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년간 통제1급 보안시설 ‘문화비축기지’ 내달 1일 시민품으로

강완협 기자 발행일 2017-08-24 13:09:57 댓글 0
축구장 22개 크기 14만22㎡ 규모에 공연·전시 등 복합문화공간 변신
▲ 문화비축기지 공사 전(좌)과 공사 후.

서울 마포 상암 월드컵경기장 서측의 완만한 매봉산 자락에 자리한 1급 보안시설로 41년간 일반인의 접근과 이용이 철저히 통제됐던 마포 석유비축기지가 연중 축제와 공연, 전시가 열리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 내달 1일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다.


서울시는 2년여에 걸친 공사의 마무리 작업이 한창인 ‘문화비축기지’ 내부를 24일 언론에 공개하고, 각 시설별 문화·축제 프로그램과 관리방안 등 향후 운영계획을 소개했다.


마포 석유비축기지는 지난 1973년 중동전쟁으로 촉발된 1차 석유 파동(Oil Shock)에 국내 경기가 위기를 맞자 유사시 안정적인 석유공급 위해 시가 국고보조금으로 건설했다.


건설 당시부터 1급 보안시설로 지정돼 일반인의 접근이 철저히 통제됐으며 ‘2002 한일 월드컵’ 개최를 위해 상암 월드컵경기장을 건설하면서 위험시설로 분류돼 2000년 11월 폐쇄됐다. 이후 일부 부지만이 임시주차장으로 사용되면서 10년 넘게 사실상 버려지고 방치됐다.



서울 지하철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에서 도보로 약 7분 거리에 위치하고 있는 문화비축기지는 축구장 22개와 맞먹는 규모의 면적 14만22㎡ 부지 가운데에 공연, 장터, 피크닉 같은 다양한 활동이 가능한 열린공간이 자리한다. 그 주변으로 6개의 탱크가 둘러싸고 있다.


가솔린, 디젤, 벙커씨유 같은 유류를 보존하던 기존 탱크들은 최대한 외부 원형을 살려 복합문화공간, 이야기관 같은 복합문화시설로 재생됐다.


뉴욕 애플스토어 같은 유리돔(T1), 기존 탱크의 철재를 모두 제거해 만든 공연장(T2), 탱크 상부 구멍을 통해 쏟아져 들어오는 햇빛이 마치 숲속에 온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하는 공간(T4)까지 문화비축기지만의 독특한 공간 특성을 활용한 구조물이 눈에 띈다.


기존 탱크 원형 그대로를 살려 송유관 등 석유비축기지 조성 당시 모습을 볼 수 있는 공간(T3)과 1·2번 탱크에서 걷어낸 철판을 내·외장재로 재활용하고 조립해 카페, 회의실, 강의실 등을 새롭게 만들어낸 커뮤니티센터(T6)도 눈여겨 볼만하다.


문화비축기지를 설명하는 또 하나의 키워드는 ‘친환경’이다. 기지 내 모든 건축물은 지열을 활용한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냉·난방을 해결한다. 화장실 대소변기와 조경용수는 각각 중수처리시설(30톤)과 빗물저류조(300톤)를 통해 생활하수와 빗물을 재활용한다.


시는 9월 1일 개원 이후부터 연말까지 프로그램을 운영할 40개 팀을 이미 선정 완료했다. 마을·문화·예술·생태 등 다양한 분야로 구성됐으며 3개월간 시민시장, 음악축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고인석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장은 “재생이라는 시대적 흐름에 맞춰 철저히 통제되던 산업화시대 공간을 문화공간으로 조성해 시민에게 돌려드릴 것”이라며 “문화비축기지가 도시재생의 대표적인 명소로 기억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윤종 서울시 푸른도시국장은 “문화비축기지는 쓰임을 다한 산업화시대 유산을 역사와 문화의 숨결은 보존하면서 새로운 쓰임으로 전환하는 도시재생의 대표모델이자 친환경 랜드마크”라며 “41년간 시민과 단절됐던 공간이 문화공원으로 다시 태어남으로써 사람이 모이고 지역경제도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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