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란한 빈수레’ 대기업 ‘청년 일자리 대책’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15-08-26 09:53:57 댓글 0
너도나도 “일자리 창출” 알고 보니 인턴·직무교육만 ‘수두룩’

대기업들이 허울뿐인 청년 일자리 대책을 내놓고 생색만 내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 이들 기업이 강조한 2만, 3만 청년 일자리 대부분은 직접고용이 아닌 인턴·직무교육·창업지원·컨설팅 등이 전부라는 것. 일각에선 대기업들이 실효성 없는 대책만 내놓고 있다는 지적이다.



“무늬만 청년 일자리 창출”


청년실업이 큰 사회문제로 떠오르면서 일부 대기업들은 지난 8월 이후 역대 최대 규모인 10만여 개의 일자리 창출 계획을 발표해 재계의 눈길을 끌었다. 앞서 정부가 ‘청년 일자리 기회 20만+ 프로젝트’를 발표에 대한 화답이었다.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지난 8월17일 향후 2년 동안 1000억원 규모로 모두 3만명에게 청년 일자리 및 교육기회를 제공하는 내용의 ‘청년 일자리 종합 대책을 발표했다. 또한 계열사 신규 투자로 1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현대자동차그룹 역시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인 1만500명 채용 계획을 발표했다. 여기에 현대차그룹의 1차 협력사도 ‘2015 현대기아차 협력사 채용박람회’를 통해 1만7000명을 신규 채용 추진할 예정이다.



SK그룹은 ‘고용 디딤돌’과 ‘청년 비상’ 프로그램을 통해 내년부터 2년간 4000명의 인재를 육성하고, 2만명의 창업교육을 지원해 미국 실리콘밸리까지 진출시키겠다는 복안을 발표했다. 한화그룹도 하반기 고용 창출 규모를 상반기 대비 2배 가까이 확대하는 것을 시작으로 오는 2017년까지 모두 1만7569명의 청년 일자리 창출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약 800명 규모로 예정하고 있는 채용 전제형 인턴도 1000명까지 확대하고, 연구개발(R&D분야) 등에서도 33명의 대졸 공채가 진행된다.



최근 ‘왕자의 난’을 겪은 롯데그룹은 지난 8월7일 일자리 창출 계획을 발표했다. 롯데그룹은 오는 2018년까지 신입사원, 인턴사원을 포함해 2만4000여명을 청년 정규직으로 신규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효성그룹도 오는 10월부터 전주탄소창업보육센터를 활용해 청년 사업가 1000여명의 창업을 지원한다.


이처럼 각 기업들마다 일자리 창출 계획을 발표했지만 정부의 눈치를 보며 내놓은 ‘보여주기 식 대책’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각 기업마다 수만명의 청년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대대적인 발표를 했지만 실제 계획을 들여다보니 직접고용 형태보다 대부분이 취업을 지원하는 정도에 그쳤기 때문이다.


대기업들이 발표한 계획대로라면 2년간 무려 10만개의 일자리가 생긴다. 그러나 현재까지 순수 증가한 인원은 6만명 남짓이고, 직접고용 형태가 아닌 ‘인턴’ 및 ‘취업·창업교육’이라는 것이다. 재계에 따르면 실제 삼성, SK 등에서는 창업컨설팅 및 직무교육 인원이 대부분을 차지했고 일부 그룹의 직접채용 인원에는 인턴사원까지 포함됐다.


이에 대해 재계 전문가들은 “대기업의 고용 기피 현상은 이미 오래전부터 지적 받아왔으며 ‘생색내기용’ 고용창출이 아닌 사회적 책임이 절실히 요구되야 하는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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