극적으로 금메달을 딴 기보배 선수가 관람석으로 뛰어가 정의선 부회장과 포옹하며 금메달의 기쁨을 뜨겁게 나눈 것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당시 런던올림픽에서 한국 양궁은 금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따며 전통적인 ‘효자종목’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한국 양궁이 세계 최강으로 우뚝 설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정 부회장과 현대자동차그룹의 20년에 걸친 후원이 있었던 것이다.


최태원 회장의 스포츠사랑



▲ 최태원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핸드볼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 최 회장의 스포츠 사랑은 이미 재계에서도 유명해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다. 최 회장은 성장기 시절부터 스포츠를 접해 지금까지도 운동을 즐긴다.


그 중에서도 핸드볼 사랑은 각별하다. 최 회장이 2008년 협회장에 취임한 이래, 2011년 434억원의 예산을 지원하여 국내 최초 핸드볼 전용 경기장을 설립했다. 해체위기에 놓였던 용인시청 여자핸드볼팀을 인수해 실업팀을 창단하는가 하면, 핸드볼발전재단을 설립해 지금까지 1000여 명의 학생이 장학금을 받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최 회장의 적극적인 후원으로 지난 런던올림픽에서 한국 여자핸드볼팀은 세계 최정상팀들을 격파하는 등 승승장구하며 ‘우생순 신화’를 만들기도 했다.


최 회장은 프로야구에도 관심이 많다. SK와이번스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때면 잊지 않고 야구장을 찾는 모습이 종종 보이곤 했다. 과거 SK와이번스의 한국시리즈 축하연에도 참석했으며, 선수들의 헹가래를 받기도 했다.


SK는 비인기 종목인 펜싱도 지원을 하고 있다. 펜싱은 SK가 2003년부터 대한펜싱협회 회장사로 활동한 이래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다. 우수선수를 발굴하고 기량향상 지원과 국제대회 유치 등 펜싱 발전을 적극 후원한 결과, 2005년 세계선수권대회 여자플러레 단체전 우승, 2008년 올림픽 여자선수 최초 은메달, 2012년 아시안게임 금메달 7개 획득 등 세계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런던올림픽에서도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3개를 목에 걸며 ‘펜싱코리아’의 위용을 유럽에 보여주기도 했다.


▲ 김승연회장

김승연 회장의 사격사랑


한화그룹은 ‘사격’을 지원하고 있다. 런던올림픽에서 쾌거를 거둔 후 지금까지 사격에 대한 한화그룹의 사랑은 각별한 것으로 알려진다. 사격의 발전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변함없는 애정과 후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것이 스포츠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김 회장의 사격사랑은 이미 오래전부터 계속돼왔다. 김 회장은 지난 2001년 ‘갤러리아사격단’을 창단한 후 10년간 80억원의 사격발전 기금을 지원하는 등 남다른 ‘사격사랑’을 보여왔다. 지난 2008년에는 ‘한화회장배전국사격대회’를 창설하며 비인기 종목인 사격 활성화에 기여했고, 종이표적보다 3배 비싼 전자표적을 도입해 선수들이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했다.


김 회장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지난 2002년 38명(국가대표 31명, 지도자 7명)에 불과했던 선수·지도자 수는 2배 이상 늘었다. 이 같은 후원을 반영하듯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은2, 동1개로 국가별 사격 종합 순위 11위를 기록했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진종오 선수가 올림픽 16년 만에 금메달을 획득, 세계 사격랭킹 6위에 오르는 쾌거를 올렸다. 런던올림픽에선 금3, 은1개를 기록했다.


그러나 비인기 스포츠를 후원하는 기업들의 자세가 좀 더 적극적으로 바뀔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스포츠 후원으로 쓴 예산이 정부 체육예산의 절반을 넘긴 하지만, 이 가운데 70%가 인기 종목인 프로 선수단 운영에 들어가 비인기 종목에 대한 투자는 30%에 머물고 있다는 분석이다.


비인기 종목을 바라보는 기업의 시선이 단순한 지원이 아니라 투자라는 차원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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