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등회, 비닐 대신 종이와 대나무로 ‘환생’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연등회가 올해는 더욱 친환경적인 모습으로 시민들을 만난다. 연등 행렬은 오는 5월 16일 오후 7시부터 흥인지문 동대문에서 출발해 종로를 거쳐 조계사까지 이어진다. 연등놀이는 다음날 17일 오후 7시부터 2시간동안 인사동에서 조계사 앞까지 진행될 계획이다.
조계종을 비롯한 주요 종단은 이번 봉축 행사에서 플라스틱이나 비닐 소재의 사용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친환경 연등 보급하고 대량 생산되던 플라스틱 골조 대신 대나무와 전통 한지를 사용한 연등 제작을 장려하고 있다.
또 부처님 오신 날 당일 사찰을 찾는 방문객들에게 제공되는 비빔밥 등 대중 공양에서도 일회용 식기 대신 다회용기를 전면 도입하거나, 개인 수저 지참 캠페인을 벌인다.
사찰 전기는 햇빛으로… ‘RE100’ 실천 박차
불교계는 ‘불교 RE100’을 선언하고, 108개 주요 사찰을 시작으로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조달하겠다는 로드맵을 세웠다. RE100은 'Renewable Energy 100%'의 약자로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2050년까지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자발적인 글로벌 캠페인이다.
이에 전통적인 풍경을 간직한 산사들도 에너지 전환에 앞장서고 있다. 고양 법문사, 세종 영평사, 인제 백담사 등 전국의 주요 사찰들은 건물 옥상이나 주차장 부지에 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해 사찰 운영에 필요한 전력을 스스로 조달하는 ‘에너지 자립 사찰’로 변모 중이다.
문화재 보호 구역이라는 특성상 설치가 까다롭지만, 경관을 해치지 않는 기와형 태양광 패널 등을 도입해 화석 연료 사용을 줄이고 있다. 또 국립공원에 속해 있는 해인사, 통도사, 송광사(삼보사찰)를 비롯해 오대산 월정사, 지리산 화엄사, 설악산 신흥사 등이 산림청과 업무협약을 맺고 사찰이 보유한 방대한 면적의 산림을 ‘탄소 흡수원’으로 체계적으로 관리하며, 산불 예방과 생태계 보전을 통해 블루카본(습지)에 이은 그린카본 확보의 거점으로 거듭나고 있다.
‘사찰 음식’, 탄소 발자국 줄이는 식탁의 혁명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비건’ 열풍과 함께 주목받는 사찰 음식은 기후 위기 대응의 핵심적인 대안으로 꼽힌다.
저탄소 식단으로 육류 소비를 지양하고 제철 식재료와 로컬 푸드를 활용하는 사찰 음식은 조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일반 식단 대비 획기적으로 낮춘다. ‘발우공양’ 정신을 계승한 잔반 없는 식사 문화는 음식물 쓰레기 발생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실천적 환경 운동으로 평가받는다.
“기후 위기 극복, 마음의 탐욕 줄이는 것부터”
조계사 관계자는 “부처님 오신 날의 진정한 의미는 모든 생명을 귀하게 여기는 자비심에 있다”며 “기상 이변으로 생태계가 신음하는 지금, 불교계의 탄소 중립 노력은 종교적 수행을 넘어 지구촌 구성원으로서의 당연한 의무”라고 강조했다. 불교계의 이러한 변화가 우리 사회 전반의 탄소 중립 실천을 이끄는 ‘마중물’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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