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을 생각한 소비 가격은 왜 더 비쌀까? 달라질 수 있을까 

안영준 기자 발행일 2025-12-18 19:38:36 댓글 0

[데일리환경=안영준 기자] ‘환경을 오염시켜야지’라고 생각하는 이는 없을 것이다. 누구나 깨끗한, 쾌적한 지구에서 살아가는 게 당연할 것이다. 이에 우리는 환경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사소한 행위를 할 때 작은 죄책감을 느끼거나 환경을 지키는 작은 행동이지만 환경을 지키는 일을 할 때 뿌듯해하곤 한다. 

특히 거창한 일을 하지 않더라도 인터넷 쇼핑, 마트에서 장을 볼 때 ‘친환경’ 마크가 있는 제품을 사용하거나 환경을 생각한 제품을 고르는 것을 통해 환경을 지킬 수 있는 소비를 한다. 하지만 친환경 제품을 고를 때 종종 같은 질문을 떠올린다.

‘왜 환경을 생각한 선택은 항상 더 비쌀까?’ 종이 빨대, 친환경 세제, 재활용 소재 의류까지. 환경 보호를 표방한 제품들은 대체로 일반 제품보다 가격이 높다. 이는 단순한 ‘이미지 프리미엄’ 때문만은 아니다. 친환경 소비가 비싸질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이유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먼저 친환경 제품은 출발선부터 다른 제품들과 다르다. 재활용 원료나 유기농 원재료, 생분해 소재는 일반 원자재보다 확보 과정이 까다롭다. 대량 생산이 가능한 석유 기반 플라스틱과 달리 친환경 소재는 수급이 불안정하고 생산량도 제한적이다. 이로 인해 단가 자체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환경적인 부담을 줄이기 위한 원료는 품질 관리 기준이 더욱 엄격하다. 불순물 제거, 별도의 가공 공정, 인증 기준 충족 등이 추가되면서 생산 비용이 누적될 수 있다.

또한 일반 소비재는 오랜 기간 동안 대량 생산 체계를 만들어왔다. 생산량이 많을수록 단가는 낮아지는 ‘규모의 경제’가 작동하는 것이다. 하지만 친환경 제품 시장은 아직 상대적으로 작다. 생산 규모가 작을수록 단가를 낮추기 어렵고 이는 곧 소비자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뿐만 아니라 ‘친환경’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각종 인증과 검증 절차를 거쳐야 한다. 친환경 마크, 유기농 인증, 탄소 감축 관련 검증 등은 모두 비용과 시간이 소요된다. 이러한 과정은 그린워싱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이지만 결과적으로 제품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

전문가들은 친환경 제품의 가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개인의 윤리적 선택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생산 규모 확대, 기술 발전, 정책적 지원을 통해 친환경 제품의 가격을 낮출 수 있는 구조적인 변화가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환경을 지키는 소비가 더 비싸게 느껴지는 이유는 소비자의 선택 때문이 아니라 아직 친환경이 ‘기본값’이 되지 못한 사회 구조 때문이다. 친환경 소비가 특별한 선택이 아닌 일상이 되기까지 가격의 장벽을 낮추는 과제가 남아 있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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