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특위 野 “검찰, 증거 위조의혹 ‘김앤장’에 면죄부줬다”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16-09-06 20:56:20 댓글 0
홍익표·이훈·정춘숙·송기석 등 반발

국회 가습기살균제 사고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이 최대 가해업체인 옥시레킷벤키저(옥시·현 RB코리아)의 증거 위조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김앤장 법률사무소의 변호사들에 대해 검찰이 무혐의 처분하기로 한데 대해 “명백한 증거에도 검찰이 면죄부를 준 것”이라고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이훈 정춘숙 의원과 국민의당 송기석 의원들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런 검찰의 행태는 가습기살균제 사건의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가해자들을 엄벌에 처하라는 국민적·시대적 요구에 역행하는 것”이라면서 이같이 비난했다.


지난 2011년 조명행 서울대학교 교수는 옥시로부터 의뢰를 받아 가습기 살균제의 안전성 검증을 했는데 금품을 받고 옥시에게 유리한 쪽으로 보고서를 작성한 사실이 드러나 구속 기소됐다.


이 과정에서 조 교수가 실험 중간결과와 최종결과를 옥시에 설명하는 자리에 김앤장 변호사가 동석한 사실이 알려졌다. 조 교수는 구속된 후 “실험 전 과정에 김앤장 변호사가 관여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9일 “중간발표에 가습기살균제의 유해성이 담겨 있었으며 김앤장은 관련 내용이 포함된 자료 전부를 전달받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김앤장은 2014년 강남경찰서에 중간실험 결과와 반대되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검찰은 김앤장이 옥시 요구에 따라 실무적 역할을 했을 뿐 조작행위를 주도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앤장이 변호사법과 변호사윤리장전을 위반했다는 비난이 끊이지 않고 있어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홍 의원은 “(지난 달 29, 30일 진행된) 국정조사 (청문회를) 통해 김앤장은 가습기살균제 유해성에 대해 이미 4년 전 충분히 알고 있었고, 최종 결과보고서가 위조된 사실을 알고 있었다”며 “그럼에도 수사기관에 위조된 보고서를 제출, 수사에 혼선을 줬다”고 강조했다.


홍 의원은 “이를 알면서도 검찰이 가습기살균제 청문회가 끝나자마자, 그것도 주말에 기습적으로 이와 같은 잠정 결론을 내린 것은 국회를 무시한 행위이자, 국민들을 기만한 행태”라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김앤장의 옥시 연구결과 조작 및 증거은폐에 대해서는 의혹이 제기된 수준이지만, 위조된 증거를 사용한 것은 명백히 밝혀진 사실”이라며 “검찰은 옥시의 증거은폐에 가담한 사실이 없다는 이유로 김앤장의 책임을 교묘히 덮어줄 것이 아니라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훈 의원도 “특위 청문회를 지켜봤다면 진상규명 과정이 왜 이렇게 지지부진했고 누가 나서서 진실을 왜곡하고 호도했는지 잘 알게 됐을 것”이라며 “김앤장 변호사들이 작전을 짜고, 전략을 짜고 옥시의 책임을 면해주는 과정이 도를 넘어 섰다. 잘못된 방식과 조작된 증거를 갖고 희생자들을 얼마나 힘들게 했는지 봤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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