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경R&D의 진행·중단 여부를 결정하는 평가위원단 후보 절반 이상이 사망, 연락두절 등 사실상 활용 불가능한 유령후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강병원 의원(더불어민주당, 서울은평을)이 24일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하 기술원) 국정감사에서 기술원의 평가위원단 평가위원 후보자로 등록된 전문인력 후보자 총 1만4837명 중 7699명(52%)은 전혀 활용하지 못하는 유령후보라고 지적했다.
이들 유령후보 7699명 가운데는 출장 등으로 참여가 어려운 한시보류자가 997명, 사망·평가참여비우호적·장기간 연락이 두절된 영구보류자가 6702명이다. 심지어 평가위원 후보군에 등록된 전문가 중 중복된 인물도 있었다.
기술원이 환경R&D를 관리해야 하는 위원단의 관리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기술원에 따르면 평가위원 후보는 연구관리시스템(Eco-PLUS)을 통해 관리되고 있는 평가위원단 풀(pool)에서 무작위로 추출된다. 추출된 후보의 3배수 가량의 후보군을 도출해 환경부에 제출하게 된다. 이후 환경부는 제출받은 후보 중 우선순위를 선정해 기술원에 통보하고 이들이 평가위원으로서 평가를 진행하게 된다.
기술원의 평가위원단 부실 관리는 환경R&D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
강 의원이 기술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1년부터 현재까지 종료된 총 836건의 과제 중 84 건이 중단 또는 실패했다. 금액으로는 정부 출연금만 따져도 709억원에 달한다.

세부적으로는 중간평가를 통해 중단된 사례가 26건, 최종평가 결과 실패로 평가된 것이 10건, 연구비의 용도외 사용이 18건 등으로 조사됐다.
지난 8월 환경부의 기술원의 환경R&D 관리실태 감사에서도 기술원의 평가위원회 구성 운영이 부적정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받았다.
강 의원은 “기술원 책임 하의 연구과제의 중단 및 실패로 낭비한 혈세는 다름 아닌 국민들의 것”이라며 “기술원 내 평가위원 후보군에 사망자가 있는 것을 조사하고 놀랄 수밖에 없었다. 본인들의 관리체계조차 엉망인데 어떻게 천문학적 예산이 투입되는 국가적 환경연구를 지원할 셈인지 모르겠다”라고 꼬집었다.
강 의원은 또 “이미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평가 후보단의 자격 검증을 철저히 하고 후보위원에 대한 각종 데이터를 현행에 맞게 갱신하여 후보군 관리를 해 실종된 자정능력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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