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 쓰레기매립장이었던 서울월드컵공원 주변이 환경·생태공원으로 거듭나고 있다.
서울시는 월드컵공원의 생태계 모니터링 결과 2000년 공원 조성 전 559종에 불과하던 동식물이 지난해 1557종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고 9일 밝혔다.
시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 식물, 야생조류 등 6개 분야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공원 조성 전 271종이던 식물은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687종으로 늘어났다. 억새, 모감주나무 등 353종은 공원 생태계 다양성을 위해 식재한 것들이지만 서울시보호종인 참통발, 긴병꽃풀 등은 자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늘공원 억새에 기생하는 특이식물 야고 등도 자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식물생태계의 건강성을 가늠해볼 수 있는 귀화식물은 공원 조성 직후인 2003년 116종(귀화율 27.8%)에서 98종(귀화율 14.3%)으로 줄었다.
열악한 토양환경에도 적응력이 강한 상수리나무와 일년에 1m 이상 성장하고 있는 꾸지나무를 중심으로 숲이 만들어지고 있다. 앞으로 가시박, 단풍잎돼지풀 등 생태계교란식물을 제어하는 역할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야생조류는 2000년 33종에서 지난해 75종으로 늘어났다. 박새, 물까치 등 텃새가 가장 많지만 겨울철에는 되새, 밀화부리 등 철새들이 많이 찾아온다. 가을철 이동기에는 중간기착지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황조롱이, 붉은배새매 등 천연기념물 4종과 새호리기, 새매 등 멸종위기종 5종, 오색딱따구리, 꾀꼬리 등 서울시보호종 7종이 발견됐다.
멸종위기종 맹꽁이는 하늘공원과 노을공원을 중심으로 수백 마리가 서식하고 있다. 월드컵공원에서는 맹꽁이 보호를 위해 인공습지를 조성하고, 서식처 이전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이밖에 참개구리, 청개구리는 공원 전 지역에서, 한국산개구리(한반도 고유종)와 옴개구리는 난지연못~난지천 수계에 서식하고 있다.
육상곤충은 2003년 233종에서 지난해 483종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유리창나비, 자실잠자리 등 32종이 새롭게 추가됐다.
한국고유종 꼬리명주나비는 난지천 하류 쥐방울덩굴 군락지에서 집단 서식하는 것이 확인됐다. 향후 시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시민들이 꼬리명주나비를 볼 수 있도록 서식처 확대 사업을 검토해 나갈 예정이다.
이 밖에도 63종이 발견된 버섯은 연속출현종 비율이 10% 미만으로 매년 다양한 버섯이 나타나고 있다. 거미류는 93종이 출현했다.
김종근 서부공원녹지사업소장은 “쓰레기매립지에서 서울시의 생태보고로 되살아나고 있는 월드컵공원의 생물종다양성을 더욱 증진시키기 위해 생태숲 만들기, 야생동물 서식환경 개선 등 다양한 생태복원 활동을 지속적으로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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