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전하고 푸른 도시’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고 있는 서초구가 가장 중요한 현장의 관리감독에는 뒷짐을 지고 있어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이로 인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서초구민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서초구 방배동의 한 신축공동주택 건설현장. 이곳은 지하 1층~지상 9층, 57가구 규모로 내년 9월 준공을 목표로 공사가 한창이다.
지난 9일 현장은 공동주택 신축을 위한 레미콘 타설 공사가 한창이었다. 겉으로는 여느 신축 공동주택 건설현장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현장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모든 게 엉망 그 자체다. 소규모 현장이어서 관할 구청의 관리 감독이 허술하다는 점을 악용해 공사가 진행중임이 취재 결과 드러났다.
특히 이날 현장은 레미콘 타설을 위한 도로 점용 등의 허가도 받지 않은 불법 공사를 강행하고 있었다.

기자가 우연히 현장을 지나다 레미콘 타설과 관련해 어떠한 안내 고지문도 없어 이를 지적하자 부랴부랴 안내 표시을 내걸었는데 어딘 지 급히 조작한 흔적이 역력했다.
서류의 확인이 필요했다. 서류에는 레미콘 타설을 위한 도로점용 허가 일자가 8일과 10일 이틀이었다. 결국 레미콘 타설을 위한 도로 점용을 받지 않고 공사를 강행하고 있었던 사실이 드러났다.

관할 구청의 허술한 관리 감독의 맹점을 이용한 공사였던 것. 엄연히 불법이다.
또 현장은 레미콘 타설을 위해 도로 양쪽을 완전히 막고 공사를 진행하고 있었는데 안전이나 교통 통제를 위해 배치해야 할 현장의 통제인력은 단 한명도 없었다.
현행 국토부 고시나 산업안전보건법 등 관련법에 따르면 도로를 막고 공사를 진행할 경우 행정관서에 도로점용허가를 받은 후 보행자와 현장의 안전을 위해 안전모 등 기본적인 보호장구 등을 갖춘 안전요원이 도로 양쪽에 배치돼 통제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현장은 기본적인 안전규정마저 외면하고 공사를 강행하고 있었다.

특히, 도로 양쪽을 완전히 막고 공사를 하다 보니 이곳을 통행하기 위해 주민들은 공사가 한창인데도 위험하게 공사 중장비 사이를 수시로 오가는 등 위험천만한 장면을 연출하고 있었다.
하지만 공사 관계자들은 누구 하나 이를 제지하거나 안내하지 않았다.
또한 현장의 환경관리도 엉망이다. 레미콘 타설시 시멘트 슬러지와 폐수 등이 주변 도로나 하수구 등으로 흘러들어 하수구를 막거나 오염시킬 우려가 있어 반드시 방수포 등을 깔고 공사를 진행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현장은 방수포를 형식적으로만 설치해 레미콘 슬러지와 폐수가 주변 도로까지 그대로 유출되는 등 주변을 오염시키고 있었다.
세륜세차 시설도 제대로 가동하지 않아 공사장을 오가는 차량들로부터 공사현장 묻어 나온 각종 토사와 슬러지가 주변 도로로 그대로 비산되고 있었다.
관할 서초구청 관계자는 “공사 업체가 레미콘 타설을 위한 도로 점용허가 일시를 어기고 공사를 강행한 것은 잘못”이라며 “이 부분에 대해 현장 확인 후 행정처분을 내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