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오너 일가 ‘갑질’ 횡포 만연…처벌 촉구 여론 거세져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18-04-17 21:17:57 댓글 0
박창진 전 대한항공 사무장 “아직도 극심한 고통 시달리고 있다”
▲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

대한항공 조현민 전무가 ‘물 뿌리기 갑질’ 논란으로 대기발령 조치를 받은 가운데 대한항공 전 기장들이 오너 일가의 갑질에 대해 폭로하고 나섰다.

17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는 정의당 심상정 의원, 박창진 전 대한항공 사무장, 전국공공운수조합 등이 대한항공 오너 일가의 갑질과 관련 철저한 진상규명과 처벌 조치 등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심 의원은 조현아 전 부사장의 ‘땅콩 회항’ 사건을 예로 들며 “당시 조 전 부사장을 제대로 처벌했다면 이번 조 전무의 갑질은 또다시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항공사업법·항공안전법상 외국인이 국내 항공사의 등기임원이 될 수 없는데도 조 전무가 6년 동안이나 진에어 등기임원으로 있었다”며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또한 박 전 사무장은 “당시 조현아 전 부사장은 ‘갑질’로 국민들의 분노를 일으켜 구속수사를 받았지만 시간이 흐른 후 결국 다른 계열사 임원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그러나 피해자인 저는 아직도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심상정 의원은 “항공재벌 내부감시와 내부혁신을 위해서는 노동조합이 필수적”이라며 “정부는 필수 공익이란 명목으로 노동조합을 제약하는 족쇄를 풀어야 한다. 항공분야의 공익보호를 위해 자유로운 노조활동을 보장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뿐 아니라 대한항공에서 약 7년 간 기장으로 근무했던 A씨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대한항공 직원이라면 조 전무 등 총수 일가가 항상 그래 왔다는 걸 알기 때문에 이번 조현민 전무의 갑질과 관련한 논란을 듣고 크게 놀라지 않았다”며, “이는 개인의 문제가 아닌 ‘금수저’로 태어난 사람들과 관련된 사회 구조적 문제”라고 꼬집었다.

대한항공에서 10년 이상 기장으로 근무한 B씨도 “사내에 통합커뮤니케이션실이라는 부서를 통해 직원의 SNS를 일일이 사찰했다”고 폭로하며, “자신들의 뜻과 맞지 않으면 글을 내리라고 한다. 예전에 회장 욕을 쓴 직원을 정직시켰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측은 “통합커뮤니케이션실 SNS 팀은 대한항공 사랑나눔 일일카페, 당사 주요 시설 견학행사 등 SNS 팬들과 온라인 및 오프라인에서 소통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며 “2만 명이 넘는 직원의 SNS 계정을 확인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이어 “허위 사실 유포와 관련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는 경찰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본사 대기 발령 조치를 받은 상태다.

대한항공은 “경찰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회사 차원에서 적절한 조치를 추가로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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