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친인척 기업에 4년간 600억 원 이상 부당 대출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24-08-13 15:08:02 댓글 0
손 전 회장 “금융당국 조사 과장돼…대출 지시한 적 없다” 전면 부인
손태승 전 우리금융그룹 회장 친인척이 운영하는 기업에 부당 특혜 대출을 해준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2020년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손 전 회장의 처남댁, 처조카 등 친인척 관련 11개 차주를 대상으로 총 42건, 616억원의 대출이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350억원은 서류 진위 확인 누락, 담보·보증 부적정, 대출 심사 절차 위반, 용도 외 유용 점검 부적정 등 절차를 따르지 않고 이뤄진 대출이며, 269억원에 대해 부실이 발생했거나 연체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우리은행은 차주가 부동산의 실거래가보다 매매가격을 부풀린 허위 매매계약서를 제출했음에도 사실 확인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 영업점은 대출금을 본래 대출 신청 목적과 무관한 용도로 유용한 이력이 있는 법인에 본점의 승인을 받지 않고 전결로 대출했다.

 

우리은행은 “자체 감사를 통해 다수의 대출을 주도한 본부장 관련 임직원 8명을 면직 등 제재처리했다”고 밝혔으나 4년간 이어진 부당 행태에 부실한 내부통제가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손태승 전 회장은 지난 2017년 우리은행장에 취임해 2019년 1월 우리금융지주가 다시 출범하면서 지주 회장과 은행장직을 함께 지냈다. 이어 2020년 3월 지주 회장을 연임, 지난해 3월 임기를 마치고 퇴임했다.

 

손 전 회장은 이번 논란에 대해 “금융당국의 조사 과정에 과장된 부분이 있다”면서 “친인척 관련 대출을 직접 지시한 바가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상태다.

 

금감원은 손 전 회장 친인척 등 부당대출 관련 자료를 정리해 조만간 검찰에 공식 통보할 예정이다.

 

한편,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긴급 임원회의를 통해 “부당한 지시, 잘못된 업무처리 관행, 기회주의적인 일부 직원들의 처신, 여전히 허점이 있는 내부통제시스템 등이 이번 사건 원인”이라며 “이는 전적으로 저를 포함한 경영진의 책임”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임 회장은 “기업문화, 업무처리 관행, 임직원 상·하 관계, 내부통제 체계 등을 되짚어보고 합리적으로 바꾸겠다”며 “환골탈태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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