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0년 이후 인류가 겪은 재해가 7300여건으로 직전 20년보다 7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해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기후와 연관된 재해가 급증한 탓으로 인류 스스로 지구를 사람이 살기 어려운 곳으로 바꾸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유엔 재난위험경감사무국(UNDRR)이 13일(현지시간) '세계 자연재해 감소의 날'을 맞아 발간한 보고서를 보면 2000년부터 작년까지 7348건의 '대규모 자연재해'가 발생했다. 이는 1980~1999년 4212건보다 74.5%(3136건) 늘어난 것이다.
여기서 대규모 자연재해는 재해로 10명 이상 사망했거나 100명 이상이 영향받았다고 보고된 경우, 국가 비상사태가 선언된 경우, 국제사회에 지원을 요청한 경우 등을 말한다.
2000~2019년 대규모 자연재해에 영향받은 사람은 40억3000만명으로 1980~1999년 32억5000만명보다 7억8000만명(2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사망자는 123만명으로 직전 20년보다 4만명(3.4%) 늘었다.
대규모 자연재해에 따른 경제적 피해액은 2000~2019년 2조9700억달러(약 3406조8870억원)로 1980~1999년 1조6300억달러(약 1869조4470억원)보다 82%(1조3400억달러) 많아졌다.

대륙별로는 아시아가 대규모 자연재해에 가장 시달린 것으로 집계됐다. 2000~2019년 아시아에서 발생한 대규모 자연재해는 3068건이었고 미주대륙(1756건)과 아프리카대륙(1192건)이 뒤를 이었다.
국가별로는 중국(577건), 미국(467건), 인도(321건), 필리핀(304건) 순이었다.
최근 20년 사이 대규모 자연재해가 늘어난 건 홍수 등 '기후와 연관된 재해'가 급증했기 때문이었다. 기후와 연관된 재해는 1980~1999년 3656건에서 2000~2019년 6681건으로 82.7%(3025건) 증가했다.
UNDRR은 보고서에서 "지구기온이 섭씨 3도만 올라도 큰 피해를 주는 자연재해가 훨씬 자주 발생할 것"이라며 "파리협정이 '1.5도 이내 기온 상승'이란 목표 아래 규정한 '향후 10년 내 온실가스 배출량 7.2% 감축'을 달성하지 못하면 지구기온이 3.2도 이상 오를 추세로 긴급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미즈토리 마미 UNDRR 대표와 데바라티 구하사피르 벨기에 루뱅대 교수는 서문에서 "우리의 하나뿐인 고향을 수백만 명의 사람에겐 살 수 없는 지옥으로 우리 스스로 바꾸고 있다는 과학적 증거가 있음에도 인류가 계속해서 '파괴의 씨앗'을 심고 있다는 점이 당혹스럽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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